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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소통 부족 인정하며 김명수 인준 요청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다섯 번째 통화를 했다. “양국 정상은 북한 정권이 도발할수록 더욱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가하기로 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사진 청와대=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다섯 번째 통화를 했다. “양국 정상은 북한 정권이 도발할수록 더욱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가하기로 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사진 청와대=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그동안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했지만 부족했던 것 같아 발걸음이 더 무겁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대독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조속한 인준을 촉구하는 입장문에서 “인준 권한을 가진 국회가 사정을 두루 살펴 사법수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김 후보자의 인준을 요청한 지 이틀 만에 대통령이 직접 나선 셈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지난 넉 달여 동안 7명의 차관급 이상 고위직이 낙마했지만 인준 관련 직접 메시지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자신의 소통 부족에 대해 스스로 인정한 것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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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국내 현안 중 사법부 공백을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유엔총회를 위한 순방 일정이 잡혀 있는 22일까지 별도 메시지를 전할 시간이 없는 만큼 국회에 마지막으로 최대한의 예우를 갖춰 호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소통 부족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청와대 일부에선 김 후보자까지 낙마할 경우 주요 입법 과제를 포기하는 상황을 감수하고서라도 ‘대(對)야’ 공세로 기조를 전환하자는 의견까지 제시되고 있지만 이런 상황만은 피해야 한다는 강한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 대승적 협조를 요청하며 ‘삼권분립’이라는 헌법시스템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법부 새 수장 선임은 각 정당 간의 이해관계로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민주주의의 요체인 ‘입법·사법·행정’ 삼권분립 관점에서 봐 달라”고 당부했다. 또 “현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가 24일 끝난다. 그 전에 대법원장 선임 절차가 끝나지 않으면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사법부 수장에 대해서는 그냥 (행정부를 구성하는) 장관 한 사람의 관점이 아니라 사법부를 대표하는 인사에 대한 (입법부의) 존중이 필요하다는 간곡한 요청”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우려한 ‘초유의 사태’를 막기 위해선 여러 과정을 넘어야 한다. 국회는 지난 12~13일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쳤지만 이날까지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보고서가 채택돼도 다음 본회의가 28일로 잡혀 있는 만큼 24일 이전 표결을 하려면 별도의 ‘원포인트 본회의’를 잡아야 한다.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부결됐던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란 보장도 없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선 지연을 두고 ‘각 정당의 이해관계’라는 표현을 쓰거나 “인준 절차에 예우와 품위가 지켜지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도 했다. 200자 원고지 3장 분량(633자)의 입장문에서 세 차례에 걸쳐 “발걸음이 무겁다”고 했다. 그 배경으로는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을 비롯해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 문제”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 부족” 등을 들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의 말에는 사법부 공백 사태에 대해 국회도 책임이 있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며 “청와대가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국회의 뜻을 존중해 사퇴를 수용하고 대통령이 자신의 과오까지 인정했는데도 입법부가 삼권분립까지 무시할 경우 여론이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인준을 요청하면서 대화를 내세운 것은 ‘협치에 최선을 다한다’는 명분을 강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유엔총회를 마치고 돌아오면 각 당 대표를 모시겠다. 국가안보와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하고 협력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방미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성과 설명을 위해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수해지 방문’을 이유로 불참해 4당 대표 회동으로 축소됐다. 지난 5일 ‘여·야·정 국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을 때도 한국당은 “안보와 정국 난맥의 책임을 야당에 전가하려는 정략적 의도”라며 참여 거부 의사를 밝혔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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