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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독립운동가 앱 만든 정상규 작가 인터뷰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가들은 2만여 명입니다. 이렇게 많은 독립운동가의 정보를 좀 더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독립운동가'라는 앱이 있습니다. 서거일이 알려진 독립운동가 186명이 등록돼 있죠. 앱을 설치하면 독립운동가 서거일에 알림이 오고, 독립운동가의 생가와 기념관, 동상을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 앱을 만든 정상규 작가는 올해 『잊혀진 영웅들, 독립운동가』라는 책을 냈죠. 앱에 등록된 186명 중에서도 귀감이 될만한 67명을 골라 자세히 서술한 책입니다. 정상규 작가를 만나 독립운동가 앱을 만들게 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글=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소년중앙] 독립운동가 앱을 만든 후 '잊혀진 영웅들, 독립운동가' 책을 낸 정상규 작가.

[소년중앙] 독립운동가 앱을 만든 후 '잊혀진 영웅들, 독립운동가' 책을 낸 정상규 작가.



-독립운동가 앱을 만든 계기가 있나.
“사실 역사와는 거리가 멀었어요. 미국 오리건대학교에서 전공은 수학, 부전공은 경제학을 공부했죠. 유학 시절에 동양인으로서 실력을 인정받으려 노력하다 보니, 나라에 대한 소중함을 남달리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죠. 제 공부 때문에 가장 소중한 것을 놓치고 싶지 않아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귀국 후에는 바로 군대에 가야 했어요. 출퇴근하며 가족을 볼 수 있단 장점이 있어서, 공군 장교시험을 준비하고 6개월 후에 입대했죠. 장교훈련을 받은 후 5개월 뒤 강원도 GOP(남방한계선)로 가게 됐어요. 장교 활동은 국가를 지키는 일, 그 일이 내 소중한 가족과 친구를 지키는 일이라는 걸 실감하게 해줬어요. 그러던 중 유튜브에서 윤봉길 의사가 동포들에게 보낸 편지 영상을 보게 됐는데, 그렇게 곡소리를 내며 울어본 적이 처음이었어요. 왜 그렇게까지 반응했는지 지금도 잘 이해가 안 가지만, 그들이 대단하단 생각에 눈물이 나고 죄송한 마음도 들었어요. 처음으로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죠. 이후 수원비행단에서 일할 무렵 유관순 열사 서거일을 하루 지나 알게 되면서 다시 한번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찾아보니 독립운동가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게 좀처럼 없더군요. 윤봉길 의사 편지 내용에 울고, 유관순 사진을 보며 울컥하던 시절이라, 제가 뭔가 해야 한다고, 그게 의무라고 생각했어요.”
 
-스마트폰 앱이란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렸나.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유용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제 어릴 적 꿈은 컴퓨터공학으로 카이스트에 입학하는 거였어요. 중 1때 최연소 정보처리기능사를 땄고, 대학교 1학년 때까지 전공은 컴퓨터공학이었어요. 그 뒤 수학이 더 재미있어서 전공을 바꿨지만요. 틈틈이 앱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 직접 제작했어요. 제 능력을 넘어서는 것은 전문가에게 의뢰했고요.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2만여 명의 독립운동가 중에 서거일이 기록돼 있고 사진자료와 기타 공적이 분명한 분 186명을 앱에 등록했죠.”
 
-계획한 일은 바로 실행에 옮기는 행동파 같다.
“부모님이 연세가 있으시고 외동이라 그런지, 빨리 뭔가 이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미국 유학 중에도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생활했어요. 행동력은 얻었지만, 잃은 것도 많아요. 세상일이란 게 마음처럼 풀리지도 않고, 긴 시간이 필요한 일도 있으니까요. 제가 오리건대학교에서 공부하던 때였는데, 방학 동안 서울의 유명 어학원에서 수학강의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그때 수포자 학생들을 만점까지 끌어올려 준 적이 있어요. 내가 가진 것을 누군가에게 나눠주는 일의 재미를 처음 느꼈죠. 이런 경험을 하고 미국에 와보니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는 수학●과학 클럽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학교에 수학●과학동아리를 만들기로 결심했죠. 그런데 만드는 과정이 까다로워 1년이 넘게 걸렸어요. 좋은 일을 해낸다는 것은 열정은 물론이고 끈기와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는 것도 배웠어요. 또 강원도에 있을 땐 병사들에게 영어를 가르쳤어요. 이게 소문이 나서 GOP 최전방 부대에 영어, 수학 동아리가 줄줄이 생겼죠(웃음). 이런 모든 일이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200명에 가까운 독립운동가 이야기를 정리하는 일은 무척 힘든 작업이었을 것 같다.

