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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사망 78%가 노인…노인 결핵 검진 강화한다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무료결핵검진을 받기 위해 줄 서 있는 쪽방촌 노인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2018~2022년 결핵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노인·외국인 등 취약계층의 결핵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무료결핵검진을 받기 위해 줄 서 있는 쪽방촌 노인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2018~2022년 결핵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노인·외국인 등 취약계층의 결핵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 해에 결핵으로 숨지는 환자의 78%가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자신이 결핵에 걸린 줄도 모르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며 사망에 이른다. 이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내년부터 요양시설 입소자의 결핵 검진을 의무화하고 이동 검진을 하는 등 노인 결핵 관리를 강화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런 내용은 2018~2022년 추진하는 ‘제2기 결핵 관리 종합계획안’에 담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체 결핵 환자의 40%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국내 결핵 환자 수는 2011년 5만491명에서 꾸준히 감소해 2016년 4만명 선 아래(3만9245명)로 내려갔다. 하지만 노인 계층의 취약도는 높아졌다. 결핵 사망자 중 노인 비율은 2001년 58%(3218명 중 1865명)에서 2015년 78%(2209명 중 1736명)로 높아졌다. 
 
이는 인구 노령화에 따라 노인 수가 늘어났기 때문만은 아니다. 2013~2017년 시행된 1기 결핵 관리 종합계획에선 노인 결핵 관리를 위한 맞춤형 정책이나 예산이 전무했다. 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 등 노인 결핵 관리 시스템이 부족했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자성이다. 노인 환자의 90.9%가 치료를 받으려고 병원에 와서야 비로소 결핵 발병 사실을 알았다. 건강검진에서 조기에 발견한 비율은 4.4%에 그쳤다. 병원을 찾을 정도로 아프기 전까지는 결핵이 있어도 모르고 산다는 얘기다.
 
조경숙 복지부 에이즈·결핵 관리과장은 “한국전쟁 당시 피난 생활을 겪은 노인 세대는 70~80%가 잠복 결핵 환자라고 봐야한다”며 노인 결핵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중장년기를 무사히 보낸 노인들이 초고령층에 들어서 결핵을 앓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10년 사이 전 연령대에서 결핵 발생 신고가 줄었지만 80세 이상 초고령층에선 증가했다. 결핵 발병을 처음 알게 환자가 80대에선 2005년 인구 10만명 당 283명이었는데 지난해엔 330명으로 늘었다.
 
정부는 65세 이상 노인이 결핵검진을 받는 비율을 2022년까지 70%로 높일 계획이다. 독거노인과 복지관·경로당을 대상으로 결핵 검진을 홍보하고, 강원·경북·전남 등 노인 폐결핵 신환자 발생률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결핵 검진 시범사업을 확대한다. 거동이 어려운 요양시설 입소자를 위한 이동검진과 신규 입소자의 결핵 검진 의무화도 추진한다.
 
복지부는 “모든 검진을 무료로 제공하기 위해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2기 계획안에 따르면 2018년 한 해에만 6억2100만원의 예산이 잡혀있다. 이는 12월에 국회를 통과해야 확정된다.
 
조경숙 과장은 “1기 계획은 환자 관리와 치료 중심이었지만 2기는 취약대상 관리 등 조기 발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핵 취약대상은 노인, 외국인 근로자, 노숙인 등이다. 치료가 어려운 다제내성결핵(결핵 주요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결핵) 환자 지원도 확대한다.
 
정부는 18일 오후 서울 연세재단 세브란스 빌딩에서 공청회를 열고 결핵 관리 종합계획에 대한 의견을 모은다. 공청회에는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 각계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해 결핵 퇴치 전략을 다각적으로 고민할 예정이다. 
2015년 OECD 국가 결핵 지표. (단위: 10만 명당) [자료=WHO]

2015년 OECD 국가 결핵 지표. (단위: 10만 명당) [자료=WHO]

제2기 계획의 목표는 2022년까지 결핵 발생률을 10만명당 40명(2015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2015년 기준 국내 결핵 발생률은 10만명당 80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1.4명과 차이가 크다.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은 한국이 OECD 회원국 중 제일 높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올해 말까지 정부 내 협의 등을 거쳐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 짓고 ‘결핵 후진국’ 오명을 벗기 위해 국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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