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더,오래] 이정택의 당신도 CEO(7) 댄서출신 개인회생 중 '벼랑 끝' 창업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전직 스트리트 댄서였던 유은종(32) 씨는 스물여섯 살까지 춤밖에 모르고 살았다. 그간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면 그때가 가장 화려한 시절이었다. 그러나 공연 일정은 불규칙했고, 결혼 이후 태어난 2세와 가정을 위해서는 재무적 안정이 필요했다. 
 
결혼하자마자 장사를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선택했다. 하루 15만~20만 원 정도의 안정적 매출을 보였다. 아내와 같이 장사를 하다 보니 첫째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에게 양육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장사에 좀 더 욕심을 냈다. 
 
6개월 동안 전국의 맛집 100여 곳을 방문해 보고 내린 결론은 차돌박이 떡볶이로 갈아타면서 규모도 키우자는 것이었다. 떡볶이집은 한 달 400만~5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재료비·관리비·월세를 내고 나면 적자였다. 아내는 생계를 위해 다른 가게에서 일하고 둘째는 외할머니에게 맡겼다.  
 
후회가 밀려왔지만 당장 돌파구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1년 8개월간 이어진 적자를 견딜 수 없어 결국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5년 동안 매달 130만원씩 갚아가기로 했다. 그러나 적자가 이어지면서 빚은 더욱 불어나 기본 생계마저 쉽지 않았다. 
 
유 씨 부부가 갚아야 할 빚은 총 1억5000만원. 이것저것 잴 여유가 없었다. 무슨 일이든 해야 했다. 유 씨가 지금껏 해온 일은 댄스와 실패로 끝난 두 번의 창업이 전부다.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면목이 없다.
 
 
쓰라린 두 번의 창업 실패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막막한 유 씨의 사연을 접한 '나도 사장님'은 떡볶이 가게부터 찾았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에 있는 약 66㎡ 가게는 손님이 없어 썰렁했다. 차돌박이 떡볶이 가게의 메뉴판엔 생뚱맞게도 아메리카노·카페라떼·카라멜 마끼아또 등 커피음료가 걸려 있었다. 떡볶이 2인분이 1만5000원으로, 상권 소비층을 고려하지 않은 가격도 문제였다. 
 
상권 분석의 기본은 가게 주변 지역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다. 가게 반경 2km 이내에 있는 약 3만 세대 아파트 단지에 주목했다. 또한 주변의 공단·대학교·구청 등을 배달상권으로 확보할 수 있는 업종으로 범위를 좁혔다. 포장과 배달, 홀 손님을 위한 메뉴와 브랜드라면 가능성은 있을 것이다. 
 
유 씨의 재기를 도울 프랜차이즈로 ‘주구장창 석쇠불판 석쇠 직화구이와 김치찌개’를 선택했다. 상권 공략에 유리한 배달·포장이 가능할 뿐 아니라 불향이 가득한 신개념 김치찌게 맛이 특별했다. 퇴근길 직장인과 애주가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곧바로 가게 내외장 공사를 시작했다. 가게의 복층은 불법 건축물이라 단속대상이다. 복층을 뜯어내 주방 층고를 높이고 홀의 테이블을 늘리기로 했다. 결국 뼈대만 남기고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유 씨 자신도 변신을 시도했다. ‘주구장창 석쇠불판 석쇠직화구이와 김치찌개’에서 점주체험을 통해 메뉴를 충분히 익히고 자신감을 키웠다. 직화구이 불고기의 핵심인 불맛을 내기 위해서는 연기를 충분히 내줘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초벌구이 불고기는 석쇠에 비벼서 연기를 낸다. 브랜드마스터가 유 씨가 다시는 폐업의 상황을 맞지 않도록 매몰차게 몰아세우며 가르쳤다. 손님 마음을 사로잡는 서비스 마인드 훈련도 진행됐다. 혹독한 연습이 이어졌다. 힘든 교육과 냉정한 평가에 유 씨는 자신감이 떨어지고 있었다. 다행히 마지막 재기의 기회를 꼭 붙잡기를 바라는 브랜드마스터의 마음이 유 씨에게 전달됐다. 
 
