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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호의 이나불?] 폭언 논란도 아랑곳 않는 MBC '리얼스토리 눈'

※[노진호의 이나불?]은 누군가는 불편해할지 모르는 대중문화 속 논란거리를 생각해보는 기사입니다. 이나불은 ‘이거 나만 불편해?’의 줄임말입니다. 메일, 댓글, 중앙일보 노진호 기자페이지로 의견 주시면 고민하겠습니다. 이 코너는 중앙일보 문화부 페이스북 계정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MBC '리얼스토리 눈' 폭언 영상 캡처본.

MBC '리얼스토리 눈' 폭언 영상 캡처본.

독립제작자(독립PD 및 제작사)들이 지난 19일 공개한 녹취 파일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MBC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을 총괄 담당하는 MBC 본사 담당자 A씨의 발언을 담은 녹취 파일은 듣는 이로 하여금 두 귀를 의심하게 할 수준이었다.
 
녹취 파일에 따르면 A씨는 “네 대가리 나쁘다고 내가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어디 있어”, “네가 값어치를 설명해 이 XX야, 대답 안 할 거면 XXX” 등 폭언과 "그렇게 하면 사정이 되냐? 왜 느낌을 못 살려", "마스터베이션(자위) 너 혼자 해" 등과 같은 노골적인 성희롱 발언까지 했다. 이외에도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폭언은 상습적이었다. 아무리 외주라도, 함께 일하는 이에게 이렇게까지 이야기할 수는 없는 법이다.
 
더 황당한 건 MBC 측의 반응이다. 녹취 파일이 공개된 후 언론개혁시민연대, PD연합회, MBC PD협회 등 관련 단체에서 성명서를 내며 심각성을 토로하는데, 정작 MBC는 평온하다. 3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MBC는 묵묵부답이다. 계속해서 입장을 요구하자 “여러 제작사와 제작진의 의견을 수렴해서 좋은 방향으로 개선을 도모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조치는 검토 및 협의 중이고 조만간 실행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과잉 취재 논란이 일었던 리얼스토리 눈 '송선미 남편 살인사건' 편. [사진 MBC]

과잉 취재 논란이 일었던 리얼스토리 눈 '송선미 남편 살인사건' 편. [사진 MBC]

A씨의 폭언은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 둘도 아닌, 본사 PD들을 포함해 4~5명이 함께 있는 방송 시사(방송본은 미리 보며 점검하는 과정) 장소에서 상습적으로 폭언을 해왔다는 상황 자체가 방송사와 외주사의 불합리한 갑을 관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다.
 
상호 계약 관계에 따라 일을 한다지만, 방송사에 찍히는 순간 좁은 바닥에서 말이 돌아 일이 끊기는 외주 제작사 입장에서는 웬만한 갑질은 참아 넘길 수밖에 없다. 복수의 증언 등을 통해 교차 확인이 되지 않아 기사에 쓰지는 못했지만 더 폭력적인 발언은 물론, 폭언 이외에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갑질까지 있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리얼스토리 눈'에 대체 무슨 일이…
MBC가 ‘리얼스토리 눈’을 폐지하는 수준으로 이번 일을 넘기려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확정된 바가 없다”고 답이 온 걸 보면, 논의 자체는 실제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리얼스토리 눈’이 지금과 같이 개인의 사생활을 담보로 시청률 올리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면, 당연히 폐지가 답이다.
 
하지만 책임자 징계나 공식 사과 없이 프로그램만 없애는 건 진정한 반성이 아니다. 이는 오히려 ‘리얼스토리 눈’을 맡아 제작해왔던 7~8개 제작사의 일감을 없애는 일종의 보복 행위다. 본사 담당자는 또 다른 위치에서 하던 일을 하면 그 뿐이다. 진정으로 잘못을 통감한다면 프로그램 폐지보다는 사과와 책임자 징계, 재발 방지대책이 먼저여야 한다. 공영방송 MBC가 자정능력을 상실하지 않았다는 걸, MBC 스스로 증명해보일 때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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