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더,오래] 이상원의 포토버킷(3) 한 장 사진에 끌려 내려간 제주도, 암투병 아들 완치 선물

원하는 것을 이루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과거에 찍은 사진을 보며 ‘꼭 이루고 말리라’고 다짐하면서 자기 최면을 걸어보는 것도 그중 하나다. '포토 버킷'은 사진으로 만드는 버킷리스트다. 이루고 싶은 꿈을 사진에 투영하면 꿈을 목적지로 하는 내비게이션이 켜지고 현실화하는 여행이 시작된다. '이상원의 포토버킷'은 개인적인 경험에 더해 이미 꿈을 이룬 분들을 찾아 ‘사진 한장’에 담긴 스토리, 준비과정, 비결 등도 곁들이는 연재물이다. 즐거운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가볍게 출발해 보자. <편집자>
 

 
[사진 제주관광공사]

[사진 제주관광공사]

 
필자가 10년 가까이 일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한 지 거의 10년이 다 돼 간다. 옛 직장 선배와 함께 준비했던 첫 사업은 기대와 달리 제대로 시작도 못 해 보고 실패했다. 직장을 그만두기 전 나름대로 계획도 꼼꼼하게 세우고 준비도 한다고 해서 그런지 정말 허무했다. 
 
그러나 실패와 성공의 경험이 조금 더 쌓인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의 계획과 준비는 참으로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나는 시간만 손해 봤지만, 그 선배는 금전적으로도 큰 손해를 봤고 기회비용 또한 컸다. 다행히 서로 신뢰를 지켰기 때문에 인간관계는 깨지지 않고 지금까지도 도와가며 잘살고 있다. 생각해 보면 그때의 실패가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어느 누가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준비하면서 대충대충 하겠는가? 모두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면 부끄러울 정도로 엉망이었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뭐 하나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 경험보다 나은 스승은 없다는 말, 또한 경험해 봐야 제대로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가능하면 좋은 경험은 직접 겪는 것이 좋고, 나쁜 경험은 간접적인 것이 좋다.
 
제주도의 숨은 매력을 소개하는 건강힐링여행 프로그램제작자인 ‘더힐링아일랜드(The Healing Island)’의 강보식 대표의 인생 내력 또한 마찬가지다. 뜻하지 않게 새로운 인생을 위해 이주한 제주도에서의 사업이 뜻대로 잘 풀리지 않았던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강보식 ‘더힐링아일랜드’ 대표. [사진 이상원]

강보식 ‘더힐링아일랜드’ 대표. [사진 이상원]

 
하지만 옛말에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했던가, 우연한 곳에서 뜻하지 않은 기회를 만나 결국 꿈꿔 오던 인생2막을 성공적으로 열고 있는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우연히 잡은 인생 2막 기회 
 
명문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대기업 회장실, 계열사를 거치며 팀장으로 활약하는 등 소위 ‘잘 나가던’ 그였다. 삼십 대 중반이던 2003년, 당시 열 살인 큰 아들이 갑자기 ‘소아급성백혈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아무 걱정 없이 전진만 했다. 
 
급브레이크를 밟고 갑자기 멈춰선 자동차처럼 한 동안 멍하게 지내다가 정신을 차려 아들의 치료와 함께 인생의 의미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잘못 산 인생의 대가를 아들이 치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학습했다.  
 
안팎으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기는 했다. 그러나 회사에서의 중책과 병행하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이 들어 고민에 휩싸였다. 그러던 중 언젠가는 정착하고 싶은 곳으로 꿈꿔 왔던 제주도의 시원한 자연을 찍은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과 때묻지 않은 사람들이 사는 제주도가 아들의 치료와 자신의 인생2막을 열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2009년, 바로 회사를 정리하고 제주도 이주 계획을 세웠다. 
 

 
새로운 꿈을 꾸게 해 준 제주도의 산, 바다, 길. [사진 이상원]

새로운 꿈을 꾸게 해 준 제주도의 산, 바다, 길. [사진 이상원]

 
비영리사단법인 ‘제주선문화진흥원’의 이사장을 맡아 자연보전을 위한 환경캠페인과 학생들을 위한 교육기부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했다. 자신의 인생의미 찾기와 아들의 치료를 병행하기에 제주도는 좋은 기회의 땅이었다. 
 
마침 2012년 제주도에서 세계자연보전총회가 개최될 예정이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보냈다. 하지만 낯선 환경에서 경험이 부족한 가운데 좋은 의도만으로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것은 아니었다. 
 
