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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뜨거운 감자 전술핵 … 냉정히 계산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나라 안팎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논의가 심상치 않다. 북한의 임박한 핵무장 우려에 따라 미국 전술핵 재배치론이 국내에서 미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NBC방송은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많은 사람이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가망 없는 일(nonstarter)’로 보고 있지만 한국이 요구하면 전술핵 재배치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는 30여 년간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해 온 미국 정부의 정책을 깨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이 6차 핵실험으로 수소탄 개발에 성공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위협하자 미국으로선 공격적인 대북 옵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11일의 유엔 안보리 표결을 앞두고 북한과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압박해 송유관 폐쇄 등 대북제재에 더 강하게 나서도록 유도하려는 카드라는 분석이다. 또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는 미국의 북핵 대응 의지와 핵우산에 대한 신뢰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 본토가 북한의 핵 위협을 받았을 때 실제로 한반도에서 핵우산이 작동될지에 대한 의심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정확한 속마음은 여전히 짐작하기 어렵다. 소식통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가 지난해 미국에 전술핵 재배치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정부가 ‘핵 없는 세계’를 내세우며 전술핵 확산에 강하게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한미연합사령관과 미 제7공군사령관이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의식해 미 의회가 이런 민감한 카드에 손을 들어줄지도 의문이다.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국내 정치권의 입장도 찬반이 엇갈린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며 재배치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반면에 자유한국당은 이미 전술핵 재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문재인 캠프 출신의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비서관, 이종걸 전 원내대표, 김성곤 전 국회 국방위원장 등이 전술핵 반입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폭주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멕시코가 북한 대사를 추방하고 필리핀이 북한과 교역을 전면 중단키로 하는 등 국제사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무엇보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국내 여론 흐름이다. 갤럽(5~7일)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8~9일)에 따르면 전술핵 재배치에 각각 65%와 68.2%가 찬성했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 미 언론까지 백악관의 전술핵 재배치설(說)을 보도해 기름을 부은 것이다. 이제 전술핵 재배치 논쟁은 피할 수 없는 뜨거운 감자가 됐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함께 전술핵 재배치의 이해득실을 냉정하게 계산하면서 신중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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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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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