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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근무, 월 100만원 이상 … 포스텍 ‘공정페이’ 현장실습

PC 앞에 앉은 포스텍 4학년 김해연씨가 스마투스 직원들에게 매출 데이터를 설명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PC 앞에 앉은 포스텍 4학년 김해연씨가 스마투스 직원들에게 매출 데이터를 설명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포스텍 기계공학과 4학년 김해연(22)씨는 지난달 초부터 영어·중국어 등 외국어 교육 콘텐트 기업인 ‘스마투스’(서울 서초동)에 현장실습을 나가고 있다.
 
김씨는 고객 매출 데이터 분석부터 회사가 발굴 중인 신사업 관련 시장조사 등 핵심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그가 받는 실습비는 월 150만원.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 기준이다. 회사는 울산이 집인 김씨를 위해 원룸을 빌리고 월세와 전기요금·관리비까지 지원한다. 김씨는 “실제 업무를 배울 수 있고 근무조건도 좋다”고 만족해했다.
 
요즘 무일푼으로 현장실습을 하는, 이른바 ‘열정페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대학정보공시(4년제대와 전문대 359곳 기준)에 따르면 현장실습생 중 76%(11만3180명)가 실습비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포스텍이 지난해부터 여름방학 동안 실시 중인 현장실습 프로그램인 SES(Summer Experience in Society)는 전혀 다르다.
 
SES는 학교가 일정 근무조건과 실제 업무 투입 등 질 높은 기업·연구소만을 추려 학생들에게 추천해 주는 현장실습 과정이다. 하루 8시간 근무, 월 실습비 100만원 이상인 곳만 추천한다. 또 사후 평가까지 학교가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게 특징이다. 포스텍은 지난해부터 여름방학을 3개월(6~8월)로 늘리고 학부생 전체를 대상으로 현장실습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산업현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지혜를 가르쳐 다양한 진로를 고민하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학생 만족도는 높다. 수학과 2학년 임병찬(20)씨는 6월 말부터 5주 동안 LG CNS의 하이테크개발사업부 개발혁신팀에서 현장실습을 했다. 임씨는 “현장실습생이라고 무시당하지 않고 실제 업무에 힘을 보태면서 배웠다”고 말했다. 교수들의 반응도 좋다. 김상욱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는 “전공 지식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알고부터 학업에 더 열의를 갖게 된 학생이 많다”고 전했다. 기업 역시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김문수 스마투스 대표는 “학교가 우리가 원하는 업무 역량을 미리 조사하고 이를 학생들에게 정확하게 공지해 줘 원하는 인재를 찾기가 쉽다”고 말했다.
 
포스텍은 당초 현장실습 참가율이 평소 5%로 높지 않은 대학이다. 이공계 특성화 대학으로 학부생 대부분이 대학원 또는 유학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SES 실시 후 현장실습 참가 비율은 시행 둘째 해인 올해 여름 24.7%(355명)까지 올랐다. SES는 의무가 아니지만 2년 동안 학부생 전체의 절반 가까운 인원(42.8%)이 현장실습에 참가했다.
 
SES의 안착은 ‘학내 공감대 형성 → 관리 → 사후 평가’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학교는 교수 추천을 받아 질 높은 기업·연구소를 추렸다. 지난해엔 76곳을, 올해 여름엔 119곳을 골라 학생들에게 추천했다. 전상민 포스텍 입학학생처장은 “SES 업무를 담당하는 학생지원센터와 해당 기관을 추천한 교수는 현장실습 기간 중 해당 기관을 방문해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현장실습을 나가기 전 직장 예절 등 매너 교육도 받는다. 실습 기간 4주당 1학점, 총 4학점까지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데 기관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D를 받으면 학점을 부여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대학가에서도 포스텍의 현장실습 성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우승 한양대에리카 부총장은 “대학이 단지 학생을 현장실습 내보내는 것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포스텍처럼 질 높은 기업·연구소를 발굴하는 질적인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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