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직격 인터뷰] “북핵에 맞서려면 한미연합사령부를 서울에 남겨야”

최고의 군사전략통 김희상 전 국방보좌관
지난 13일 김희상 전 국방보좌관을 만났다. [임현동 기자]

지난 13일 김희상 전 국방보좌관을 만났다. [임현동 기자]

북한의 임박한 핵무장으로 인한 안보위기 상황에서 김희상 전 국방보좌관(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을 만났다. 보수·진보 정권에서 두루 최고의 군사전략통으로 꼽힌 인사다. 김 전 국방보좌관은 "북한 핵은 체제의 정통성과 권위를 상징하기 때문에 김정은이 포기하기 어렵다”며 "그래서 통일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 통일의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80년대 중반 중국이 더 커지기 전에 통일을 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지금부터라도 통일이 유리한 북핵 해법이라고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안이 의결됐지만 대북 송유관 차단이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자산 동결은 빠졌다.
“처음부터 그런 결과를 예상했다.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이다. 북핵 문제를 해결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북·중 접경 지역 압록강 다리를 막으면 다리 아래로 움직이는 배가 바빠진다. 대북제재를 하면서도 다른 한쪽으로는 북한을 도와준다는 얘기다. 북한 핵 개발이 속도를 내던 지난 2007년 중국 세계발전연구소에서 만난 중국 학자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북한이 이미 핵실험(2006년)도 했는데 중국이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며 ‘북한 핵은 이미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이 학자는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해도 외교·경제 지원을 계속하고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보다 더한 주장도 있다. 2009년 한·중 전문가들이 모여 한반도 문제를 토론할 때다. 중국 측 전문가는 ‘북한 핵이 중국에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손해 볼 것은 없다’며 중국이 감춰왔던 속내를 보였다. 2010년 미국 외교정책분석연구소(IFPA) 세미나에 참석했던 중국 대표단은 ‘북한 핵은 이미 기정사실이고 한·미 동맹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적반하장이다. 미국 학자들 사이에 ‘덩샤오핑 전 주석이 전략적 의도를 갖고 북한과 파키스탄에 핵기술을 넘겼다’는 의혹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2000년 판문점에서 김일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을 맞이했다.[중앙포토]

2000년 판문점에서 김일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을 맞이했다.[중앙포토]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는 이유가 있나.
“중국 지도자들은 북한을 중국 영토의 일부로 생각한다. 주한 미국 대사였던 제임스 릴리도 2007년 의회 증언에서 같은 입장을 내놓았다. 중국이 핵 문제 해결에 불성실한 이유다. 더 넓게 보면 중국이 동북공정을 추진해 한반도 역사를 중국에 편입시키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6자회담에서 대처를 잘했으면 달라졌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북핵 문제 해결에 ▶러시아는 관심도 없고 ▶일본은 관심은 있지만 영향력이 없고 ▶미국은 혼자 하기 싫어 중국에 기댔다. 지난 8년 동안 오바마 미 대통령은 전략적 인내를 내세워 북핵을 중국에 미뤘다. 친분 있는 중국 공산당 고위 관료는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온 이유는 핵무기 개발에 시간을 벌면서 식량을 얻어 가는 데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약속을 어겼다. 미국도 이제는 대화가 어렵다고 한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공개적으로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가 7일 끝났다. 한·중 관계는.
“대화로 중국의 비위를 맞춰도 바뀔 건 없다. 그동안 중국은 한국이 자기 편이라 생각했다. 2015년 9월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석해 오해를 더 키웠다. 중국은 항저우에서 가진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사드 배치는 중국 안보 이익에 배치된다고 말했다. 중국이 ‘사드 보복’을 했던 핵심 이유는 중국 팽창주의 때문이다. 사실 중국은 사드가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2015년 3월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사드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문제’라고 시인했다. 한국이 처음부터 북핵 대응을 강조하고 단호하게 배치를 주장했으면 문제가 지금보다 작았을 것이다. 지금도 임시배치로 논란을 넘겼지만 중국이 다른 생각을 하도록 여지를 남겼다. 사드 논란은 빨리 끝내야 한다. 그래야 보복도 그만큼 줄어든다.”
 
대북 예방적 선제타격이 계속 거론되는데 실제로 북한도 두려워하나.
“북한도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선제타격이다. 2003년 미국에서 만났던 소식통도 ‘북한이 미국의 군사행동을 두려워한다’면서도 ‘북한은 중국이 배신하지 않고, 한국은 막아 주고, 미국도 말로만 할 뿐 실제로 못한다고 믿고 핵무기를 개발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을 자주 오가면서 북한의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해 힐러리 클린턴이 미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당선될 것으로 보고 후보 측 관계자에게 ‘만약 북한에 선제타격을 하면 전쟁으로 커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같은 입장을 또 전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선제타격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미국도 북한 핵무기를 위협으로 느끼나.
“워싱턴의 입장이 과거와 달리 변했다. 미국도 견디기 어려워 보인다. 서울에서 만난 미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는 ‘과거엔 북핵을 동맹국의 위협으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했다. 버웰 벨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북핵이 미국에 위협이라 한국과 상의하지 않고 공격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첫 청와대 수석회의.[중앙포토]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첫 청와대 수석회의.[중앙포토]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을 반대해 미국과 입장 차이가 있다. 코리아 패싱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 아닌가.
“대북 군사작전은 한국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가능하다. 미국이 대북 군사제재에 성공해 북한 핵이 사라지면 김정은도 실각을 피할 수 없어 급변사태가 발생한다. 그땐 한국이 개입해 북한을 안정화시켜야 한다. 문제는 중국도 들어온다는 것이다. 조엘 위트 전 미국 국무부 북한 담당관도 주변국(중국)의 개입 전에 한국이 북한을 안정화시켜야 한다는 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했다.”

