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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박용환의 동의보감 건강스쿨(4) 밤에 힘 못 쓰는 남편에게 좋은 음식

기자
박용환 사진 박용환
한의학에서 체질을 구분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중앙포토]

한의학에서 체질을 구분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중앙포토]

 
많은 사람이 나의 체질은 무엇일까 궁금해한다. 그러나 한의학에서 체질을 구분하는 방식이 너무 많고 전문적인 용어를 써서 일반인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언론에선 태양인·소음인 등 네 가지를 주로 다루지만, 사람의 체질이 어찌 이 네 가지만 있겠는가. 간혹 네 가지 기준에 딱 들어맞는 분들이 있어 그 방면으로 치료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상은 굉장히 복잡한 방식으로 체질을 구분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체질 구분이 전문적인 영역까지 들어가면 복잡하지만, 어린아이라도 구분할 수 있는 분류 방법이 있다. 바로 남녀다. 남자와 여자는 생리적인 면이 다르다. 그러면 당연히 병리적인 부분도 다를 것이고, 치료도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남자는 기가 흩어지기 쉽고, 여자는 기가 모이는 편이다. 그래서 남자는 기를 모아주어야 하고, 여자는 기를 순환시켜주는 쪽으로 치료해야 한다. 똑같은 위장병이나 두통이라도 남자와 여자에게 처방하는 약의 종류가 다른 것이 한의학의 기본 접근이다.  
 
남녀의 인식은 여러 면에서 차이가 난다. 예컨대 색깔만 해도 대부분의 남자는 몇 가지 색만 인지하는 반면 여자는 수백까지 색깔을 구분해 낸다. 필자만 해도 분홍색 계통은 빨간색이 옅은 것이라고만 할 뿐인데, 여자들은 핑크·레드핑크·핫핑크·인디안핑크 이런 식으로 여러 이름으로 부른다. 남자들은 이런 이름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진료실에 들어온 부부는 남편이 허하다며 밤에 힘을 좀 쓰게 해주는 보약을 지어달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아그라 등 강제적으로 힘을 쥐어짜는 약물이 매우 많아진 세상이다. 이들 약물은 순간적인 말초 자극을 주지만, 아무래도 근본적으로 채우는 것의 이점을 아는 분은 여전히 한약의 기운을 신뢰하고 찾는다.  

 
 
성생활의 횟수나 시간에 대해 남녀 인식의 차이가 있다. [중앙포토]

성생활의 횟수나 시간에 대해 남녀 인식의 차이가 있다. [중앙포토]

 
어쨌든 이런 경우 상담을 할 때면 남녀인식의 차이를 깊게 느낄 수 있다. 바로 성생활의 횟수나 시간에 관해서다. “일주일에 몇 회 잠자리를 가지세요?” 라고 물으면 남자들은 “1주일에 한 번 정도요”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여자들은 “한 달에 한 번이나 되나?” 라고 말한다.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며 이리 저리 맞춰보지만 차이는 잘 줄지 않는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 시간 등 구체적인 대목에선 서로 옥신각신하는 경우도 있는데, 중재를 하느라 애를 먹기도 한다. 이는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남녀가 다른 대답을 한다는 조사가 많으니 남녀 인식의 차이는 어쩔 도리가 없는가 보다. 
 
 
‘세움’보단 ‘채움’이 중요 
 
남자들이 남성다움을 과시하거나,살아있음을 증명하고 싶을 때는 성능력이 빠지지 않는다. 간혹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는 것을 듣자면 무협지 저리가라인 경우도 있다. 진짜 그런지 실상은 알 수 없지만, 성생활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겠다. 정력 과시가 남성다움을 상징하니 누구나 계속해서 보존하고 싶을 것이다. 
 
 
남편과 아내의 발. [중앙포토]

남편과 아내의 발. [중앙포토]

 
정력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세움’이고 하나는 ‘채움’이다. 그런데 성능력을 자랑하는 분의 촛점은 ‘세움’에 있다 보니 정작 중요한 핵심은 흐려지는 것 같다. 세움은 말초자극만 강하게 하면 가능해 흥분제들이 그만큼 많이 통용되는 세상이 되었지만, 정작 더 중요한 것은 세움보다는 ‘채움’에 있다. 
 
동의보감의 신형편에서 사람을 구성하는 네 가지 중요 요소에 대해 나오는데, 바로 정·기·신·혈이다. 양의학적 개념으로 따지자면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이나, 혹은 유전자·DNA 같은 개념이라고 할까. 그만큼 인체를 구성하는 것 중에서 가장 우선시 되는 개념이다. 그 중에서 가장 앞에 나오는 정이라는 것은  몸에 모였다가 바깥으로 빠져나오는 정액으로 성능력의 채움을 이야기 하는데 빠질 수 없다.  
 
첫 조문의 제목이 인상깊다. ‘정은 몸의 근본이다.’ 그 다음 제목에서 한 번 더 쐐기를 박는다. ‘정은 지극한 보배다.’ 우리는 음식을 먹고 소화, 흡수시켜 에너지를 만든다. 이 에너지는 오장육부와 몸의 구석구석에 스며든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근본적인 에너지가 모인 것이 바로 정이다. 에너지의 정수이자 에센스이며 액기스라는 말이다. 
 
