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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북한 올해 또 핵실험…이젠 지하 아닌 대기권서 실험"

북한이 지난 3일 오후 풍계리에서 6차 핵실험을 했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승인한 수소탄 핵실험이 완전 성공했다고 이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고 북한은 대기권에서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의 BBC는 같은 날 캐서린 딜(Catherine Dill) 미들버리 국제관계 연구소 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북한이 올해 지표면 또는 해상에서 핵무기를 폭발시키는 대기권 핵실험도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1946년 태평양 비키니 섬에서 실시한 핵무기 폭발 실험 [사진 미 국방부]

미국이 1946년 태평양 비키니 섬에서 실시한 핵무기 폭발 실험 [사진 미 국방부]

 
북한은 국제사회를 의식해 지금까지 지하에서만 핵실험을 했다. 대기권 핵실험은 핵무기 개발 초기에 실시됐던 방식으로 방사능 오염문제 때문에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대기권 핵실험은 폭발 후 방사능 낙진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치명적이다. 이런 이유로 1980년에 중국이 마지막으로 실시한 뒤 어떤 나라도 대기권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
 
미국이 1952년 태평양 마샬 군도에서 실시한 수소폭탄 실험 [사진 미 국방부]

미국이 1952년 태평양 마샬 군도에서 실시한 수소폭탄 실험 [사진 미 국방부]

 
 
캐서린 연구원은 “북한이 올해 안에 대기권 핵실험을 할 수 있다”며 “북한이 핵실험의 시기를 정할 때 정치적 여건보다는 기술적 요인을 더 많이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올해 핵실험을 할지 말지는 기술요인에 달려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북한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평가다. 지하 핵실험으로 미국을 움직일 수 없다면 대기권 핵실험으로 압박한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이코노미스트 8월 5일자 표지 사진 [사진 이코노미스트 해당 호 표지 ]

이코노미스트 8월 5일자 표지 사진 [사진 이코노미스트 해당 호 표지 ]

 
대기권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5일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제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북한의 대기권 핵실험 이후 한반도에서 전쟁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이 2019년 대기권 핵실험을 강행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시설 공격으로 대응한다는 시나리오다. 대기권 핵실험은 미국으로서도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레드라인’ 이라는 의미다. 북한이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내 평화협정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지금 추세로 볼 때 북한의 대기권 핵실험 시기가 2019년이 아니라 더 당겨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도 대기권 핵실험 가능성을 높게 본 분석이 상당하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소의 전문가는 “방사능 낙진은 핵물질이 폭발하면서 지표면의 물질과 반응해 만들어진다”면서 “태평양과 같은 대양의 바다 위에서 공중 폭발시키면 방사능 물질 확산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핵무기 개발 초기에 미국과 소련이 남태평양 등에서 수차례 대기권 핵실험을 했다. 당시엔 핵실험 장소가 대륙의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이거나 망망대해여서 사람에 대한 직접적인 방사능 피해가 적었고 그 피해를 판단하기도 어려웠다.
 
또한 북한은 강력한 전자기파(EMP)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수십 ㎞ 상공에서 핵실험을 실시한 개연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도 수십 ㎞에서 핵실험하면 방사능은 우주로 날아가 피해가 줄지만 EMP 효과는 과시할 수 있다는 게 북한의 판단이라는 분석도 있다. 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에 따른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북한은 공중에서 폭발효과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면서 정치적 성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핵실험을 실시 한 직후 노동신문에서 EMP 폭탄 효과를 언급했다. 하루 뒤인 4일에도 “핵무기의 EMP 위력” 이라는 기사를 올렸다.
 
미국이 1962년 네바다 사막에서 소형 핵무기 실험을 했다. [사진 미국 국가핵안보국]

미국이 1962년 네바다 사막에서 소형 핵무기 실험을 했다. [사진 미국 국가핵안보국]

 
그러나 북한의 대기권 핵실험 가능성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대기권 핵실험을 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했다. 여전히 재진입 기술을 가졌는지 의문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 교수는 “북한이 대기권 핵실험이 가져올 정치적 파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국제조약을 보더라도 대기권 핵실험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1996년 유엔에서 체결된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은 모든 지역(대기권, 외기권, 수중, 지하 등)에서 모든 종류의 핵폭발 실험을 금지했다. 이에 앞서 1963년 모스크바에서 미국과 영국 그리고 소련이 합의한 부분적 핵실험 금지조약(PTBT)에서도 지하 핵실험만 허용했었다.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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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