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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2035] 마음 짠해지는 '연예인 불매운동'

홍상지 사회2부 기자

홍상지 사회2부 기자

‘빌딩 주인쯤 될 듯한 연예인이 등장하는 방 구하기 앱 광고, 아이돌 가수의 정체불명 토익 광고, 연예인 화보를 연상시키는 스마트폰 광고, 언제까지 봐야 하나요?’
 
얼마 전 온라인에서 흥미로운 ‘불매운동’ 현장을 봤다.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광고에 반대하는 일종의 ‘연예인 불매운동’이었다. 기업의 광고비 지출이 연예계로 과도하게 쏠리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다. 인스타그램에는 연예인 불매운동 계정(@dis_celebrity)이 개설됐다. 팔로어 수만 1500명이 넘었다. ‘연예인은 그런 거 안 써요’ ‘연예인 광고비=소비자 물가 상승’ ‘연예인, 인스타그램 협찬 포스팅 한 개에 1000만원. 월급쟁이 45%는 한 달에 200만원도 못 번다’ 등등…. 이 계정에는 이색 구호가 난무했다. 따지고 보니 어색하긴 하다. 빼빼 마른 여성 아이돌이 닭다리를 든 채 미소 짓고, 구직 걱정 따위는 하지 않을 듯한 유명 연예인이 알바 포털 광고를 찍는다. 이들의 ‘억’소리 나는 광고 출연료를 들을 때마다 그저 ‘나와 완전히 다른 세계 사람이구나’ 씁쓸할 뿐이다.
 
가히 ‘연예인 공화국’이다. 그들의 화려한 삶을 동경하면서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을 빼앗긴다. 억대 광고 출연료에는 ‘연예인이 나와야 매상이 오른다’는 당위론이 따라붙는다.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라고 한다. 수습기자 시절 한 유명 연예인에게 좀체 취재 접근이 되지 않아 입사 동기에게 덧없는 하소연을 한 적이 있다. “내가 김태희처럼 생겼으면 기자로 살기가 좀 편했을까?” 그는 냉정한 진단을 들려줬다. “그럼 네가 연예인 했지, 기자 했겠니?”
 
‘통장 요정’이라는 방송인 김생민씨가 인기다. 인기 비결은 그의 ‘짠돌이’ 근성에서 느껴지는 동류의식이다. ‘택시보다 버스나 지하철, 커피 값은 선배에게’ 20년째 알뜰히 살아온 모습은 연예인이라기보다 일반 직장인·생활인의 모습에 가까웠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명 MC가 이런 점을 비꼬았다가 시청자들의 ‘퇴출서명’까지 벌어지는 등 호된 질타를 받았다.
 
사람들은 그렇게 연예인 공화국에 서서히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에는 묘한 연민까지 느껴진다. 내 일상은 갈수록 팍팍해지는데 때때로 비치는 스타들의 일상은 화려하다. 위화감은 커지고 ‘과연 그들은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인지’ 샘까지 난다. ‘연예인 불매운동’이 보여 주는 우리 모습은 어딘지 짠하다. 그래서 이 운동을 조금은 응원하고 싶어졌다.
 
홍상지 사회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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