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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김성희의 어쩌다 꼰대(11) "부모들이여, 이기주의자 되라"

2014년에서 2015년까지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KBS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자식들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자식 바보' 아빠가 이기적인 자식들을 개조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불효 소송'을 중심으로 가족이기에 당연하게 여겼던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는 휴먼 가족 드라마.[중앙포토]

2014년에서 2015년까지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KBS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자식들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자식 바보' 아빠가 이기적인 자식들을 개조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불효 소송'을 중심으로 가족이기에 당연하게 여겼던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는 휴먼 가족 드라마.[중앙포토]

 
문제는 자식이다. 아니면 자식들. 요즘 또래가 모인 자리의 화두는 자식이 주로 꼽힌다. 줄곧 그랬던 건, 물론 아니다. 은근한 자식 자랑에 상사 씹기 등 직장 이야기에 ‘놀기’ 좋은 곳이 젊었을 적의 주 화제였다. 
 
이것이 주식이며 부동산 등 재테크로 슬금슬금 옮겨 가더니만 건강과 인생 2모작을 위한 일자리와 더불어 자식이 주요 화제로 떠올랐다. 뭐, 정치 문제로 의견이 갈려 얼굴 붉히는 경우도 가끔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렇게 달라지는 걸 피부로 느낀다. 친구들을 만나고 온 아내는 자식과 며느리 험담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단다. 남자들도 마찬가지다. 한 친구는 결혼을 앞둔 아들이 “직장에서 먼 곳은 싫다”며 막무가내로 손을 벌린다고 성토한다. 여기에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생활비에 보태는 역모기지론을 신청하려니 자식들 눈치가 보인다”는 다른 친구의 하소연이 받는 식이다.
 
며칠 전엔 더 기막힌 이야기 들었다. 한 친구의 지인이 중병에 걸렸더란다. 입원해서 수술을 받고 함께 퇴원하던 날, 무슨 일이 그리 바빴는지 두 아들 내외가 모두 들여다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입원 중에도 “아빠, 파이팅!” “아버님, 괜찮으시죠?” 하며 안부를 묻는 전화 메시지만 왔기에 어느 정도 짐작은 했다고.
 
 
퇴원하던 날 집에 돌아와 아내를 부둥켜안고 울었다. [중앙포토]

퇴원하던 날 집에 돌아와 아내를 부둥켜안고 울었다. [중앙포토]

 
그는 퇴원하던 날 외식을 하고는 집에 돌아와 결국 아내를 부둥켜안고 울었다고 한다. 서럽기도 하고 ‘내가 자식을 이렇게밖에 못 키웠나’ 싶어서. 문제는 그 가족이 문제가족이 아니라는 데 있었다. 
 
자식이 원하기에 전세이긴 하지만 강남에 신접살림을 차려주었는가 하면 고부간에 별다른 문제도 없는, 겉보기엔 원만한 가정이라 했다. 단지 자식들이 받는 것에만 익숙하고 부모에 대한 배려는 조금도 없는 것 빼고는. 부모의 보험을 믿는 건지 1000만 원이 넘게 나온 치료비를 두고도 궁금해하지 않더라고 했다.  
 
그날 동석했던 친구들이 한결같이 분노했다. 이건 부모에게 기대는 걸 넘어 부모를 봉으로 아는 작태라고. 그런 자식들이 외출할 땐 두뇌개발에 좋다는 완구며 우유병 세척기 등 한 보따리씩 싣고 다닐 정도로 자기 아이들에겐 온갖 정성을 다한다는 개탄도 나왔다.
 
 
부모·자식 간 의무는 어디까지? 
 
 
부모 자식 간의 의무 또는 상조는 언제, 어느정도 까지일까? [사진 smartimage]

부모 자식 간의 의무 또는 상조는 언제, 어느정도 까지일까? [사진 smartimage]

 
글쎄, 말은 안 했지만 모두 생각이 많은 듯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의무 또는 상조는 언제, 어느 정도까지인지, 내 자식은 안 그러리라 자신할 수 있는지 등등.
 
한데 한 친구가 바둑의 지혜를 패러디한 명언을 했다. ‘아생연후조자(我生然後助子)’라고. 말인즉슨, ‘나 살고 난 후 자식을 도우라’는 것. 있는 것 없는 것 다 퍼주고는 훗날 자식에게 손 벌리고, 눈칫밥 먹을 게 아니라 아무리 자식이라도 제 살길 마련해두고 베풀어야 한다는 게 그 친구의 주장이었다.
 
입맛은 쓰면서도 예전에 읽은 칼럼의 제목이 떠올랐다. ‘부모들이여, 이기주의자가 되라’였던가.
 
김성희 북 칼럼니스트 jaejae99@hanmail.net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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