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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엄마는 왜 강아지를 못 키우게 해요?”…동물매개교육 현장 가보니

지난 15일 울산 도산초등학교에서 동물매개교육을 하는 모습. 학생들이 유기견 관련 동영상을 보고 있다. 최은경 기자

지난 15일 울산 도산초등학교에서 동물매개교육을 하는 모습. 학생들이 유기견 관련 동영상을 보고 있다. 최은경 기자

“애완동물과 반려동물 중 무엇이 맞는 말일까요?”
성소영(29) 동물매개치료사(꿈빛소금·울산학성동물매개치료센터장)가 질문하자 학생들이 웅성거렸다.
성 센터장이 “정답은 반려동물이야. ‘애완’은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장난감 같은 존재를 뜻하지만 ‘반려’는 나와 함께 이 세상을 더불어 살아가는 가족·친구 같은 존재를 말해"라고 설명했다. 그제서야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꽃님이’의 등장. 학생들이 강아지가 놀랄까 봐 소리를 지르거나 함부로 만지지 않고 조용히 눈만 맞추고 있다. 최은경 기자

‘꽃님이’의 등장. 학생들이 강아지가 놀랄까 봐 소리를 지르거나 함부로 만지지 않고 조용히 눈만 맞추고 있다. 최은경 기자

지난 15일 오전 10시 40분 울산 남구 야음동 도산초등학교 3학년 3반에서 이뤄진 동물매개교육 수업 현장 모습이다. 이날 수업의 주제는 ‘유기동물에 대해 알고 책임의식을 배우자’였다.
성 센터장이 유기동물의 현실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틀었다. 교실은 금세 조용해졌다. 학생들은 강아지가 버려지거나 로드킬(동물이 도로에서 죽는 일) 당하는 장면에서 “가여워”, “아아…” 라며 안타까워했다.
영상이 끝나자 “다친 애들을 버리면 죄 아니에요?”, “유기동물을 입양하려면 돈 들어요?”, “왜 엄마는 강아지를 못 키우게 해요?” 같은 질문이 쏟아졌다. 
두 귀가 없는 유기견 ‘꽃님이’에게 편지를 쓰는 학생들. 최은경 기자

두 귀가 없는 유기견 ‘꽃님이’에게 편지를 쓰는 학생들. 최은경 기자

성 센터장이 “강아지 키우고 싶은 사람 손 들어보라”고 하자 대부분의 학생이 손을 들었다. “여러분이 학교·학원에 가면 정작 강아지와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요. 그럼 강아지가 행복할까요? 행복하지 않은 강아지와 함께 하는 여러분은 행복할까”라고 물었다. 순간 교실이 또 한 번 조용해졌다. 
이날 학생들은 강아지가 아무리 귀여워도 직접 키우려면 책임감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배웠다.

 
수업은 두 귀가 없는 유기견 ‘꽃님이’에게 엽서를 쓰는 순서로 이어졌다. 학생들은 성 센터장이 이동용 개집을 가져오자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강아지가 나타나길 기다렸다. 꽃님이가 조심스레 책상에 발을 디디자 학생들은 기쁨을 속으로 삼키고 조용히 강아지와 눈을 맞췄다. 지난주 수업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함부로 만지면 강아지가 놀란다는 사실을 배웠기 때문이다.
박진원(9)양이‘꽃님이’에게“힘내라”며 편지를 읽어주고 있다.최은경 기자

박진원(9)양이‘꽃님이’에게“힘내라”며 편지를 읽어주고 있다.최은경 기자

꽃님이와 말은 안 통하지만 감정을 나눌 수 있다는 말에 학생들은 열심히 편지를 썼다. 발표할 사람을 묻자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그러자 성 센터장이 “선생님이 아닌 꽃님이에게만 들려주는 얘기라고 생각하라”고 주문하자 대여섯 명이 손을 번쩍 들었다. 
박진원(9)양은 꽃님이를 쓰다듬으며 “네가 올 때마다 우린 웃고 있을게. 너에게 힘을 주고 싶어. 다시 버려지는 일은 없을거야”라고 직접 쓴 편지를 읽었다. 박양은 수업이 끝난 뒤 “상처 받은 강아지를 위로하면서 친구들에게도 나쁜 말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3학년 2반에서는 포메라니안‘하니’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들어보는 수업을 하고 있다. ‘두근두근’ 하며 하니가 나오길 기다리는 학생들. 최은경 기자

3학년 2반에서는 포메라니안‘하니’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들어보는 수업을 하고 있다. ‘두근두근’ 하며 하니가 나오길 기다리는 학생들. 최은경 기자

