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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지진 대응 노하우 공유할 것

유병하(57·사진)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지난해 9월 12일 일어난 규모 5.8 지진을 온몸으로 느꼈다. 유 관장은 당시를 떠올리며 “모골이 송연했다”고 말했다. 끔찍스러워서 소름이 끼쳤다는 거다. 박물관엔 작은 진동에도 쓰러지기 쉬운 전시물들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경주박물관은 15점의 국보, 38점의 보물을 비롯해 21만7170점의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국보급 문화재는 경주 금관총에서 발견된 금관(국보 제87호), 경주 천마총에서 출토된 금제 관모(국보 제189호), 가야시대 기마인물형토기(국보 제91호) 등이 있다.
 
경주 지진 1년을 맞아 지난 14일 유 관장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만났다.
 
지진이 닥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경주 지진이 일어나기 두 달여 전인 7월 5일 울산 앞바다에서 규모 5.0 지진이 먼저 일어났었다. 당시 특별전을 준비하다가 지진을 느꼈다. 그 직후 전 직원을 비상소집하고 전시실·수장고를 점검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을지연습 기간에는 박물관에 지진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훈련했다. 덕분에 지진에도 피해가 거의 없었다.”
 
경주 지진이 발생하기 전 어느 정도 대비가 돼 있었던 건가.
“울산 지진을 겪고 지진 발생이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물을 빨리 수장고에 넣는 방안, 박물관 인근에 있는 덕동댐이 무너져 범람했을 때의 대처 방안 등을 논의했다. 500여 점의 전시품을 낚싯줄로 고정하기도 했다.”
 
9·12 지진 후 어떤 조치들을 했나.
“전시품 7000여 점에 대한 추가 고정 작업을 했다. 시설 전반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했다. 성덕대왕신종(국보 제29호) 종각에 대한 내진 보강공사도 했다. 모든 유리창에 안전필름을 붙이고 진동을 흡수하는 면진 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설치했다. 국내 박물관 중 처음으로 지진계측기를 자체 도입했다.”
 
직원들이 지진대응 차원서 해외 박물관을 돌아봤다는데.
“일본에선 교토국립박물관·나라박물관·큐슈국립박물관, 미국에선 로스앤젤레스(LA)게티뮤지엄을 비롯한 캘리포니아 지역 박물관들을 찾았다. 일본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나라답게 세세한 부분까지 준비를 잘한 모습이었다. 미국은 재난 대응 매뉴얼이 잘 갖춰져 있었다.”
 
국내 박물관의 지진 대응 수준을 평가하자면.
“지진 대비에 대한 관심 자체가 부족하다. 지진이 현실로 다가왔지만 다른 박물관에선 이에 대한 대비가 거의 돼 있지 않다. 문화재 보호, 방문객 안전 등 박물관 자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난 1년간 쌓은 지진 대응 노하우를 다른 지역의 박물관과 공유할 계획이다. 대구·경북 지역 박물관 40여 곳을 초청해 지진 워크숍도 진행했다. 앞으로도 박물관 지진 대응의 ‘전도사’가 될 작정이다. 지진 대응에 대한 컨설팅은 물론 필요하다면 면진장치를 지원할 수도 있다.”
 
경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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