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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측이 낸 '학생자살 사망보고서' 살펴보니...대부분 "원인미상""평소 밝고 활달한 성격이라 자살요인 모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청와대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은 지난 10년 동안 자살률을 34% 낮추는데 성공했다. 우리도 자살 예방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의 성공사례가 있다면 벤치마킹해서라도 대책을 마련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살 예방 문제는 문 대통령의 국정 과제에도 포함돼 있다.
 일단 학생자살 문제의 경우 교육부가 마련한 학생자살 예방 시스템의 구멍부터 메워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앙포토]

[중앙포토]

현재 교육부의 학생 자살 예방 시스템은 조기 발견을 통한 관리로 요약된다. ‘학생정서ㆍ행동 특성 검사’(특성검사)를 통해 자살 위험이 있는 관심 학생을 선별하고, 검사 결과 발견된 학생에 대해 위험 수준별 관리와 치료를 지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2016~2017년 자살 학생 가운데 ‘정상’으로 분류된 학생 83%가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는 것은 정부 대책의 1단계인 조기 발견 시스템에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검사에서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하더라도 다음 단계인 Wee센터나 정신건강증진센터, 정신과 진료 등 전문기관의 진료와 연계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관심군 학생들의 전문기관 연계 치료율은 2014년 68.9%, 2016년 76.2%였다. 자살 위험군으로 판명된 학생 4명 중 1명이 여전히 전문기관 치료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현장의 고충도 있다. 전직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교사 김모씨는 “학부모가 외부 기관 상담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담임 교사가 대상 학생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기발견과 관리가 연계되지 않으면 시스템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학생 자살 원인에 대한 학교측이나 교육부의 파악도 형식에 그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이철규 의원실이 입수한 2016년부터 제출된 179명의 학생자살 사안보고서를 중앙일보가 분석해본 결과 자살 이유를 정확히 작성해놓은 경우는 드물었다.
 자살보고서의 대부분은 “원인미상”, “평소 밝고 활달한 성품을 지닌 학생으로서 요인을 짐작하기 어려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혹은 가정에서의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 짐작됨” 과 같이 추상적 수준의 자살 원인만 적혀있었다. 사전에 해당 학생에 대한 위험 징후 파악이 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전지역 학교 정신건강상담사인 박모씨는 “학생들이 조사취지를 알기 때문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다“며 ”솔직하게 답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도 안돼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사 전 준비된 영상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마음을 열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자살 장소 현황

학생자살 장소 현황

 
이순정 국립정신건강센터 소아정신과 의사는 “특성검사 제도를 통해 상당수 학생이 위험군으로 분류돼 그나마라도 관리가 되고 있는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질문 문항이 학교 폭력과 자살 예방 등 많은 분야를 한꺼번에 망라하다보니 너무 광범위한 측면이 있다. 세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홍현주 한림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학교 현장에서부터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 교수는 “자살 학생들은 실행에 옮기기 전에 반드시 징후가 있다”며 “학생들은 힘든 걸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주변에선 그걸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철규 의원은 ““Wee센터에 정신과 전문의를 확충하고, 신체검사시 전문의 상담까지 연계하는 법안의 발의를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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