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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7년 1919년 1948년 모두 건국 과정이다

진영에 갇힌 건국 논쟁 ③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건국 60주년 기념사업,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교과서 추진은 학계의 건국 논쟁을 정치의 영역을 끌고 온 사례다. 교과서도 여기에 맞춰 다시 쓰여졌다. 이 같은 건국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2019년은 건국 100주년”이라고 말하면서 역사학계는 벌써부터 움직이고 있다.
 
진보 성향의 역사학계 30개 단체와 함께 국정교과서 반대운동을 벌여온 한상권(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대표)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는 지난 8일 공청회에서 지난 4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과 맺은 정책협약서를 제시했다. 여기엔 ‘2017년에는 논란이 많은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은 물론이고 검정 절차까지 개정한 뒤 좋은 검정교과서를 개발해 교육현장에 보급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한 교수는 “교육부가 적폐의 주범이며 우리가 새로 위원회를 구성해 학회 중심으로 역사교육과정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개정교육과정과 집필기준이 내년 초 마련되고 여기에 맞춰 새로운 역사교과서가 쓰여져 2020년 중·고교에 보급된다. 이날 공청회에선 이명박 정부 당시 좌편향 논란을 빚어 교육부의 교과서 수정 명령을 받은 금성출판사 교과서 집필자도 나와 역사교육과정 개정 방향을 발표했다. 이 교과서는 6·25전쟁의 발발 책임 등을 놓고 부적절한 사료를 제시했다는 이유로 2013년 교육부의 수정 명령을 받았으며 2015년 대법원은 이 명령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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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학계와 정치권에서 불거진 건국 논쟁이 교과서를 개정하는 과정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벌어지면서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건국을 특정 시점으로 못 박기보단 1897년 대한제국 선포와 1919년 임시정부 수립, 48년 정부수립 등으로 이어진 과정으로 이해해야 하며 잃어버린 근대사의 복원이 먼저라는 것이다. 박명림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가 건설, 국가 형성은 여러 단계가 있다”며 “어느 한 날을 기점으로 해서 어느 정치세력에 유리하다고 그날을 건국일로 삼아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모든 건국 세력, 독립운동 세력이 대한민국 건국에 참여했다는 포용적이면서 통합적인 관점으로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진영 경희대(정치외교학) 부총장도 “건국 논쟁은 헤게모니(주도권)를 쥐려는 정치 전략”이라고 규정했다.
 
신용하 서울대 역사학과 명예교수는 “어떤 역사적 성취도 한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어느 한 시점을 잡아 논쟁하는 건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건국이 하나의 시점이 아닌 과정이라고 (대립하는) 양측이 합의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더 이상 논쟁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특별취재팀=강홍준·고정애·문병주·윤석만·안효성·최규진 기자 kang.h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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