 
유씨는 20대에 스트리트 댄서로 꿈을 좇던 열정으로 브랜드마스터를 만족시킬 때까지 달려보겠다고 생각하며 생애 가장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흩어진 아이들과 다시 합칠 것을 생각하며 힘을 냈다. 유 씨는 전문가 클라스의 차이를 실감했던 컨설팅과정이었다고 말했다. 
 
불고기와 김치찌개의 환상 궁합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답답한 가게 외관과 낮은 천장 때문에 더 비좁아 보이던 주방, 가게의 복층 구조를 뜯어 고쳤다. 통유리를 설치해 가게 외관을 시원하게 꾸몄다. 복층 철거로 공간 확장의 효과가 생겼다. 색상을 통일해 현대적 분위기를 살렸다. 가게는 감각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주방 확장 공사로 천장은 높아지고 동선도 효율적으로 변했다. 불판은 손님들에게 보이도록 배치했다. 공간 활동을 극대화한 인테리어는 포장·전화주문·계산까지 가능한 멀티 공간을 창조했다. 환기를 위해 50m에 달하는 통풍로를 설치했다. 
 
원래 ‘주구장창 석쇠불판 석쇠직화구이와 김치찌개’는 직화구이 배달 전문점 브랜드지만, 유 씨의 가게는 홀·배달·포장이 가능한 복합 매장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런 복합매장은 처음이었다. 좋은 자리에 넓은 공간을 갖춘 가게에서 배달만 하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 씨 가계에 대한 ‘나도CEO’의 체인지업 지원 금액은 총 4860만원. 유 씨는 생수배달을 통해 신속배달을 위한 예행연습을 하기도 했다. 20년차 생수배달 사장님에게 배달 노하우를 익혔다. 유 씨의 아내도 남편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열심히 한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감탄했다고 한다.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CEO' 방송 캡쳐]

 
드디어 가게 오픈 일,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2시간 동안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였다. 조리기술과 배달스피드, 메뉴 모든 면에서 자신감이 넘쳐났다. 매출목표액을 당초 40만원에서 상향해 50만원으로 잡았다. 가게 앞엔 이미 동네 주민들이 길게 줄을 섰다. 
 
주방에는 유 씨 부부를 도울 최소한의 인원만 배치하기로 했다. 시식행사에 참가했던 주민들이 오픈하자마자 밀려들었다. 오픈 전 시식행사에 왔던 손님들이 다시 찾아왔다는 건 맛이 있다는 증거다. 맛집 블로거도 찾아와 김치찌개와 불고기의 환상 궁합을 칭찬했다. 
 
남편은 요리를 담당하고 아내는 손님 응대를 했다. 부부 공동 운영의 모범사례가 될 만큼 부부는 호흡이 척척 맞았다. 2시간 매출은 62만5000원. 매출 목표 상향 도전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오픈 이후 6일간 매출은 총 585만원, 하루 평균 97만원을 기록했다.
 
 
창업이 성공하려면 몇 가지 신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이란 잘못될 수 있다. 잘못되면 고치면 된다. ‘머피의 법칙은 개나 줘!’ 라고 생각해야 한다. 달릴 수 있다면 걷지 말고, 의심이 들 때엔 생각해야 한다. 인내는 미덕이다. 하지만 성공할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은 축복이 된다. 뭐가 되든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는 편이 백배 낫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그 일은 실제로 불가능한 일이 되고 만다. 쉬운 일이라면 벌써 누군가가 시작했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자원은 끈질기고 열정적인 사람의 마음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생각해야 할 법칙이자 신념이다.
 
이정택 나도사장님 대표 jason.lee@imceo.kr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관련기사
AD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