“눈시울이 붉어진 적도 많고, 작업을 중단해야 했던 적도 있었어요. 또 작업할수록 ‘이토록 대단한 인물이 많았는데 왜 지금까지 몰랐을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이 생각은 ‘왜 모를 수밖에 없었을까’란 질문으로 확대됐고, 교과서의 내용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소수의 독립운동가가 계속해서 반복해 나온다는 점도 이때 깨닫게 됐죠. 예를 들면 안중근 의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와 함께 이토 히로부미 암살작전을 수행한 동료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죠. 그중엔 유동하라는 17세 독립운동가도 있었어요. 이토 저격 후 안중근 의사와 같이 붙잡혀 재판에 송치됐고 사형선고를 받았어요.”  
 
-앱을 만들 때 주변 반응은 어땠나.
“유학을 접고 돌아올 때도 그랬지만, 3.8선에서 병사들을 가르칠 때 이미 사회에 나가 일을 하던 친구들은 저보고 정신 차리라고 했어요. 앱을 만들 때는 부모님 생각하란 말을 많이 들었죠. 하지만 지금 하는 일이 누가 보더라도 당당하고 떳떳하고 정의롭다면 저는 그걸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앱이 나온 다음에는 KBS 광복절특집 다큐멘터리(2016년)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알아봐주는 분이 많았어요. 독립운동가 후손분과도 인연을 많이 맺었고 응원 메시지도 받았죠. 군복을 입었던 시점에 가장 명예로운 일을 했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런 신념들이 그 순간에는 잘 안 보이지만, 시간이 지난 뒤 놀라운 결과로 다가온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죠.”
 
-책을 내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수원비행단에서 일할 때 호형호제하던 부사관이 있었어요. 독립운동가 앱을 작업하던 저를 응원해주던 분이죠.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분이 의열단 창립멤버 윤세주 장군의 고손자였어요. 그 사실을 아버지가 숨겨 부사관 본인도 나이가 40세가 될 때까지 몰랐어요. 사실 의열단이란 이름을 꺼내는 일이 10년 전까지만 해도 쉽지 않은 분위기였거든요. 사회주의 계열이라는 이유 때문이죠. 독립운동가 앱의 공지사항에도 밝혔지만, 독립운동에 있어 좌우는 없다고 생각해요. 후손을 위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그들의 가치를 좌우 이념이라는 단어로 폄하할 순 없으니까요.”  
 
-8.15를 맞아, 세 명의 독립운동가를 꼽아준다면.
“나창헌. 의사로서 조국의 위기에 독립운동가가 된 인물이죠. 김상옥도 있어요. 조선의 쌍권총, 의열단의 행동대장, 좌우이념을 구별하지 않은 영웅이에요. 권기옥은 조선 최초의 여자 파일럿이에요. ‘일본으로 날아가 쑥대밭을 만들리라’라고 외쳤다고 해요.”
 
-이후의 계획을 알려 달라.
“『잊혀진 영웅들, 독립운동가』의 후속 책을 집필할 예정이에요. 또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과, 나라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그리고 역사문제와 관련된 국가 간 분쟁에 앞장설 수 있는 인권변호사가 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정상규 작가

정상규 작가

정상규
미국 오리건 대학교 수학과, 경제학과 졸업했다. 2015년 ‘독립운동가’ 앱을 최초로 개발했고 국가유공을 표창받았다. 2016년 KBS1 제71주년 8.15 광복절 특집 다큐멘터리 출연했으며 2017년 『잊혀진 영웅들, 독립운동가』 책을 발간했다.
 
 
 
 
 
 
[소중 학생기자들의 앱 사용 후기]
역사 탐방을 다녀온 학생기자들이 탐방기를 쓰며 이 앱을 직접 활용해봤습니다. "공부에 도움이 된다"거나 "이름을 알지 못하던 독립운동가들을 꼭 기억해야겠다"는 이야기가 많았죠. 앱을 써본 학생기자들의 후기를 소개합니다.
 
김지민(서울 서이초 5)
"독립운동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써봤는데 사진도 잘 나와 있고 자세한 설명까지 있어 만족스러웠어. 아쉬운 점은 한국의 독립을 도운 일본인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는 것.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
 
임규민(서울 발산초 6)
"탐방을 끝내고 독립운동가 앱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 이런 앱을 만들겠다고 생각한 게 대단한 것 같아. 역사 공부를 하는 다른 친구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장우진(용인 심곡초 5)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 특히 역사책이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딱이야! 정보 검색이 쉽고, 궁금한 점이 생길 때마다 찾아볼 수 있어 좋았어."

 
전민주(경기도 광명중 1)  
"역사책에 나오지 않는, 이름을 알지 못하는 독립운동가가 많단 사실을 깨닫고 꼭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했어. 보훈 GPS를 통해 독립운동의 흔적이 남은 장소와 관련한 독립운동가를 찾을 수도 있는 것도 마음에 들어. 앱을 통해 독립운동을 도운 모든 분들을 기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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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