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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어린 자녀까지 … 가족 해체 부른 엄마의 우울증

우울증은 당사자뿐 아니라 어린 자녀를 비롯해 가족까지 희생시키는 무서운 질병이다. 특히 최근에는 우울증을 앓는 엄마가 어린 자녀를 죽이고 자살을 기도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언론은 이런 사건을 단순히 ‘동반자살’이라고 보도하지만, 전문가들은 동반자살이 아니라 ‘우울증 살인’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10일 오후 4시10분쯤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의 한 아파트 방 안에서 6살 여자아이, 4살 남자아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남매 바로 옆에는 엄마 A씨(42)가 왼쪽 손목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A씨의 남편은 참혹한 현장을 목격하고 119에 “아내가 아이를 살해한 것 같다”고 신고했다. 방에는 A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애들을 데리고 가겠다’는 내용을 적은 유서가 발견됐다.
 
119구급대원과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는 손목을 흉기로 수차례 그은 상태로 발견됐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A씨는 범행 사실을 시인했지만 구체적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으로부터 ‘A씨가 평소 우울증 증세로 약을 먹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남매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앞서 지난 2월 17일 울산시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도 우울증을 앓던 엄마 B씨(37)가 스스로 목을 매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실패한 상태로 발견됐다. B씨 옆에는 각각 11살과 7살 난 두 아들 2명이 목이 졸린 채 숨져 있었다. 두 아들의 아빠(39)가 현장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B씨는 경찰에서 “내가 두 아이를 죽였다”고 진술했으나 살해 동기를 진술하지 않았다.
 
지난 6월 27일에는 서울 서초구에서 우울증을 앓던 40대 여성이 아들(5)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에 따른 어린아이들의 무고한 희생과 가정의 비극을 막기 위해 우울증에 대해 사회적으로 경각심을 더 가져야 한다고 경고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울증을 겪고 있는 부모가 자식 등 가족과 함께 동반자살을 하는 것은 가족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면서 ‘내가 죽으면 더 이상 남은 가족들도 제대로 살아갈 수 없으니 내 책임을 다한다’는 잘못된 판단을 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엄마라는 이유로 어린 자녀의 생명권까지 앗아가는 행위는 범죄”라며 “이런 경우 ‘동반자살’이 아니라 자녀들 입장에서는 ‘타살’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울증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약물 및 상담치료뿐 아니라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급박한 생활고, 여성에 대한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구조적 지원과 대처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명찬 인제대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정신건강증진센터 등을 중심으로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대안을 만들기 위해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런 곳을 통해 자살 예방 프로그램이나 대안을 만들어 보급하자”고 제안했다.
 
의학계에서는 우울증의 조기 발견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강준 인제의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은 “우울증은 당사자나 가까이 있는 가족이 조기에 발견해 병원에서 4∼6주간 약물치료를 받으면 상당히 호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환자가 스스로 ‘나아야겠다’고 마음먹거나, 가족이 환자에게 충고하는 경우 등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대신 가족은 위로와 격려의 대화로 고충을 덜어 주는 노력을 기울여야 우울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남양주·의정부·울산=전익진·김민욱·위성욱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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