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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턴 농협금융 질주 … 순익 급증, 연간 목표 벌써 초과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14일 서울 중구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14일 서울 중구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올해 들어 지금까지 순이익 6900억원을 기록했어요. 연간 목표치 6500억원을 이미 달성했습니다.”
 
14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금융 본사에서 만난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실적 질문이 나오자 미소를 지었다. 상반기 적자(2013억원)를 기록했던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로 농협은행이 휘청거리던 지난해 5월 김 회장이 과거에 쌓인 부실을 한 번에 털어내는 ‘빅 배스(big bath)’ 카드를 꺼내 들었을 때만 해도 시장에선 반신반의했다. 과연 농협금융이 농협중앙회를 설득해서 빅 배스를 할 수 있겠느냐는 것과 함께 이렇게 부실을 털어내더라도 되살아날 수 있느냐는 비관론이 팽배했다.
 
하지만 지난해 거액의 충당금(1조6151억원)을 쌓으며 농협금융은 부실을 털어냈다. 동시에 하반기 비상경영체제 가동으로 지난해 연말엔 3210억원 흑자도 냈다.
 
“한때 직원들이 ‘은행 망하겠다’며 걱정했는데 지난해 경험으로 ‘하니까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지난 4월 김 회장은 2년 임기를 마치고 연임에 성공했다. 2012년 농협금융지주 출범 이후 첫 연임 회장이다. 1기엔 리스크관리 체계 등 기반을 갖추는 데 주력했다면 2기엔 수익창출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이제 시스템은 완비했고 이제는 리스크가 없으니 강하게, 대대적으로 영업하라고 계열사에 주문했다”고 말했다.
 
그중 성장 가능성을 크게 보는 분야가 카드사업이다. NH농협카드 체크카드 고객은 2000만 명으로 체크카드 사업자 중 최대다. 김 회장은 2030 체크카드 고객을 잡기 위해 서비스를 늘리고 카드론도 확대토록 지시했다. 카드 광고모델도 젊은 층을 공략해 배우 유승호로 바꿨다.
 
NH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한 기업투자금융(CIB) 역시 그가 꼽은 미래 먹거리다. NH투자증권의 IB 역량과 범농협(상호금융 포함)이 보유한 약 200조원의 운용자산이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어서다.
 
“한국의 맥쿼리, 골드만삭스가 될만한 곳은 농협금융밖에 없습니다. 투자은행(IB)는 네트워크와 인력, 자금이 필요한데 우리는 모두 갖췄습니다.”
 
지역 농·축협을 통해 저축성보험을 파는데 집중했던 농협생명·손해보험은 수익성이 좋은 보장성 보험 판매 강화로 전략을 바꿨다. 이를 위해 보험설계사와 독립법인대리점(GA)으로 채널을 확대키로 했다.
 
농협캐피탈은 우선 캡티브(계열사 간 내부 거래) 시장부터 확보키로 했다. 김 회장은 “알아보니 그동안 계열사 차량의 자동차금융을 현대캐피탈에서 이용했더라”며 “계열사 내부 시장을 100%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농협금융은 은행과 비은행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대 4이다. 김 회장이 “비은행 쪽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말하는 이유도 이러한 포트폴리오에 기반해서다. 그렇다고 수익 창출에서 은행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그가 생각하는 은행의 앞으로의 먹거리는 대기업 영업이다.
 
“농협은행이 가계·중소기업 대출은 잘하는데 대기업 대출은 손실이 나서 그동안 취급을 하지 않았어요. 최근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과 함께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농협도 잘 할 수 있다’면서 영업을 하러 다니지요.”
 
김 회장은 농협금융의 사회적 역할도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100% 국내 자본인 농협금융이야 말로 현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포용적 금융에 부합한다는 주장이다. 김 회장은 “지방대·지방특성화고 졸업자 등 유능한 지역 인재를 채용하고, 해남 땅끝마을과 울릉도에도 국내 유일의 은행 점포를 운영 중”이라고 강조했다. ‘6년 연속 은행권 사회공헌 금액 1위’ 타이틀도 자랑거리다.
 
김 회장은 재무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금융감독 업무와 민간 금융회사 경영 양쪽을 모두 경험했다. 그만큼 금융감독 정책 방향에 대해 할 말이 많다. 그는 “한국 금융은 감독규정과 그 밑에 각종 ‘권고’라는 이름의 규제가 너무 많다”며 “저축은행·캐피탈의 가계대출 증가율까지 금융감독 당국이 권고하는 건 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큰 틀에서 법과 시행령으로 규칙을 세워주고, 이를 지키지 않은 금융회사는 강하게 처벌하는 규제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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