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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유통업 옥죄는 규제, 다 망하자는 건가

최현주 산업부 기자

최현주 산업부 기자

정부는 2012년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명분을 앞세워 ‘한 달 일요일 두 번 휴무’로 요약되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도입했다. 일요일에 반찬거리를 사려는 소비자가 문 닫은 대형마트 대신 전통시장으로 향할 것이라는 가정이 이 규제의 전제다. 5년이 지난 현재 기대했던 ‘낙수효과’는 없다는 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대형마트가 영업하건 문을 닫건 인근 전통시장 매출엔 변동이 없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대형마트 규제 이후에도 전통시장당 하루 평균 매출은 100만원도 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정부와 정치권은 의무휴업 규제를 복합쇼핑몰 등 대형점포로 확대 적용하려고 한다.
 
사실 골목상권을 죽이는 원흉으로 꼽히는 대형 유통업체도 요즘 죽을 맛이다. 쇼핑 트렌드가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오프라인(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기업형 수퍼) 유통업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온라인은 13.6% 성장했다. 현재 유통업계 전체 매출 비중의 35%가 온라인이다. 5년 전만 해도 유통 관련 통계에도 잡히지 않았던 온라인몰은 위협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 최대 완구 전문점 토이저러스는 지난 18일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디지털 대응에 늦었고 아마존에 밀려서다. 국내 대형마트·백화점 같은 전통적인 유통업체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시들어 가는 골목상권을 살려야 한다. 다만 그 전제가 ‘누구 탓’이라서는 안 된다. ‘왜 사람들이 전통시장에 가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해야 한다. 대형점포를 규제하면 골목상권이 살아날 것이라는 ‘풍선효과’에 기댈 것이 아니다. 1974년 유통규제책을 내놨던 일본은 90년대 장기 불황 여파로 대형 유통업체 매출이 줄자 관련 규제를 없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운 한국은 어떤가. 정부는 현재 대형점포의 의무휴업뿐 아니라 면세점 영업시간 규제, 대형점포 출점 제한 같은 규제책을 잔뜩 준비하고 있다.
 
내수 부진에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보복 조치로 잔뜩 움츠러든 유통업체에 대한 특별한 배려는 아니더라도 소비절벽이나 소비자 불편에 대한 우려는 해야 하지 않을까.
 
골목상권 살릴 방법을 찾자. 전통시장 온라인몰 운영을 지원하거나 주차공간을 마련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명분만 앞세운 규제가 아니라 말이다.
 
최현주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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