그러면, 이 정을 자꾸 써야 할까, 아니면 소중히 간직해야 할까. 서양의학과 대비되는 면 중에 하나가 이것인데, 정자의 생성면에서 볼 때 정액은 소모되고 난 뒤 3일이면 채워진다. 그러니 자꾸 써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 서양의 생물학적 개념이다. 
 
동양적 인체관의 개념에서 정이라는 것은 몸 에너지의 진액이기 때문에 비우고 나면 그것을 채우는데 온 몸의 다른 부분들이 그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 엄청난 일을 하게 된다. 정자 생성이라는 한 부분만을 볼 것이냐, 아니면 몸 전체를 다 관찰해서 연관관계까지 생각할 것이냐의 차이다. 
 
 
어지러움. [그림=김회룡]

어지러움. [그림=김회룡]

 
이 정을 자꾸 비울 때 일어나는 증상에 대해 언급한 것을 정리해 보면, 머리가 빙빙 도는 것 같고(어지러움), 귀에서 소리가 나며(이명), 다리가 시큰거리고(하지불안증), 눈앞이 어질어질하며(어지러움과 기력저하), 등이 아프며(요통), 눈에 광채가 없고(노화), 살이 빠지며(당뇨도 포함), 치아의 뿌리가 드러나고(풍치), 머리털이 빠지며 (탈모) 여러 질병이 금방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 한 곳만 정리해도 이런데, 동의보감을 통틀어 보면 거의 모든 질병과 연관이 돼 있다.  
 
 
정 채우면 귀와 눈 밝아져  
 
반대로 정을 충실히 하면 기가 충실해지고, 신이 왕성해지며, 몸이 건강하고 병을 덜 앓는다. 오장이 편안하고, 살갗에 윤기가 흐르며, 얼굴에는 광채가 돌고, 귀와 눈이 밝아져 늙었어도 더욱 기운이 솟는다라고 했다. 
 
 
정을 충실히 하면 살갗에 윤기가 흐르며, 얼굴에는 광채가 돈다. [중앙포토]

정을 충실히 하면 살갗에 윤기가 흐르며, 얼굴에는 광채가 돈다. [중앙포토]

 
그렇다고 성관계를 하지 말고 참으라는 뜻은 아니다. 성생활은 사람의 기본적인 생활이기 때문에 당연히 영위해야 한다. 한의학에서 강조하는 것은 ‘세움’에만 치우쳐 써 버리는 것만 집착하지 말라는 경고라고 보면 된다. 아끼는 돈처럼 잘 간직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써야 한다. 통장 잔고가 없는데도 카드 마구 긁으면 패망으로 가는 것처럼. 
  
정을 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호흡을 안정되게 해 정신을 가다듬는 것이다. 이것은 지면으로 말하기엔 한계가 있다. 필자가 진행하는 ‘동의보감 건강스쿨’ 아카데미에 참석해 직접 배우는 것을 추천한다. 정을 채우는 또 하나는 음식을 잘 먹는 것이다. 보통은 음식으로 정을 채우고, 그것이 안 될 때 약초로 도움을 받는다. 이런 음식과 약초도 똑 같이 ‘채우는’ 것이 있고, ‘세우는’ 것이 있다. 
 
보통 보양식들은 이 두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하는 편이다. 곡식으로 만든 밥은 정을 채우는 음식이다. 담담한 맛이 정을 생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맵거나 자극적인 맛의 음식은 세우는 음식이다. 부추·마늘이 대표적이다. 약초도 둥굴레·구기자 같은 것은 정을 채우는 것에 속하고, 삼지구엽초 같은 것은 세우는 힘에 도움을 준다. 채움에 중점을 두고, 세움을 부수적으로 둔다면 정력의 조화가 잘 이루어질 것이니 음식을 먹을 때 참고하시면 좋겠다.
 
 
부추. [중앙포토]

부추. [중앙포토]

 
정력 이야기를 하다보니 남성에게 촛점이 간 것 같은데, 여성은 정을 채우면 특히 피부가 고와져 좋아할 것 같다. 정력에 좋다는 것은 단전의 기운이 좋아지는 것이다. 여성의 단전인 자궁쪽으로 하복부 기운이 좋아지고 이 기운이 넘치면 피부에 좋은 영향을 주어 윤기가 나고 반질해진다. 영양학적으로는 이런 현상을 항산화효과라는 것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남자들은 성관계를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여성의 정력도 신경 써 주어야 한다. 여성의 정력은 마음이 열리는 것이다. 마음을 흡족하게 ‘채워’주면 여성의 마음이 열린다. 어떻게 채워줄 것인지는 남자들이 고민해야 한다. 이래 저래 남자는 본인도 채우고, 여성도 채워줘야 건강할 수 있겠다.
 
박용환 하랑한의원 원장 hambakusm@hanmail.net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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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