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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인사 부메랑 주의보

양영유 논설위원

양영유 논설위원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은 1770년 4월 엔데버호를 타고 호주 해안에 도착했다. 화들짝 놀란 원주민들은 활등처럼 굽은 나무 막대기를 던지며 응수했다. 쿡을 맞히지 못한 막대기는 원을 그리며 다시 원주민 쪽으로 휙 날아갔다. ‘부메랑(boomerang)’이었다. 호주 원주민의 사냥도구였던 부메랑은 목표물을 맞히지 못하면 다시 던진 사람 쪽으로 돌아오는 특징이 있다. 그런 특징을 빗대 어떤 정책이나 행동을 했다가 외려 화(禍)를 부르는 걸 부메랑이라고 부르게 됐다.
 
제 발등을 찍는 부메랑은 도처에서 싹을 틔운다. 특히 새 정부가 리더십과 국정 능력, 인사에서 신뢰를 잃으면 ‘국민 불신’의 부메랑을 맞기 십상이다. 혜성같이 등장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만 봐도 그렇다. 취임 4개월 만에 권위적 국정 운영과 인사 실패로 지지도가 30%대로 반 토막 났다. 아랑곳하지 않고 노동 개혁을 밀어붙이지만, 힘이 달린다.
 
문재인 대통령도 안보·노동·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부메랑 조짐이 보인다. 그중 코드·보은 인사가 ‘참 나쁜’ 부메랑이 됐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김이수 헌법재판소장·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 ‘7명’이 청와대 발등을 찍었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 길도 험난하다. ‘살충제 계란’과 ‘생리대’ 파동으로 실력이 거덜 난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비뚤어진 성(性) 의식으로 난타당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도 언제 화가 될지 모른다. 도대체 무슨 빚을 졌기에 그리 감쌀까. 그런 사이 문 대통령 지지율은 3주 연속 떨어져 처음으로 60%대(69%)를 기록했다(한국갤럽 조사).
 
지금부터가 더 문제다. 국가 살림의 동맥인 공공기관 332곳의 인사 파열음이 들려서다. 기관장을 포함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자리는 2000명이 넘는다. 문 캠프 주변의 폴리페서만 1000명인데 자칭 ‘공신’을 자처하는 정치꾼이 부지기수다. “청와대 전화를 기다리는 사람이 대전까지 줄 섰다”는 말이 우스개가 아닌 듯하다. ‘빚잔치’ ‘낙하산’ 논공행상은 공공기관을 병들게 하는 악성 부메랑이 된다. 역대 정권이 충분히 보여줬다. 문재인 정부는 그나마 다행이다. 7명이 레드 시그널을 보여줬으니. 그걸 교훈 삼아 더 나쁜 부메랑은 막아야 한다. 그게 적폐 청산 아닐까.
 
양영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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