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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후보, "靑 법무비서관 사퇴 요구 고려"

김명수(58) 대법원장 후보자는 판사 출신인 김형연 청와대 법무비서관에 대해 "대법원장이 되면 공개적인 사퇴 요구를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13일 "김 비서관이 청와대와 대법원을 잇는 창구 역할을 할 것이란 의심이 든다"는 주호영 청문위원장의 지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비서관은 지난 5월 중순 인천지법 부장판사직을 그만둔 뒤 곧바로 청와대 법무비서관에 임명됐다. 그는 김 후보자가 회장을 지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김 후보자는 청문위원들의 질의에 "법관이 사직 후 정치권이나 청와대로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병역거부 사건에서 유죄로 보는 대법원 판례와 다르게 하급심의 무죄 판결이 잇따르는 것에 대해 “상급심에서 정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에만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1심에서 32건의 무죄가 선고됐고, 상당수가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법관이 내린 판결이었다. <중앙일보 9월 12일 자 2면>
 
김 후보자는 "대체복무 도입을 전제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현행법으로는 유죄로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군인 간 동성애 처벌 규정에 대해선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서면답변에서 한발 물러나 "그 문제를 공부한 적이 없어서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상고제 개선 등 사법제도의 변화도 예고했다. 김 후보자는 "상고법원 도입을 추진하겠느냐"는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의 질문에 “상고법원, 상고허가제, 고등법원 상고부 설치 중 적절한 방안을 대법관 증원과 동시에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또 감사관직을 외부에 개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13일 속개된 국회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13일 속개된 국회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상고법원 도입은 양승태 대법원장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다 입법 과정에서 좌절됐다. 대법관 13명에게 연간 4만 건이 넘는 사건이 집중돼 재판의 질이 낮아진다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와 관련해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 사법분과에서는 대법관 수를 24명으로 늘리자고 제안한 적이 있다. 대법원은 이 제안에 부정적이었다.
 
13일 오후 속개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 오현석 인천지방법원 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해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13일 오후 속개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 오현석 인천지방법원 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해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김 후보자는 대법원장의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이채익 한국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대법원장의 (고유 권한인)제청권 행사 이전에 대법관 회의를 거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독자적인 대법관 지명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서울변호사회가 실시하는 법관평가를 법원의 법관평가에 반영하는 방안도 변호사회와 협의해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오후에는 오현석 인천지법 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오 판사는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이었다. 지난달 양 대법원장이 사법부 블랙리스트 재조사 거부한 것에 항의해 10여 일간 금식투쟁을 벌였다. 법원 전산망 게시판에 “재판이 곧 정치”란 글을 올려 사법 정치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오 판사는 “판사들과 토론하는 과정에서 쓴 글의 표현이 미흡했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금식투쟁에 대해선 “사법행정권 남용사태가 벌어진 것에 참담함을 금치 못해 국민 앞에 참회의 뜻으로 금식기도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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