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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 경주마 휴양용 '말(馬) 호텔'서 승마체험해보니

 
경남 함안군 가야읍에 있는 승마공원 전경. 위성욱 기자

경남 함안군 가야읍에 있는 승마공원 전경. 위성욱 기자

경남 함안군 가야읍 ‘함안군 승마공원(44만9460㎡)’. 이곳은 사람들이 말을 타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승마장이 있다. 또 경기 중에 다친 수천만 원에서 억대의 경주마들이 재활치료를 받거나 휴양을 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춰져 있다. 이곳의 말들에게는 고급 사료와 냉·난방 시설까지 있는 마방(馬房)도 제공돼 고급 호텔 못지않은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 승마공원설명이다.  
 
함안군이 승마공원을 만든 것은 역사적 배경도 있다. 함안군에서는 1992년 6월 가야읍 도항리 해동아파트 인근에서 말과 관련한 유물이 여럿 발굴됐다. 인근에 아라가야의 고분인 말이산고분군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말 갑옷과 말의 얼굴을 덮어 보호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철 조각이 여러 점이 나오면서 함안군이 말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함안군 승마공원 실외승마장에서 회원들이 승마교육을 받고 있다. 위성욱 기자

함안군 승마공원 실외승마장에서 회원들이 승마교육을 받고 있다. 위성욱 기자

 
 
함안군 승마공원 회원인 김미애(42)씨가 승마교육을 받은 뒤 승마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위성욱 기자

함안군 승마공원 회원인 김미애(42)씨가 승마교육을 받은 뒤 승마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위성욱 기자

 
12일 승마공원에 들어서자 타원형 실외승마장에서 몇몇 회원들이 여유롭게 말타기를 즐기고 있었다. 승마는 속도에 따라 4가지 이동법이 있다. 평보(平步·천천히 걸음)·속보(速步·영어로 트로트라 하는데 실제 ‘쿵~짝·쿵~짝’하는 리듬이 느껴지는 조금 빠른 걸음)·구보(驅步·달리기)·습보(襲步·가장 빠른 달리기)로 나뉜다. 일반인들은 구보까지 경험해 볼 수 있고, 습보는 경주마들이 달리는 속도여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기수들만 경험해 볼 수 있는 속도다. 경주마들의 최고 속도는 60㎞ 이상까지 나온다.  
 
말의 수명은 30년 정도다. 크게 경주마와 승용마로 나뉜다. 흔히 체험하는 승용마는 어렸을 때부터 승용마로 키워진 말도 있고, 경주마가 은퇴한 후 승용마로 '전업'하는 경우도 있다. 경주마는 사람 나이로 치면 20대에 해당하는 3~7세 정도까지 현역에서 활동하다 은퇴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은 은퇴한 경주마의 경우 300만~500만원 정도지만 경주마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이 넘는 고가도 많다. 현재 함안군 승마공원에는 66마리의 경주마와 40마리의 승용마, 19마리의 종빈마(경주마나 승용마를 번식해 보급하기 위한 어미말과 새끼말)가 있다.  
함안군 승마공원 실내승마장에서 승마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위성욱 기자

함안군 승마공원 실내승마장에서 승마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위성욱 기자

승마공원 실내승마장 옆에 위치한 승마체험 대기실에서 이진숙 승마공원 말 타기 체험과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헬맷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말을 탄다. 위성욱 기자

승마공원 실내승마장 옆에 위치한 승마체험 대기실에서 이진숙 승마공원 말 타기 체험과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헬맷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말을 탄다. 위성욱 기자

 
이날 기자가 탄 ‘웜블러드(뜨거운 피)’종의 말은 퇴역한 경주마보다 더 안전한 승용마 출신이었다. 헬맷·안전조끼·장갑과 장화 등 보호장구를 갖춘 뒤 실내 승마장에 있는 말 위에 오르자 저절로 긴장감에 몸이 굳어졌다. 말등 높이가 어른 키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교관으로부터 양 손으로 고삐를 쥐고 운전을 하는 법을 배운 뒤 “쯧쯧”하는 혀차는 소리를 내자 말이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오른쪽 고삐를 잡아 당기면 오른쪽으로 왼쪽 고삐를 잡아 당기면 왼쪽으로 갔다. 그렇게 한 두바퀴 정도를 평보로 돌고 나니 조금 자신감이 붙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교관의 안내에 따라 속보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양쪽 발 뒷꿈치로 말의 배를 살짝 때렸다. 그러자 갑자기 말이 평보와는 완전히 다른 속도로 앞으로 뛰쳐나갔다. 몸이 위 아래로 요동을 쳐 3~4초 정도도 견디기가 힘들었다. 배운대로 몸을 뒤로 젖혀 양쪽 고삐를 잡아 당기며 “워~워~”라고 하자 말이 다시 평보로 속도를 줄이더니 멈춰섰다. 한 차례 더 도전했지만 4~5초를 견디기가 힘들었다. 5분 정도 탔을 뿐인데 말에서 내렸을 때에는 온몸에 땀이 흥건했다.  
함안군 승마공원 조감도. 위성욱 기자

함안군 승마공원 조감도. 위성욱 기자

함안군 승마공원 휴양조련시설에서 휴양을 하고 있는 경주마 '헤바'와 마필관리사 강기우(46)씨. 헤바는 우승한 경험이 있는 올해 7살 된 암말이다. 위성욱 기자

