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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 '특수학교' 부지에 '한방병원'?…그 속사정 보니

지난 5일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교육감-주민토론회에서 옛 공진초 터에 국립한방의료원이 들어서길 바라는 주민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특수학교가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의 장애아 학부모들은 난감한 표정이다. [연합뉴스]

지난 5일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교육감-주민토론회에서 옛 공진초 터에 국립한방의료원이 들어서길 바라는 주민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특수학교가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의 장애아 학부모들은 난감한 표정이다. [연합뉴스]

'특수학교' VS '국립한방병원'.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옛 공진초교 부지 활용을 두고 서울시교육청·장애아 학부모들과 인근 주민들은 서로 다른 요구를 하고 있다. 
 
시교육청과 장애아 학부모들은 "인근에 특수학교가 없어 지적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매일 1~2시간 넘게 통학을 한다"며 특수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반면 인근 주민들은 한방병원 유치를 요구한다.
 
 그런데 국립한방병원은 어떻게 거론되기 시작한 것일까. 10일 정부·국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방병원 설립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15년 말부터다. 국회에서 병원 설립 연구용역을 위한 2016년도 정부 예산 2억원이 통과돼 복지부에 배정된 것이다. 
 
 하지만 병원 설립은 당초 정부의 우선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2015년 당시 국정감사에서 일부 국회의원들이 국립한방병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긴 했지만, 정부 차원에서 크게 검토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산이 배정됨에 따라 복지부는 지난해 하반기 보건산업진흥원에 연구용역을 맡겨 사업 타당성을 검토했다. 유력 후보지인 옛 공진초 터를 비롯해 여러 곳이 물망에 올랐다. 옛 공진초 터는 대한한의사협회, 허준박물관 등이 근처에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그러는 사이 "국립한방병원이 설립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지역 주민들 사이에 퍼졌다. 강서구가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한방병원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7월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강서지역 공립특수학교 신설 주민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에서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강서구 주민 외 인사의 토론참석 문제로 항의를 받았고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7월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강서지역 공립특수학교 신설 주민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에서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강서구 주민 외 인사의 토론참석 문제로 항의를 받았고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연합뉴스]

 하지만 연구용역 뒤 사업은 더 진척되지 않았다. 복지부가 올 3월 시교육청으로부터 공진초 터에 특수학교를 세울 예정이라는 입장을 통보받으며 병원 설립 논의를 아예 중단한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병원 설립은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고, 더군다나 장소는 전혀 논의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복지부 관계자는 “한의사 공급 과잉 등의 지적이 나오는데다 기존 한방 병원들의 운영도 녹록지 않은 상태에서 국립 병원을 새로 만들자는 논의를 꺼내기엔 조심스럽다"고 했다. 
 
 시교육청은 2013년부터 추진해온 옛 공진초 터에 예정대로 특수학교를 설립할 계획이다. 지난 7월 열었던 1차 주민 토론회가 무산되고, 이달 5일에 2차 토론회에서 주민들의 '반대' 의견과 야유가 나왔지만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장애아 학부모들도 이날 반대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고 사정하는 등 학교 설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변하고 있다. 
지난 5일 토론회에서 지역 주민 앞에 무릎을 꿇은 장애아 학부모 장민희씨. [중앙포토]

지난 5일 토론회에서 지역 주민 앞에 무릎을 꿇은 장애아 학부모 장민희씨. [중앙포토]

 하지만 주민들은 한방병원 유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토론회에서도 일부 주민은 "특수학교와 병원 설립 중에 뭐가 더 효율적인지 따져보라"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은 1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학교 설립과 관련한 모든 칼자루를 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 병원 설립을 추진할 힘이 없다"고 말했다.
특수학교 설립 어떻게 될까
  장애아 학부모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김남연 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 대표는 "설립이 불투명한 병원에 따른 '님비(Not In My Backyard)' 현상 대신 주민 편의시설과 특수학교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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