도시문명과 대기업 시스템의 주어진 환경에 길들여졌던 그는 스스로 새로운 일을 개척하고 추진하기가 벅찼다. 정신력과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진흥원을 운영할 인력과 자금이 부족해지자 절망감을 느꼈고 우울증 증세를 겪기도 했다.
 
 
절망의 순간에 내려오는 희망의 끈  
 
희망의 끈이란 절망의 순간, 아주 우연한 기회에 하늘에서 내려오는 법. 다만 대부분의 경우 당사자는 알 수가 없고, 한참이 지나고 나서 돌이켜 보면 그것이 기회였구나, 그때 참 잘 잡았구나 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며 감사의 기도를 하게 된다. 물론 놓치고 나서 후회하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2013년 절벽에서 겨우 버티던 강 대표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다니던 명상학교에서 알게 된 이홍식 연세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명예교수였다. 제주도에 왔으니 ‘약속했던 대로’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도저히 그럴 기분은 아니었지만, 예전에 제주도엔 좋은 길들이 많으니 오게 되면 꼭 연락하라고 약속했던 기억이 떠 올라 마지못해 마중을 나갔다.
 
 
신비한 느낌마저 드는 제주도 숲길. [사진 이상원]

신비한 느낌마저 드는 제주도 숲길. [사진 이상원]

 
그저 약속을 지키기 위한 의무감에 나선 길이었지만, 네 시간 넘게 숲길을 함께 걸으며 절망에 빠져 있던 강대표는 가슴 밑바닥까지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 대학병원 정신과의사로서 오랜 명성과 지위를 포기하고 예정보다 일찍 명예퇴직해 새 인생을 개척하기 시작한 이교수도 마찬가지였다. 둘은 그날 더할 나위 없는 평화와 행복을 느꼈다. 
 
이교수는 좋은 길을 더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강대표는 그 동안 구석구석 누비며 알게 된 바닷가 올레길과 한라산 숲길을 안내해 주며 함께 걸었다. 약속, 부탁과는 상관없이 자신을 위한 힐링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강대표는 이때의 경험을 살려 전문 건강힐링프로그램 기획사인 ‘더힐링아일랜드’를 설립했다. 개인과 단체에게 제주도 트레킹을 통한 힐링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후 4년 동안 1000여 명이 넘는 고객과 함께 제주도의 바닷길과 숲길을 걸으며 자기성찰과 함께 건강을 돌보는 새로운 건강힐링사업을 발전시켜 나가 지금에 이르렀다. 
 
힐링프로그램엔 아들의 병 치료, 자신의 인생의미 찾기, 제주도 자연보전 운동, 학생들의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 그 동안의 경험이 모두 농축돼 있어 한 번 경험해 본 사람들은 다시 찾는 경우가 많았다.  
 
 
아들 병도 완치 
 
 
제주도 트레킹 힐링여행. [사진 이상원]

제주도 트레킹 힐링여행. [사진 이상원]

 
제주도 사진 한 장에 이끌려 낯선 곳에서 시작한 사업이 한 때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소중한 인연과의 약속을 지키면서 거짓말처럼 시작된 강대표의 재기스토리는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꿈을 향한 도전은 처음에는 시련을 주지만 포기하지 않고 기본을 소중하게 여기고 실천하면 끝이 보이게 마련이다. 처음 목표했던 그림 그대로는 아니지만 마침내 소중한 꿈과 목표를 이룬다는 평범한 진리를 그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2016년 병원으로부터 드디어 아들의 병이 완치되었다는 소견을 들을 수 있었다. 제주도의 자연은 강대표 자신에게 몸과 마음의 건강회복, 정서적 자립심, 경제적 독립을 선물해 주었고, 무엇보다 아들의 건강까지 회복시켜주었다. 
 
강대표는 이러한 선물들을 소중하게 다시 꿰어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은퇴학교’를 열어 자신처럼 인생 2막의 길을 마주해야 하는 친구와 선·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고 도울 계획이라고 한다. 그의 도움으로 인해 더욱 많은 사람이 나쁜 경험은 간접적으로, 좋은 경험은 직접적으로 겪길 바라며, 그의 꿈을 응원한다.
 
이상원 밤비노컴퍼니 대표 jycyse@gmail.com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관련기사
AD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북핵위기 심화 및 동북아 안보환경 변화 등 미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2017년 7월 1일 개소했습니다.
연구소는 대학과 정부출연 연구 기관 등과 연계해 학술행사를 개최하며, 정기적으로 자문회의를 열고 다양한 시각과 차별화된 이슈를 제시합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은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