함안군 승마공원 휴양조련시설에서 휴양을 하고 있는 경주마 '헤바'와 마필관리사 강기우(46)씨. 헤바는 우승한 경험이 있는 올해 7살 된 암말이다. 위성욱 기자

 
이곳에서 승마체험을 하는 비용은 성인 기준 2만5000원(10분)~5만원(45분)이다. 월 회원과 쿠폰은 50만~60만원에 끊을 수 있다. 함안군이 직영해 함안 군민은 50% 할인된 가격에 승마를 체험하거나 배울 수 있다. 함안군에 사는 회원 김미애(42·여)씨는 “다이어트를 위해 1년 정도 승마를 배웠는데 옷 라인이 달라질 정도로 몸매가 만들어졌다”며 “다른 운동과 달리 말과 교감을 할 수 있고 평보·속보·구보 등으로 단계가 높아질 수록 성취감도 크다”고 말했다. 
 
함안군에 사는 회원 이관맹(46)씨는 “실제 말을 타보면 알겠지만 속보 이상으로 말을 달리면 온 몸을 다 이용하게 돼 운동량이 상당하다”며 “실제 비용 때문에 승마를 접하기가 힘든데 함안 군민은 50% 할인된 가격에 배울 수 있어 더 좋다”고 말했다. 현재 함안군 승마장에는 88명이 회원으로 등록해 말타기를 배우고 있으며, 한해 2000여명이 넘은 사람들이 승마체험을 하고 있다.  
 
함안군 승마공원 휴양조련시설 모습. 말들이 생활하는 이곳은 펜션의 테라스 개념의 패독이 하나씩 있어 말들이 개별적으로 야외생활을 할 수 있다. 위성욱 기자

함안군 승마공원 휴양조련시설 모습. 말들이 생활하는 이곳은 펜션의 테라스 개념의 패독이 하나씩 있어 말들이 개별적으로 야외생활을 할 수 있다. 위성욱 기자

함안군 승마공원 휴양조련시설 마방에 연결된 냉난방 시설 모습. 위성욱 기자

함안군 승마공원 휴양조련시설 마방에 연결된 냉난방 시설 모습. 위성욱 기자

승마공원은 2009년 3월 경주마 휴양조련시설(29만8998㎡)을 개장한 뒤 2015년부터 승마장(15만462㎡)이 추가로 문을 열었다. 경주마 휴양조련시설은 경주마가 일정기간 쉬었다 가는 곳이어서 이른바 말(馬)의 ‘호텔’로 불린다. 여기에 온 경주마들은 148칸의 마사를 비롯해 실내·외마장, 타원형 주로, 사계절 방목장 등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워터·워킹 머신·간이 수영장 등에서 체력 단련 및 회복·재활 훈련을 받는다. 냉·난방 시설을 갖춘 말들의 개인 방(마방)마다 테라스 개념의 야외공간(패독)도 별도로 있다. 
함안군 승마공원 휴양조련시설의 워터 워킹머신. 치료나 회복이 필요한 말들이 물에서 걷는 연습을 하는 곳이다. 위성욱 기자

함안군 승마공원 휴양조련시설의 워터 워킹머신. 치료나 회복이 필요한 말들이 물에서 걷는 연습을 하는 곳이다. 위성욱 기자

 
이들에게는 건초와 복합사료 등 기본 주식 외에도 육묘장에서 직접 기른 보리새싹을 보양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하루에 한차례 샤워를 한 뒤 뜨끈뜨끈한 온열기로 몸을 데우는 호사도 누린다. 전문 마필관리사들이 일일 건강 체크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곳을 '말들의 호텔'로 부르는 이유다. 마필관리사 강기우(46)씨는 “경주마들은 경기에 나가면 1000m의 거리를 60㎞의 속도로 1분여 만에 달려야 해 긴장감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부상 때문에 아주 예민한 상태로 이곳에 온다”며 “그런데 이곳에서 2~3주 정도 지나며 휴식과 재활을 하게 되면 차분해지고 여유가 생기는 등 그야말로 평온한 상태로 변한다”고 말했다. 
 
전호열 승마공원 사업소장은 “어떤 경주마는 휴식을 마치고 다시 돌아가야 할 때 차가 오면 승차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말들도 여기가 호텔처럼 편한 곳이라는 것을 알고 이곳을 떠나기 싫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안군 승마공원 휴양조련시설에 설치된 말 전용 수영장. 위성욱 기자

함안군 승마공원 휴양조련시설에 설치된 말 전용 수영장. 위성욱 기자

함안군 승마공원 휴양조련시설 내 육묘장. 이곳에서 키운 보리새싹을 경주마들에게 보양식으로 제공한다. 위성욱 기자

함안군 승마공원 휴양조련시설 내 육묘장. 이곳에서 키운 보리새싹을 경주마들에게 보양식으로 제공한다. 위성욱 기자

전국의 승마장과 경주마 휴양조련시설은 400여곳 이상이 있다. 그러나 자치단체에서 경주마 휴양조련시설을 직접 운영하는 곳은 함안군이 유일하다. 김종화 함안군수 권한대행은 “현재는 승마공원에서 승마체험과 교육을 할 수 있는데 앞으로 관광산업과 연계해 함안이 말 산업의 메카가 돼 군민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볼 수 있는 방향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함안=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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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