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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8이 12만원"…단통법 일몰 앞두고 보조금 과열

“일단 마을버스에서 내려서 전화주세요. 거기서 상세 위치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1일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갤럭시S8 대란’이라고 홍보에 열을 올리던 업자가 설명했다. “약속한 금액은 입으로 말하지 말고 근처에 현금 출금기가 없으니 돈은 미리 준비하라”는 당부도 했다. 안내받은 사무실에 들어가니 책상 하나와 의자 두 개, 그리고 최근에 다녀간 듯한 구매자들의 개통 서류 수십장이 쌓여있었다.
 
위치 안내를 조심스럽게 하는 휴대폰 판매점의 홍보 문자. [사진 문자 캡처]

위치 안내를 조심스럽게 하는 휴대폰 판매점의 홍보 문자. [사진 문자 캡처]

 
‘뽐뿌’나 ‘빠삭’ 등 휴대폰을 싸게 살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최근 ‘갤럭시S8 대란’이라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과 LG전자의 V30 등 새 모델 출시를 앞두고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8의 가격이 많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SKT로 번호이동을 하면 12만원에 판매하는 곳들도 있다. 출고가가 93만5000원(64GB)이니 81만5000원의 지원금을 주는 셈이다. 출시된 지 15개월 미만인 휴대폰의 지원금을 33만원 이하로 제한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정한 상한선을 크게 뛰어넘은 금액이다.
 
갤럭시S8을 12만원에 팔고 있는 휴대폰 판매점의 홍보 문자. [사진 문자 캡처]

갤럭시S8을 12만원에 팔고 있는 휴대폰 판매점의 홍보 문자. [사진 문자 캡처]

 

이동통신사들은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번호이동(번호는 그대로 통신사만 이동하는 것)을 하는 경우 더 많은 불법지원금을 판매점 등에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통사가 다수의 대리점을 운영하는 이른바 ‘큰 손’들에게 마케팅비 명목으로 특정 모델의 리베이트를 지급하면, 큰 손 아래의 판매점들이 일제히 불법지원금 규모를 높여 그 모델을 밀어주면서 ‘대란’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방통위는 번호이동 수가 급증하면 이통사들이 불법지원금 규모를 늘린 것으로 보고 이통사 임원들을 불러 경고를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 올라와 있는 각종 휴대폰 구매 후기들. [사진 뽐뿌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 올라와 있는 각종 휴대폰 구매 후기들. [사진 뽐뿌 캡처]

 
불법지원금 정보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네이버밴드 등을 통해 공유된다. 대부분 “어디에 가서 얼마나 싸게 샀다”는 후기들인데, 초성만 적어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ㅅㅋ ㅂㅇ S8 18에 졸업’은 “SKT 번호이동으로 갤럭시 S8을 18만원에 샀다”는 얘기다. 
 
이런 글은 후기를 가장한 업체의 홍보글이 대부분이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글를 보고 문의하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판매점 위치를 알려주려고 쓰는 것이다. 싸게 샀다고 자랑하고 싶어 글 쓰는 사람이 몇이냐 있겠냐”고 말했다.
 
불법지원금을 신고하면 찾아가겠다며 구매자의 명함을 요구하는 판매점의 홍보 글. [사진 카카오톡 캡처]

불법지원금을 신고하면 찾아가겠다며 구매자의 명함을 요구하는 판매점의 홍보 글. [사진 카카오톡 캡처]

 

이런 업체들은 신분증과 직장 명함 등을 사진으로 찍어 보낼 것을 요구한다. ‘폰파라치(불법지원금 주는 업체들 찾아 신고하는 사람)’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면 판매는 위치를 알려주겠다는 거다. 휴대폰을 산 뒤 일주일 동안 신분증을 맡겨야 판다는 곳도 있다. 신고나 개통 취소를 하지 않는다는 게 확실해질 때까지 신분증을 맡아 두겠다는 것이다.    
  
단통법의 휴대폰 지원금 상한제는 이달 말 일몰을 앞두고 있다. 지원금 상한제는 2014년 10월부터 시행된 단통법에 3년 한시 규정으로 포함됐다. 일각에선 지난 3년 간의 이른바 ‘단통법 시대’가 동일한 지원금을 음성화시킨 효과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최근 70만원대의 지원금을 받고 휴대폰을 산 직장인 김모(30)씨는 “어차피 금액은 예전과 비슷하다. 단지 단통법이 시행된 이후에는 불법이 돼 판매자들이 좀 더 조심스러워진 것 뿐이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원금 상한제가 일몰된 직후인 10월 한 달 간 이동통신 시장을 집중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지원금이 늘어나면서 시장 과열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송우영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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