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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성진 사태’에서 드러난 청와대와 여당의 난맥상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기는 쉽지 않게 됐다. 여당까지 박 후보자에게 등을 돌린 데다 야 3당이 그의 거취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와 연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태가 단순히 일회성 인사 참사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에선 현 정부의 국정 운영 능력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는 구조적 사건이란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우선 걱정되는 것이 정부 출범 4개월 만에 불거진 당정 엇박자다. 청와대의 인사·민정라인은 박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검증을 소홀히 한 데다 뒤늦게 그의 역사관과 종교관이 드러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거센 반발을 받았다. 그 뒤 청와대 정무라인도 여당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게을리했다. 그 결과 집권당이 청와대의 인사 결정에 공개적으로 이견을 노출하기에 이르렀다.
 
민주당의 대응도 문제가 많았다. 청와대의 박 후보자 인선은 이념을 탈피한 초당적 인사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지층을 의식해 모처럼의 탕평인사에 제동을 걸고 말았다. 민주당 산업위 위원들은 대놓고 반대하기가 두려웠는지 유치한 꼼수를 부렸다. 인사 청문회 보고서 채택을 위한 마지막 투표 때 간사를 제외한 전부가 퇴장하는 방식으로 이견을 에둘러 표시한 것이다.
 
야당들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박 후보자를 “올바른 역사관을 가졌다”며 칭찬하면서도 결론은 문 대통령을 흔들기 위해 ‘부적격’으로 내렸다. 당리당략에 눈이 멀어 공당으로서의 정체성과 일관성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두 번째로 우려되는 것은 집권당인 민주당의 불통과 독주다.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는 야당과의 소통은커녕 군사작전하듯 표결을 밀어붙여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 낙마라는 재앙을 맞았다. 지난 넉 달 동안 민주당은 자유한국당 설득은 아예 포기하다시피 하고, 뿌리가 비슷한 국민의당만 압박해 인사를 처리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 복귀 이후 국민의당이 ‘선명야당’ 노선으로 돌아서면서 그런 방식은 먹히기 힘들게 됐다. 김이수 낙마는 이를 상징하는 사건이다. 그런데도 민주당 지도부는 반성하기보다 국민의당 비난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자칫 야권 전체의 분노를 촉발시켜 향후 법안과 예산 처리에서 줄줄이 발목을 잡힐 자충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무너진 핵심 원인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원수처럼 싸우고, 여당이 야당을 무시하며 독주했기 때문이다. ‘김이수 사태’와 ‘박성진 사태’를 보면 현 정부와 민주당도 그런 잘못된 길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건 아닌지 걱정된다. 청와대는 이제라도 부실한 인사시스템 개혁은 물론 균열이 확인된 당정 관계 복원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민주당도 청와대에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고, 열린 마음으로 야당과 소통해 협치의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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