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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프에 남은 1㎝ ‘쪽지문’ 으로 12년 전 살인범 잡았다

12년 전 강릉에서 발생한 노파 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쪽지문. [사진 강원지방경찰청]

12년 전 강릉에서 발생한 노파 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쪽지문. [사진 강원지방경찰청]

 
12년 전 발생한 강릉 노파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현장에 남긴 1㎝ 길이의 ‘쪽지문(일부분만 남은 조각지문)’ 때문에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강원지방경찰청 미제사건수사전담팀은 2005년 5월 강원도 강릉에서 발생한 노파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A씨(49·당시 37세)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사건은 2005년 5월13일 강릉시 구정면 덕현리의 한 주택에서 발생했다. 당시 이 집에 혼자 살고 있던 B씨(여·당시 69세)가 손발이 묶인 채 숨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내용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연합뉴스]

이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내용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연합뉴스]

 
이 주민은 경찰에서 “집 현관문과 안방 문이 열려있어 들어가 보니 B씨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B씨의 입에는 포장용 테이프가 붙여져 있었고, 손과 발은 전화선 등으로 묶여 있었다. 경찰은 범인이 B씨의 얼굴을 포장용 테이프로 감아 숨을 못 쉬게 한 뒤 폭행한 것으로 추정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B씨의 사망 원인은 기도 폐쇄와 갈비뼈 골절 등이었다.
강릉 노파 살인 사건 현장 모습 [사진 강원지방경찰청]

강릉 노파 살인 사건 현장 모습 [사진 강원지방경찰청]

 
경찰은 안방 장롱 서랍이 모두 열려있고 금반지 등 80여만원 상당의 귀금속이 없어진 점을 토대로 금품을 노린 강도 살인 사건에 초점을 맞췄다.
 
유일한 단서는 B씨의 얼굴을 감는 데 사용한 포장용 테이프에 흐릿하게 남은 1㎝ 길이의 쪽지문이 전부였다. 하지만 ‘융선(지문을 이루는 곡선)’이 뚜렷하지 않아 당시 지문 감식 기술로는 용의자를 특정하기 어려웠다.
강릉 노파 살인 사건 증거물인 포장용 테이프. [사진 강원지방경찰청]

강릉 노파 살인 사건 증거물인 포장용 테이프. [사진 강원지방경찰청]

 
그러던 중 지난 7월 경찰청에서 뜻밖의 감정 결과가 날아왔다. 경찰청 증거분석계에서 미제사건 지문 재검색을 통해 유사한 지문 3000여개를 육안으로 비교한 결과 피살 현장에서 나온 쪽지문과 용의자 A씨의 지문이 일치한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자칫 영구 미제로 남을 뻔했던 이 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A씨가 과거에도 유사한 수법의 강도 범행 전력이 있다는 점과 주변인 조사를 통해 A씨의 알리바이가 거짓이었던 것을 밝혀냈다. 또 3차례 거짓말 탐지기를 시행한 결과 모두 ‘거짓’ 반응이 나온 것도 확인했다.
대전지방경찰청 벽면에 로카르의 법칙으로 알려진 문구. [사진 연합뉴스]

대전지방경찰청 벽면에 로카르의 법칙으로 알려진 문구. [사진 연합뉴스]

 
경찰청 관계자는 “12년 전에는 쪽지문 분석 기술이 부족했지만 범인을 특정할 수 없었는데 최근 과학수사 기법이 발달해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으로 쪽지문의 주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A씨는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릉=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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