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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허리케인 ‘어마’, 세력 키워 플로리다 상륙

초대형 허리케인 ‘어마’가 3등급에서 4등급으로 세력을 키워 미국 플로리다주에 상륙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의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쿠바 동부를 강타한 어마가 시속 10∼16㎞의 속력으로 이동하면서, 이날 저녁부터 플로리다주 최남단인 키웨스트 지역을 영향권에 넣었다. 어마는 최고 강한 등급인 카테고리 5등급으로 시작했다가 카리브해를 지나면서 3등급까지 떨어진 뒤 플로리다 상륙을 앞두고 4등급으로 더 세졌다. 10일 오전 9시쯤 허리케인의 눈이 키웨스트를 지나면서 이 일대에 침수피해가 잇따랐다. 플로리다주는 건물 200여만 채 이상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고 밝혔다. 마이애미 비치에서는 성인 남자 키의 두배가 넘는 파도가 넘실댔고, 생방송으로 연결된 기자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강풍이 불었다. 마이애미 다운타운은 폭우로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면서 침수됐다. 10일 오후 3시 현재 세력이 다시 3등급으로 약해진 상태에서 플로리다 본토의 남서쪽을 따라 탬파를 향해 북진중이다. 
 
9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어마가 할퀴고 지나간 쿠바 동부 지역 주민들이 무너진 전봇대를 피해 다니고 있다. [쿠바 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어마가 할퀴고 지나간 쿠바 동부 지역 주민들이 무너진 전봇대를 피해 다니고 있다. [쿠바 로이터=연합뉴스]

 
어마는 카리브해 섬들을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최소 2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서 5명, 앵귈라에서 1명이 각각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도 4명이 사망했고,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최소 3명이 목숨을 잃었다. 1명이 사망한 바부다에서는 전체 건물의 95%가 파손돼 1억 달러의 재건축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9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어마로 만들어진 강한 파도가 쿠바 아바나의 말레콘 방파제를 강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어마로 만들어진 강한 파도가 쿠바 아바나의 말레콘 방파제를 강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생마르탱의 경우 60%의 가옥이 파손됐고, 11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된 상태다. 프랑스 국영 재보험사 CCR은 어마로 인해 프랑스령 카리브해 섬들이 12억 유로(약 1조6300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CCR은 “이런 피해규모는 지난 35년내 프랑스가 겪은 최악 천재지변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었다. 카리브해 전역에서 입은 피해는 모두 100억 달러(약 11조3000억원)을 넘긴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이 때문에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모든 사람이 확실히 알아야 한다. 어마는 믿을 수 없이 거대하고 파괴적인 태풍”이라며 “그것은 살인자(Killer)”라고 말했다. 플로리다 주 정부는 일찌감치 주 남부와 중부 전체에 거주하는 630만 명에게 대피령을 내려 이 가운데 500만명 이상이 북쪽으로 빠져나갔다. 미처 대피하지 못한 5만여명이 간단한 침구류와 귀중품을 챙겨들고 260 곳의 대피소에 모여들었다.
 
미국 플로리다주 남서부 도시인 에스테로 주민들이 9일(현지시간) 대피소에 피신해 허리케인 어마의 경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플로리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남서부 도시인 에스테로 주민들이 9일(현지시간) 대피소에 피신해 허리케인 어마의 경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플로리다 로이터=연합뉴스]

 
허리케인 어마는 강풍과 함께 최대 강수량 20인치(508㎜)에 이르는 폭우를 동반할 것으로 예보됐다. 허리케인의 이동경로가 변경되면서 피해를 더 키울 가능성이 커졌다. 쿠바 동부를 떠난 어마가 당초 예상했던 플로리다 반도 남동부의 마이애미가 아닌 서부의 탬파를 향했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이 대피한 동부에 비해 포트마이어스와 탬파 등 서부 해안가에 피해가 집중될 수 있다. 플로리다 남부의 400만명 정도가 정전 사태를 맞을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 전문가들은 어마로 인한 피해가 미국에 상륙한 허리케인 역사상 가장 큰 규모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에스테로의 저메인 체육관에 허리케인 어마를 피하기 위한 인파가 몰려 있다. [A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에스테로의 저메인 체육관에 허리케인 어마를 피하기 위한 인파가 몰려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주는 물론 접경인 조지아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노스캐롤라이나 주까지 비상사태를 미리 선포해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라디오와 인터넷 등을 통해 “폭풍의 진로에 있는 사람 모두 경계를 늦추지 말고 정부와 법 집행기관의 권고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허리케인을 피해 미국 플로리다를 떠나려는 승객들에게 항공사가 바가지요금을 씌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정치인들이 교통부에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최근 한 항공사의 플로리다 마이애미~애리조나 스카이 하버 국제공항 편도 요금이 547.50달러에서 3258달러로 변경됐다는 내용의 사진 파일과 함께 이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서 촉발됐다. 
 
리처드 블루멘탈(민주ㆍ코네티컷), 에드워드 마키(민주ㆍ매사추세츠) 상원 의원은 일레인 차오 미 교통부 장관 앞으로 조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항공사들은 서비스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을 취할 권리가 있고 예측불허의 상황에 대한 가격 책정도 있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허리케인을 피해 탈출하는 국민에게 터무니없고 부당한 요금을 부과할 권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서울=문병주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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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