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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제재결의 만장일치 채택되기까지 1주일간의 막전막후

 “시진핑 주석, 새 대북제재 채택에 적극 협력해 주셔야 합니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가능한 수준에서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지난 6일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주석 간 45분 간 전화통화에서 나왔음직한 대화 내용이다. 미 국무부 소식통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오후 채택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는 두 정상 간 6일 통화에서 거의 합의점을 찾았다고 한다. 이번 대북 제재는 과거와 달리 일주일 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신속하게 채택됐다. 미ㆍ중 간 핫라인의 위력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11일 대북 결의가 채택된 직후 “이번 안보리 결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강력한 연대가 없었다면 채택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번 대북 결의는 신속히 진행됐다. 헤일리 대사는 지난 4일 안보리 긴급회의 말미에 “우리 대북 제재안의 초안을 만들어 회람하도록 하겠다. 그걸로 협상을 한 뒤 다음주 여기 모여 투표로 결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북한의 석탄수출을 금지하는 제재안 채택에 82일이 걸렸던 만큼 6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를 1주일 만에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쉽지 않다. 
 더이상 도발을 못하도록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미국과 제재만이 해결책이 아니라며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중·러 간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반전의 계기는 미·중 정상 간 통화였다.
당시 통화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뭔가를 하고 싶어한다. 그가 그 일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하면서 중국을 압박했다. 
헤일리 대사가 공개한 제재안 초안은 고강도 그 자체였다. 대북 원유수출 금지, 북한 섬유제품 금수, 김정은과 김여정 제재, 북한 노동자 고용 및 임금지급 금지, 북한 선박 강제 검색 등 하나같이 날카로운 칼 일색이었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당연히 유엔주재 중국대표부는 강력 반발했다. 제재 강도도 문제거니와 협상 테이블 반대편에 앉아있는 자신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초안을 공개했으니 황당할 뿐이었다.  
유엔 외교가에서는 헤일리의 초안이 11일 표결에서 중국의 거부권으로 채택되지 않고, 미국은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과 같은 단독제재로 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중국의 변화는 7일 왕이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왕 부장은 이날 “중국은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며(condemn), 평양도 이같은 상황을 직시하고 추가 도발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유엔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반대한다(oppose)’라는 표현을 써오다가 처음으로 ‘규탄한다’는 단어를 썼다는 점에 방점을 찍고 중국이 변하고 있음을 직감했다. 중국의 변화를 감지한 러시아도 미국과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AFP=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 [AF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ㆍ러시아의 막후협상이 실무차원에서 진행되면서 중국은 섬유수출 금지만 제재안에 포함시키자고 주장했으나, 미국은 섬유수출 금지 뿐 아니라 원유제재를 꼭 집어넣어야 한다고 강경하게 버텼다.  
결국 원유제재를 집어넣는 대신 김정은과 김여정을 제재대상 리스트에서 삭제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북한의 ‘최고 존엄’에 대한 제재가 북한을 크게 자극한다는 이유로 중ㆍ러가 삭제를 강하게 주장했다는 후문이다. 미국 측에서도 김 위원장의 해외 은닉재산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상징적인 효과보다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제재에 집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지난 6일 내놓은 초안에 비해 10일 중ㆍ러와 협의를 거쳐 마련한 제재안 최종본은 제재의 강도 면에서 상당히 완화된 것이다. 이를 두고 AP통신 등은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대북 유류 제재가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그렇지만 일각에선 원유제재라는 첫 발자국을 내디뎠다는데 의의를 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석탄의 경우도 지난해 말 처음으로 제한적인 물량만 금지하다가, 지난달 모든 물량으로 확대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원유공급 중단이라는 항목을 넣으면서 추후에 공급량을 줄여나갈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섬유수출 금지 조항의 경우도 석탄 수출과 합쳐지면 북한에서 생산되는 수출물량의 90%를 제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큰 것이 사실이다.
결국 중국은 브릭스 정상회의 개막일에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을 압박하면서도, 한편으론 북한과 외교적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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