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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Mr. 밀리터리] 서울 중대 위험 없는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 가능한가

북핵 시계가 빨라지면서 미국의 행보도 급해졌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급기야 지난 19일 유엔총회에서 “미국이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는 폭탄 발언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지난 18일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대북 군사옵션이 존재한다”고 했다. 서울에 피해 없이 북한의 핵·미사일 제거가 가능할까.
  
미국 수뇌부가 이처럼 대북 군사옵션을 내세운 것은 북한의 핵무장이 가까워져서다. 북핵 동결 또는 비핵화에 실패해 북한이 앞으로 몇 달 뒤 핵무장에 들어가면 한국은 북한의 핵인질이 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따라서 한국이 인질로 잡혀 서울 상공이 핵위협에 끝없이 시달릴 것인지, 아니면 일부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제거해야 할지를 조만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닥친다. 북한의 핵탄두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실려 미국을 위협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미국이 한국을 포기하면 북한이 미국을 위협할 일도 없겠지만 미국으로선 그럴 수 없는 입장이다. 결국 북핵은 한국과 미국의 공통된 고민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발언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원론적 얘기” “미국민 보호책” “불가능한 옵션” 등의 평가가 다수다. 이는 한반도에서 국지전이라도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희망적 사고일 뿐이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군사적 해법은 피하라”며 트럼프의 발언을 비판했지만 한반도 안보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서 나온 말일까. 한국의 정부 당국자와 전문가들까지도 북핵 문제를 남의 일처럼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기만 바라는 게 문제다. 하지만 북핵 사태를 외면한다고 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갈 길을 멈출 것 같지도 않다. 결국 북핵은 우리의 운명을 가르는 문제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선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발언이 오히려 일리가 있다. 그는 지난 20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핵 해결을 위해 전 세계의 외교·경제적 압박을 결집해나갈 것”이라면서도 “미국과 동맹국을 보호해야 한다면 압도적인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한국은 좀 더 보수적이고 덜 희망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매티스 장관이 언급한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의 최종 목표는 북한 핵과 미사일 능력의 완전한 제거다. 그러나 제한점은 서울에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설사 미국이 북한에 대해 예방적 선제타격을 하더라도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더 큰 숙제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은 북핵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조치에는 한국군과 주한미군을 배제할 전망이다.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휴전선을 넘으면 정전협정이 깨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중국이 개입할 수 있다. 따라서 1차적으로 미국이 취할 조치는 북한에 대한 해상봉쇄다. 여기까진 한국군의 협조가 가능하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나온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안 2375호에도 처음엔 대북 봉쇄가 포함됐다가 중국의 반대로 막판에 빠졌다. 합동참모본부 고위관계자도 “미국이 대북 군사제재를 하기 전에 취할 조치는 대북 해상봉쇄다”고 말했다.
 
2차적 조치부터는 정전협정을 고려해 한반도 바깥에 있는 미군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 첫번째는 북한이 미사일을 더 이상 발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또 발사하면 미국은 요격하거나 발사 장소를 선제타격할 수도 있다. 그래도 북한이 대화에 나오지 않으면 좀더 본격적인 군사제재 수단으로 비살상무기가 유력하다. 비살상무기는 인명피해 없이 북한의 무기와 통신체계 등 전투력만 무능화시킨다. e-폭탄이라 불리는 고주파탄(HPM탄)이 대표적이다. 2003년 이라크전에서 이미 사용해 큰 전과를 올렸다. 미군 토마호크 미사일이나 전투기 폭탄으로 투하하는 이 폭탄은 1초 이내에 북한군의 전자장치를 파괴한다. 소총이나 박격포 등 기본화기 외 대부분 무기를 고장낸다. 전차나 야포, 방공레이더, 탄도미사일, 통신장비, 전력망 등의 모든 전자부품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 전쟁지도부의 지하벙커까지 침투해 전기를 끊고 통신장비를 파괴한다. 특히 북한군이 지하에 매설한 광섬유 통신망은 HPM탄의 고주파가 흐르는 연결통로가 된다. 결국 김 위원장을 포함한 북한군 수뇌부는 지하벙커에서 옴짝달싹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자기파(EMP)탄과 흑연탄까지 추가하면 북한의 전쟁수행 기반을 대부분 마비시킨다. EMP탄은 전자부품을, 흑연탄은 발전소와 변전시설 등을 망가뜨린다.
 
북한 전쟁지도부가 마비되면 조직적인 군사작전이 어려워진다. 북한군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봉화와 수신호로 명령을 전달하도록 돼 있다. 북한군이 원시적인 명령으로라도 미사일이나 장사정포로 한국이나 해외 미군을 공격할 땐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때부터 미국은 진짜 무력을 사용할 전망이다. 먼저 수백 발의 토마호크 등 장거리 정밀유도무기로 북한의 미사일 기지·공장과 핵시설, 대공미사일 기지를 파괴할 공산이 크다. 이를 위해 토마호크를 154발씩 실은 핵추진 잠수함과 항모타격단이 동원된다. 항모타격단에 소속된 이지스함에도 40∼50발의 토마호크가 장착돼 있다. 2003년 이라크전 때도 미국은 개전 첫날 400발의 토마호크를 발사했다. 미국은 최대 1000발까지도 쏠 수 있다. 미국은 이어서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스텔스 전투기 F-35A와 B 등으로 도망가는 북한의 미사일 이동발사대를 현장에서 타격하게 된다.
 
문제는 이럴 경우 서울이 북한 장사정포의 포탄을 완전히 피할 도리는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과거 영변 폭격론이 나왔던 1994년보다 우리 군의 대응력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다. 94년 당시엔 북한 장사정포를 제거할 수단이 없었다. 수도권 북방의 북한 장사정포 300여 문이 불을 뿜으면 속수무책이었다.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우선 한·미 연합군이 북한의 장사정포를 2∼3일 이내에 대부분 제압할 수 있다. 북한이 수도권에 장사정포를 쏘면 한·미군은 자위권적 차원에서 북한 장사정포의 갱도 입구를 신속하게 파괴한다. 갱도에는 장사정포의 포탄이 보관돼 있다. 따라서 갱도 입구가 파괴되면 장사정포에 장전할 포탄이 없어진다. 군사 작전·정보 전문가들은 유사시 북한 장사정포가 수도권으로 쏠 수 있는 포탄을 최대 3000∼5000발 정도로 보고 있다. 북한이 쏘는 포탄이 적은 양은 아니지만 서울의 건물 일부에만 파손을 입힐 수 있다. 수도권 주민들은 신속하게 대피하면 인명피해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엔 지하철과 지하주차장, 콘크리트 건물 뒤 등 대피할 장소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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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은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