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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국은 시점 아닌 과정 … 소모적 논쟁 접고 미래로 나가자

10위권의 경제 강국 대한민국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성공의 근현대사를 써왔다. 임시정부·광복·한국전쟁·근대화·산업화·민주화 과정에는 우리 민족의 아픔과 저력·기상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그런데 보수·진보 정권에 따라 한국사마저 진영 논쟁에 휘말리면서 서둘러 전진해야 할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한민국 건국 시점을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 4월로 보느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으로 보느냐가 논란의 핵심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8·15 경축사에서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다. 내년 8·15는 정부 수립 70년”이라고 규정했다. 나라를 세운 건 1919년이고, 정부를 세운 건 1948년이라는 뜻이다.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이 주창한 1948년 건국론을 뒤집었다. 하지만 어느 쪽도 온전한 주장이기 어렵다고 본다. 1948년 건국은 임정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고, 1919년 건국은 임정 자체를 건국으로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있다.
 
중앙일보가 창간 52주년을 맞아 건국절 논란의 뿌리를 찾아보니 새로운 사실이 확인됐다. 보수·진보가 다 우러르는 이승만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나 김구 임시정부 주석도 건국 시점을 특정해 고집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세계적 추세와도 부합한다. 주요 선진국인 영국·독일·프랑스·일본도 건국절이 없었다. 특정 시점을 한정하면 유구한 역사의 계속성·통합성·연면성(連綿性)에 대한 자기부정의 모순에 갇힌다는 인식에서다.
 
우리는 특정 시점을 건국절로 못 박으려는 시도를 중단할 것을 제안한다.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과 1919년·1948년을 모두 소중한 건국 과정으로 보고 재조명하자는 것이다. 건국 논란은 학계에 맡기고 정치는 이를 둘러싼 편향된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소모적 논쟁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숭고한 건국 이념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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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은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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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