도산초교는 창의적 체험활동, 인성교육의 하나로 지난 6월부터 3·4학년생에게 매주 1회씩 한 달 동안 동물매개교육을 하고 있다. 동물매개치료 사단법인 꿈빛소금이 재능기부로 수업을 담당한다.  
앞선 9시 50분에 시작한 1교시에 이 학교 3학년 2반에서 강아지 심장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수업이 있었다. 강아지도 감정이 있는 생물이라는 사실을 배우는 동물매개교육 차원이었다.
손보경(48) 동물매개치료사는 학생들에게 11개월 된 포메라니안 ‘하니’를 소개하며 인간과 동물의 심장 박동 수에 대해 설명했다. 학생들은 치료사의 지도에 따라 두 명씩 짝을 지어 청진기로 직접 하니의 심장 소리를 들어봤다. 매번 '20초에 36회'로 심장 박동 수가 일정하게 나오자 학생들은 “놀랍다”며 탄성을 질렀다. 김성준(9)군은 “사람과 강아지의 심장 박동 수와 소리가 달라 신기했고 강아지를 키우게 되면 버리지 않고 오랫동안 함께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3학년 2반 김성준·변재승군과 김채연·서다은양(이하 9세)이 직접 ‘하니’의 심장 박동 수를 재 보고 있다. 최은경 기자

3학년 2반 김성준·변재승군과 김채연·서다은양(이하 9세)이 직접 ‘하니’의 심장 박동 수를 재 보고 있다. 최은경 기자

“강아지나 고양이·병아리 같은 동물은 인형이 아니라 심장이 뛰는 생물이에요. 돌을 던지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죽게 돼요. 나보다 약한 동물을 소중히 대하고 그 마음으로 친구·가족도 사랑합시다.” 
손 치료사의 말이 끝나자 학생들이 “네~” 하고 우렁차게 화답했다.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자 한 명 한 명 하니와 작별 인사를 했지만 아쉬움 때문인지 우르르 달려나가 복도 끝까지 하니를 배웅했다.
수업이 끝나고 한 명 한 명 모두 ‘하니’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최은경 기자

수업이 끝나고 한 명 한 명 모두 ‘하니’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최은경 기자

성 센터장은 “수업에 데려오는 강아지들은 모두 사연이 있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강아지 생김새만 보고 귀엽다, 징그럽다, 불쌍하다 등의 감정을 얘기하다 강아지가 겪은 상처를 알게 되면 아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매개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동물과 교감하며 생명의 소중함과 책임의식을 배운다. 이런 활동으로 표현력과 자존감을 높일 수 있어 올바른 인성 형성에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동물매개교육은 학교폭력 가해 학생이나 피해 학생, 장애 학생, 저소득층 학생 등을 위한 특수 교육에도 활용된다. 
성 센터장은 “학교 폭력 가해 학생이 교육을 받은 뒤 버려진 길고양이를 데려 온 적 있다. 가해 학생은 나보다 약한 사람을 대하는 법을, 피해 학생과 저소득층 학생은 자존감 높이는 법을, 장애 학생은 자신을 표현하는 법 등을 배운다”고 설명했다.
 
도산초교 3학년 2반 담임 김화덕(42) 교사는 “아이들이 동물매개교육을 받고 나서 정서가 안정되고 이해심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전영록(52) 교장은 “요즘 학생들이 교감 능력이 떨어지는데 강아지에게는 무한한 애정을 준다. 친구를 괴롭히는 학생도 동물매개교육 수업 때는 강아지를 한 번이라도 더 안아보려고 수업 태도를 바르게 해 전체 수업 분위기까지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이번 4주 간의 수업이 끝나면 학생·학부모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동물 관련 단체와 협약해 외부인사 초청 강연, 봉사활동 등으로 동물 관련 교육을 계속할 방침이다.
이날 수업의 주인공 시추 ‘꽃님이’. 두 귀가 없는 상태로 버려져 현재는 사단법인 꿈빛소금에서 지내고 있다. 아이들을 만나면서 사람에 대한 경계가 줄어들고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고 있다고 한다. 최은경 기자

이날 수업의 주인공 시추 ‘꽃님이’. 두 귀가 없는 상태로 버려져 현재는 사단법인 꿈빛소금에서 지내고 있다. 아이들을 만나면서 사람에 대한 경계가 줄어들고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고 있다고 한다. 최은경 기자

2015년부터 동물매개교육을 진행해온 울산 월봉초교(남구 신정동) 역시 “1·2학년 때부터 생명의 소중함을 배워 고학년이 됐을 때 학교 폭력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재 울산에서 6개 초등학교가 동물매개교육을 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1~2년 전부터 인성교육을 강조하면서 민간업체와 동물매개교육을 하는 학교가 있다. 올해 교육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 효과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정에서 ‘동물 교육’한다면 이렇게
-동물 키우기 전에 누가 원해서인지 분명히 할 것
-목욕시키기, 배변치우기 등 역할 분담은 확실하게
-동물을 장난감이 아닌 가족으로 대해야
-사나운 개를 만나면 움직이지 말고 기다릴 것
-버려진 동물을 발견하면 어른이나 경찰서에 알려야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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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