“한국이 명확하게 전쟁 반대 입장을 낸 것은 아쉽다. 북한이 안심하고 핵무기를 개발하라고 말해 준 것과 다름없다. 미국의 군사행동은 한국과 협력해서 이뤄질 수 있다는 정도로만 말해도 북한을 견제할 수 있었다. 과거에는 핵·미사일 기지만 파괴하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지금은 김정은까지 제거해야 가능하다. 따라서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겁을 줘야 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북공격을 언급한 것도 그런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본다.”
 
군사제재가 어렵다면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얘기처럼 평화협정이 대안이 될 수 있나.
“평화협정은 결국 주한미군 철수 문제로 귀결된다.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를 계속 요구하고 있고 중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에 미국은 태평양 건너에 있지만 중국은 가깝다. 한반도에 미군이 있어야 전략적 균형이 맞춰진다. 미군이 나가면 중국에 기울어진다. 중국이 평화협정을 강조하는 이유다. 한국이 티베트와 같은 처지가 될 수도 있다. 미국이 평화협정에 관심을 가지면 한국에 손해라는 얘기다.”
 
군사제재도 어렵고 대화로도 북핵 해결이 안 된다면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하지 않나.
“전술핵 도입에 장점이 있다. 북한 핵무기에 대한 억제 효과가 있고, 재래식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도 아니다. 그러나 전술핵 배치가 자칫 북한 핵을 기정사실화할 여지도 있다. 문제는 미국이 전술핵을 배치할 가능성은 작다는 점이다. 미국이 1991년 전술핵을 철수할 때도 미·소의 핵 군축에 따라 서둘러 시행했다. 한반도 비핵화 선언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한국은 북한을 압박해 NPT에 가입시키고 비핵화 선언을 준비할 동안 철수를 미뤄 달라고 부탁했다. 북핵 억제는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사용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다. 미국은 한반도 근처 잠수함, 본토와 괌 등에 위치한 탄도미사일과 전투기를 통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확장억제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받으려면 연합사가 서울에 남아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미뤄야 하나.
“연합사가 있으면 확장억제력 제공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미군 대장이 연합사 사령관으로 책임을 갖고 있어야 미국이 한반도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한다. 전작권 전환을 하면서 미니 연합사가 대체한다고 하지만 결국 연합사령관이 한국 측으로 바뀌고 나면 전과 같지 않다. 미군이 연합사령관을 맡아야 한반도 방어에 필요한 것을 미 본토에 요청하고 주장할 수 있다.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은 미뤄야 한다. 단순히 능력만 갖춘다고 지휘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통일 과정에 요구되는 여러 가지 능력을 지원할 수 있는 세력은 미군과 연합사령관뿐이다. 통일 후에도 상당 기간 미군이 있어야 한반도 평화가 유지된다. 미국이 중국 개입을 막을 수 있는 억제력과 힘을 갖고 있어서다.”
 
한국의 핵무장에 대한 생각은.
“북한 핵무장이 사실로 굳어지면 국제사회는 그때부터 한국을 주시하게 된다. 한국도 핵무기를 만든다고 인식해서다. 중국이 북핵 비핵화보다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하는 숨은 뜻이다. 문제는 한국이 핵무장을 해도 북한 핵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냉전 때 미·소 핵 균형처럼 한반도에서도 평화가 유지될까. 한국이 핵무기를 가져도 위협은 여전하다. 북한은 김정은을 보호할 수 있다면 핵을 사용한다는 정권이다. 그러나 한국은 다르다. 결국 한국은 북한 핵에 인질이 된다. 북한이 한국 영토를 일부 점거해도 응징 보복을 할 수 없다. 서울이 북한의 핵공격 위협에 노출되면 나서기 어렵다.”
 
북핵 해법에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나.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한국이 한반도 문제 운전자가 맞다. 통일이 유일한 해법이라 그렇다. 북한이 핵을 가지면 한반도 공산화 통일의 집착을 놓지 못한다.”

“북한 핵은 ‘양날의 검’과 같다. 우리에게 위기이면서도 기회다. 통일의 기회로 살려야 한다. 사실 한국에는 기회가 있었다. 1994년과 2006년이 그랬다. 미국은 대북 군사제재를 미뤘던 그때를 후회하고 있다. 94년에 잘 대처했다면 통일이 가능했고 지금은 상당한 피해를 보아야 가능하다. 10년 뒤에는 더 큰 피해를 보아도 불가능하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김희상 전 국방보좌관은 …
육사 24기 출신으로 수도군단장, 국방대 총장 등 군 주요 보직을 맡은 전략통이다. 노태우·김영삼 정부 때 청와대 국방비서관으로 평시작전통제권 환수와 하나회 척결에 관여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대통령 국방보좌관으로 근무하면서 이라크 파병을 주장했다.

 
인터뷰=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장 
정리=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AD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북핵위기 심화 및 동북아 안보환경 변화 등 미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2017년 7월 1일 개소했습니다.
연구소는 대학과 정부출연 연구 기관 등과 연계해 학술행사를 개최하며, 정기적으로 자문회의를 열고 다양한 시각과 차별화된 이슈를 제시합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은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