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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법원 결정 납득 어렵다"…노동 비용 6조1000억원 증가 전망

 “법원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 청구금액 대비 부담액이 일부 감액되긴 했지만 현 경영상황은 판결 금액 자체도 감내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즉시 항소해 법리적 판단을 다시 구하겠다.”
 
5년 11개월을 끌어온 노조와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한 기아자동차가 처음 내놓은 입장이다. 기아차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기아차 측은 31일 1심 선고 이후 “특히 신의칙이 인정되지 않은 점은 매우 유감이며, 회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소송 판결 결과를 기아차 전체 인원으로 확대 적용하고 소송 제기 기간에 포함되지 않은 기간까지 모두 합산하면 이번 판결에 따라 기아차가 실제 부담할 잠정 금액은 총 1조원 내외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기아차 통상임금 관련 1심 선고가 내려진 3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김성락 기아차노조지부장과 변호사 및 노조원들이 법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170831

기아차 통상임금 관련 1심 선고가 내려진 3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김성락 기아차노조지부장과 변호사 및 노조원들이 법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170831

 
 
앞서 기아차는 선고에 앞서 소송에서 패소하면 3년 치 소급임금과 소송 제기 이후 판결 시점까지 합산된 임금, 연 15%의 법정 지연이자 등을 지급하는데 최대 3조원이 넘는 비용이 들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1심 판결 결과 부담액이 줄어들면서 추정치도 변경됐다.
 
그러나 회사 측은 3분기 영업적자를 피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라고 판단했다. 기아차 측은 “판결 결과에 따라 실제 부담 잠정금액인 1조원을 즉시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기아차의 영업이익이 지난 상반기 7868억원, 2분기 4040억원이었다. 3분기 영업이익 적자전환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편 경영계 전반에서도 우려와 반발이 쏟아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판결이 나온 직후 “허탈감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총 측은 “노사가 자율적으로 약속한 사항을 기준으로 임금의 범위를 규정했는데, 약속을 뒤집은 노조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은 노사합의를 준수한 사측이 일방적으로 부담을 감수하라는 것”이라며 ‘신의성실의 원칙’을 법원이 인정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최근들어 재계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우려를 표시했다. 박재근 대한상공회의소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노사 당사자가 합의했던 관행을 스스로 부정해, 노사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기차, 사드 후폭풍에...통상임금에...빨간불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현대차가 글로벌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사드 후폭풍' 여파로 석 달째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아차는 통상임금과 관련한 선고를 앞두고 있어 판결여부에 따라 큰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2017.8.30  jjaeck9@yna.co.kr/2017-08-30 15:00:08/<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현기차, 사드 후폭풍에...통상임금에...빨간불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현대차가 글로벌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사드 후폭풍' 여파로 석 달째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아차는 통상임금과 관련한 선고를 앞두고 있어 판결여부에 따라 큰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2017.8.30 jjaeck9@yna.co.kr/2017-08-30 15:00:08/<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번 판결이 산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판결에 따라 고정상여금ㆍ기타수당이 모두 통상임금으로 인정받으면, 매년 노동 비용이 6조1000억원 증가하고,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0.13%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와 있다. 또한 다른 기업 노조들도 앞다퉈 소송에 나설 경우 분쟁 비용이 증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되는 곳은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을 포함한 자동차 업계다. 대외적으로 최악의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법원마저 노조 손을 들어 주면서 추가 비용까지 발생하게 됐다. 특히 기아차는 당장 영업적자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고, 기아차의 지분 33.88%를 보유한 현대차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기아차가 마지막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7년이다. 기아차는 지난 상반기 중국 판매량이 55% 줄고 전체 영업이익도 44% 감소했다.
 
부품 업계도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완성차 업체의 경영난은 그대로 부품업계의 경영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부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또다시 완성체 업체도 타격을 받게 되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학회,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등과 함께 “기아차가 패소하면 기아차에 대해 대금 지급 의존도가 높은 영세 부품협력업체들은 자금회수에 지장이 생겨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부품 업계 등 자동차 산업계가 타격을 입으면 일자리 상황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앞서 이번 판결 결과에 따라 총 2만3000개 넘는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또한 경총 역시 2013년 12월 통상임금 소송으로 산업계 전반에서 최대 38조5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41만8000개 일자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산업계 전반에서 진행 중인 다른 통상임금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4년간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 중인 기업은 총 192개에 달한다. 또한 이번 소송 결과를 보고 추가로 ‘소송 러쉬’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 중인 종업원 450명 이상 기업 25개사가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최대 8조367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1심이나 2심 선고가 난 사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1심에서 신의칙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2심에서는 다시 인정됐고, 현대중공업 소송 역시 2심에서 신의칙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 판결에서는 법원이 신의칙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재계가 강조해 온 논리가 힘을 잃게 될 수도 있어 앞선 판결들의 양상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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