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J report] 올해도 세수 풍년 … 소비 옥죌까 걱정이군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금이 잘 걷히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재정 동향 9월호’에서 1~7월 걷힌 국세가 168조70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역대 최고 세수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조4000억원 더 걷혔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세입 예산(추경 포함) 251조1000억원을 초과 달성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매년 한 해에 걷을 세금 목표치를 정해 그 중 달성한 실적을 세수진도율로 표현한다. 7월 세수진도율은 67.2%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세수 풍년은 한국의 재정 여건상 낯선 풍경이다. 나랏돈을 쓸 곳이 많기 때문에 2014년까지는 세수 부족으로 허덕였다. 예산안보다 세금이 더 걷힌 건 지난해부터다.
 
세수 풍년이 2년째 계속되는 원인은 뭘까. 우선 소득세가 잘 걷혔다. 7월 한 달 동안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 8000억원 많은 6조7000억원의 소득세가 국고로 들어왔다.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면서 양도소득세가 많이 걷혔다.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 실적 개선은 법인세 증가를 이끌었다. 7월까지 34조8000억원이 걷혀 세수진도율이 전년 동기보다 2%포인트 증가한 60.8%를 기록했다. 김영노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법인세는 기업들의 전년 실적을 바탕으로 신고 납부하는데 지난해 기업 실적이 좋아 법인세가 호조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득세, 법인세와 함께 3대 세목 중 하나로 꼽히는 부가가치세가 많이 걷힌 데는 국제무역 활황으로 인한 교역량 증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수출물량지수(잠정치)는 139.42로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 연속 상승했다. 수출이 늘면 수입도 증가한다. 수입이 늘면서 7월 한 달 간 부가세는 16조9000억원 걷혔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00억원 많은 금액이다. 모든 수입품은 통관 과정에서 부가세를 납부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경기 회복 요인만으로 세수 호조를 다 설명할 수는 없다고 분석한다. 앞서 수 년간 ‘세수 펑크’를 경험한 정부가 애시당초 세입 예산안을 보수적으로 편성해 진도율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창남 강남대 교수(세무학)는 “국가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킨다는 여론에 시달린 정부가 겁을 내고 지출 금액과 세수를 이전보다 적게 잡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부족한 나랏돈 지출 계획이 추경 예산 편성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초과세입을 재원으로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했다. 올해도 세입 예산안을 지난해 국세수납액(242조6000억원)보다 적은 242조3000억원으로 잡았다가 추경을 편성해 세수 초과분 8조 8000억원을 더했다.
 
국세청이 2015년 도입한 차세대 국세행정통합시스템(엔티스·NTIS)는 세수를 늘린 기술적 요인 중 하나다. 과거 국세청 내부 전산시스템을 개편해 만든 엔티스는 1800억 건에 이르는 세원 관련 데이터를 보유해 자진 납세분 증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기획재정부는 앞으로 5년간 국세 수입 증가율이 경상 성장률 예상치보다 2%포인트 가량 높은 연평균 6.8%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경상성장률 예상치는 4.6%인데 1~7월 세수증가율(지난해 동기 대비)은 8.6%나 된다. 지난해 국세수입 증가율(11.3%)은 경상성장률(4.7%)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세수 풍년이 앞으로도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강도 높은 규제책으로 부동산 거래량이 급감한 데다 사드와 북핵 여파로 수출 전망이 밝지 않다. 장기적으로는 저성장·고령화도 난관이다. 복지 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느는데 경제활동 인구는 줄어들어서다.
 
안창남 교수는 “재정건정성이 양호하다는 전제 아래 복지지출이 이뤄져야 하고 거기에 대응해 세수 규모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39.7%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임기 말(2021년)까지 41% 이내에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릴수록 민간이 쓸 돈이 부족해져 민간소비와 투자를 몰아낸다는 ‘구축(驅逐·Crowding Out)효과’ 우려도 제기된다. 김선택 한국 납세자연맹 회장은 “정부가 세금을 많이 걷으면 그만큼 민간에서 소비할 돈이 줄어든다”면서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공공부문으로 민간 소비여력이 흘러들어가는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 손실”이라고 말했다.
 
세종=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AD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