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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도시 가더라도 마라톤 참가 … 도심서 뛰면 그 곳 정체성 알 수 있어요

제임스 최 주한 호주대사 내외가 지난 1일 서울 성북동 대사관저 마당에서 활짝 웃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제임스 최 주한 호주대사 내외가 지난 1일 서울 성북동 대사관저 마당에서 활짝 웃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한국에서 만난 인연은 20년 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결혼의 연으로 맺어졌다. 한국계인 제임스 최(47) 주한 호주대사와 부인 조앤 리(46)의 얘기다. 두 사람은 각각 네 살, 여덟 살에 호주로 이민 갔다.
 
지난 1일 최 대사와 조앤을 서울 성북동 주한 호주 대사관저에서 만났다. 지난해 12월 부임한 최 대사는 부임 한 달 전인 11월 11일에 부인과 결혼했다. 한국계 호주대사 임명은 1961년 양국 수교 후 처음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곳은 20년 전 주한 호주대사관이었다. 당시 조앤은 호주에서 박사과정 중에 한국에 여행왔다가 대사관 계약직 직원으로 취직했다. 조앤은 이후 대사관 선임공보관, 호주 산업과학자원부 참사관과 무역대표부 1등 서기관 등으로 근무하며 한국과 호주를 오갔다. 최 대사는 호주 외교통상부와 총리·내각실, 뉴욕 유엔 대표부와 덴마크 등에서 외교관 생활을 하며 조앤과 멀리 떨어져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두 사람은 20년간 편지와 전화로 ‘좋은 친구’의 인연을 이어갔고, 지난해 자연스럽게 결혼에 이르렀다고 했다.
 
최 대사는 “40대 중반에 인생을 점검하며 한국에 오기 전에 얘기를 나눴고 ‘결혼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했다. 원점으로, 처음 만났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은 ‘인생의 순환(Circle of Life)’ 같았다”고 했다. 조앤은 “제임스는 모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
 
휴직계를 내고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조앤은 또 한 명의 ‘외교관’으로 그림자 내조를 하고 있다. 무역대표부 근무 경험으로 경제·금융 분야에서 남편에게 조언하고, 공식 업무를 함께 수행하며 매니저 역할도 자처했다. 최 대사는 “조앤은 시드니에서 무역 파트, 아시아지역 업무를 많이 했기 때문에 한국 시장과 금융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자랑했다.
 
조앤은 11월에 관저를 개방해 하우스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 호주에서 초청한 한국계 테너 가수가 직접 노래를 부를 예정이다. 평소 공관 행사 때는 남대문 시장에서 꽃을 사와 직접 집안을 꾸미고, 인스타그램에 이런 활동 사진을 올려 최 대사와 호주대사관을 홍보한다. 조앤은 “문화센터가 따로 있지 않고 대사관 공간을 활용하기 어려워 관저를 이용해 정기적인 문화행사를 열려 한다”고 설명했다.
 
대학 등에서 초청 강연을 많이 하고 있는 최 대사는 한국에서 하는 일 중 ‘멘토링’을 가장 보람있는 일로 꼽는다. 최 대사는 “‘미래의 희망과 꿈’을 주제로 강의해 달라고 초청을 받았는데 나중에는 주로 학생들을 상담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나는 학생의 질문은 “여태껏 공부만 하면 된다는 말을 듣고 살아왔는데 갑자기 창의성을 발휘하라고 한다.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것이었다. 최 대사는 “답은 없다. 자신의 정체성을 잘 살펴봐라. 재미있는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보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최 대사 역시 대학 시절 “많이 놀았다”고 했다. 운동을 좋아하고, 여행을 많이 다녔다. 최 대사는 “축구 같은 단체 운동을 하면서 리더십과 팀워크에 대해서 배웠고, 역사·철학 책을 보다가 왜 어떤 나라는 도약하고 어떤 나라는 쇠락했는지 관심을 가졌고 자연스럽게 외교관이 됐다”고 말했다.
 
최 대사의 운동 사랑은 부임지마다 대표적인 마라톤 대회 참가로 이어지고 있다. 요즘은 오는 11월 5일에 열리는 ‘2017 중앙서울마라톤(중앙일보·JTBC·일간스포츠·대한육상연맹 공동 주최)’에 참가하기 위해 몸 만들기가 한창이다. 매일 새벽 6시부터 성북동에서 북악산까지 왕복 9㎞를 달린다. 뉴욕·보스톤·퀘벡시티마라톤 대회 등에 이어 일곱 번째 풀코스(42.195㎞) 도전이다.
 
최 대사는 “전세계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상징적인 마라톤 대회를 뛰려고 한다”며 “도시의 중심에서 뛰게 되면 도시와 친밀감을 느낄 수 있고, 그 도시의 정체성과 대중의 정신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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