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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반복되는 논란, 책임 안 지는 방송사

노진호 문화부 기자

노진호 문화부 기자

지난 24일 MBC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이 배우 송선미 남편 살인사건을 방송한 뒤 선정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제작진은 유족 동의 없이 몰래카메라로 장례식장까지 촬영해 “시청률 높이려 상식적 취재 윤리까지 어겼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국독립PD협회는 28일 ‘MBC 리얼스토리 눈은 이미 수년 전부터 외주제작사, 독립 PD, 작가들 사이에 악명이 높다. 법적 문제가 발생하면 담당자는 모든 책임을 독립 PD들에게 전가해 왔다’는 내용의 성명서까지 냈다.
 
MBC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 “책임자 징계나 사과, 재발 방지 대책은 없느냐”는 질문에 MBC 관계자는 29일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해당 부분을 삭제했다”고만 답했다. 담당 제작진의 해명을 직접 듣고 싶다는 요구에도 “그 부분은 응할 수 없다”며 딱 잘랐다. “외주 제작사에 경위를 파악해 보겠다”며 책임을 외주사에 돌리는 듯했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화제의 사건을 다루는 ‘리얼스토리 눈’은 주요 내용은 외주 제작사가 제작하고, MBC는 스튜디오에서 MC들이 진행하는 부분의 촬영만 맡아 완성된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관리 책임은 당연히 MBC 몫이다. 시청자도 당연히 MBC 프로그램으로 인식한다. 그런데도 MBC는 외주사 잘못이지 자신들에겐 책임이 없다는 식이다.
 
방송사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교정시설에서 몰래 촬영한 내용을 방송했다가 이를 제작한 독립PD 4명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때도 MBC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 소송 비용도 전액 외주 제작사 스스로 부담해야 했다. 교정시설 내 무허가 촬영은 불법인 만큼 MBC가 최소한 이를 방조·묵인한 책임은 져야 함에도 말이다. MBC 내부 인사에 따르면 담당 CP(책임 프로듀서)는 되레 지난해 4분기 MBC 핵심 기여자로 선정돼 인센티브까지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tvN의 ‘SNL코리아8’에서 개그우먼 이세영이 남자 아이돌을 성추행하는 듯한 장면이 방송돼 논란이 일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방송사는 이세영을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킴으로써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 역시 비판을 받았다. 생방송이 아니니 사전에 걸렀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면 그 책임 역시 출연자와 방송사가 나눠 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문제가 생기면 힘 있는 쪽은 뒤로 숨고 외주사나 출연자에게 책임을 모두 씌운다면 그게 ‘불공정 갑질’ 아니고 뭘까.
 
노진호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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