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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나이 많은 위암 초기 환자, 치료 미뤘다간 5년 생존율 반 토막

나이가 들면 암도 느리게 자란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면 고령 암환자의 경우 젊은 사람과 달리 치료를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걸까. 그렇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진단 당시 위암 초기였어도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은 환자는 5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위암 1기의 5년 생존율은 90% 이상이다.
 
5년 생존율은 암 치료를 받은 환자 중 5년간 재발하지 않은 비율을 말한다. 치료 후 5년간 생존하면 의학적으로는 완치된 것으로 규정한다.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이혁준 교수팀은 1988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에서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 101명을 대상으로 위암 진행 속도와 사망에 이르는 기간을 조사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67.4세였다. 이들은 암으로 진단받았지만 합병증이나 경제적 문제, 치료 걱정, 대체요법 등을 이유로 5개월 이상 치료받지 않았다.
 
진단 후 1년 지나자 암 크기 2배
연구 결과 위암 초기라도 진단 후 1년이 지나면 암 덩어리가 평균 2배로 커졌다. 위를 잘라내는 등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아 암세포가 빠르게 퍼진 셈이다. 특히 위암 1기로 진단받은 후 평균 34개월 만에 암세포가 림프절을 통해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전이성 위암으로 악화됐다.
 
암세포가 커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병기가 진행됨에 따라 점점 짧아졌다. 1기에서 2기까지 진행하는 데는 34개월이 필요했다. 하지만 2기에서 3기까지는 이 기간의 절반도 안 되는 19개월이 걸렸다. 3기에서 4기까지 악화하는 데 걸린 시간은 2개월에 불과했다. 이혁주 교수는 “위암은 갑상샘암과 달리 아무리 초기라도 위를 잘라내는 등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5년 이내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사망할 때까지 전혀 치료받지 않은 위암 환자 72명의 생존기간을 추적 관찰했다. 이들의 생존기간은 5년을 간신히 넘겼다. 암 병기에 따라 1기는 63개월 동안 생존했다. 2기는 25개월, 3기는 13개월, 4기는 10개월 동안 생명을 유지했다. 일반적으로 위암의 마지막 단계인 4기 환자도 치료를 하면 평균 생존기간이 18개월이 넘는다.
 
생존율로 보면 치료를 받은 1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3.6%였던 반면 치료받지 않은 환자는 46.2%에 불과했다. 2기의 경우 치료받은 환자와 치료받지 않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이 각각 77.4%·0%, 3기의 경우에는 각각 40.2%·0%였다. 이 교수는 “암환자의 생존기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치료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기보다는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위암의 진행 속도를 높이는 위험요인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75세를 기준으로 고령 그룹과 그 이하 그룹으로 나눠 위암 진행 속도를 분석했다. 이 교수는 “고령층은 암 진행이 느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기간이 들쭉날쭉하고 일관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외에도 성별, 암 분화도에 대해서도 분석했지만 암 진행 속도와는 관련성이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올해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세계위암학회에서 우수 연제로 선정·발표됐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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