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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성태원의 날씨이야기(7) 태풍 안심 일러, 올해 15개 더 온다

“꺼진 태풍도 다시 보자.”  

 
최근 우리를 긴장시켰던 제5호 태풍 노루(NORU)가 남긴 교훈이다. 지난 8일 수명을 다한 노루는 다행히 우리나라는 비껴갔지만 일본 열도를 덮치며 큰 피해를 남겼다. 노루는 역대 세 번째 장수 태풍답게 자기 목숨을 18일 8시간이나 부지했다. 대개 태풍의 수명이 7∼10일인 점을 고려하면 두 배 정도로 길게 살았다. 일본 기상청의 1951년 이래 관측 자료에 따르면 장수 1위 태풍은 1986년 웨인(WAYNE·19일)이었고, 2위는 1972년 리타(RITA·18일 18시간)였다.
 
태풍 노루 이동 경로. [사진 기상청]

태풍 노루 이동 경로. [사진 기상청]

 
노루는 지난 7월 19일 오후 9시께 일본 동남쪽 북서태평양에서 열대저압부로 발생했다. 이어 7월 21일 오후 9시께 태풍으로 발전했지만 큰 눈길을 끌지 못했다. 열흘 정도 북서태평양을 맴돌며 지리멸렬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를 뒤따라온 여섯 개의 태풍(6호 꿀랍~11호 날개)이 다 지나가도록 목숨을 부지했다. 뒤늦게 발동을 건 노루가 대한해협을 지나갈 것으로 예측되면서 우리를 바짝 긴장시켰다. 결국 일본 열도에 상륙해 큰 상처를 남기고 생명을 다했다.  
 
한반도 영향 미치는 태풍은 연평균 3개 
 
태풍 '꿀랍'의 영향으로 제주시내와 한라산으로 내리치는 번개가 때아닌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중앙포토]

태풍 '꿀랍'의 영향으로 제주시내와 한라산으로 내리치는 번개가 때아닌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중앙포토]

 
8, 9월은 원래 태풍 시즌이다. 우리나라 여름 날씨의 빅 이벤트는 6~7월 장마, 7~8월 무더위, 8~9월 태풍으로 요약된다. 국가태풍센터 자료에 따르면 최근 30년 동안 발생한 태풍은 연평균 25.6개다. 이중 한반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태풍은 연평균 3.1개(전체의 12%)였다. 8월 5.9개(한반도 영향 1.0개), 9월 4.9개(0.7개)가 각각 발생해 이 두 달이 10.8개(1.7개)로 전체의 42.1%(한반도 영향 54.8%)를 차지했다.  
 
문제는 8, 9월 태풍의 강도나 그 피해 규모다. 우리나라에 대형 피해를 입힌 역대급 태풍은 대개 늦여름과 초가을인 8월 하순~9월 사이에 많이 찾아왔다. 역대 재산 피해 1~5위를 기록한 태풍 중 4개가 모두 이 시기에 발생했다. 1위 루사(2002년 8월 30일~9월 1일, 피해액 5조1479억원)와 2위 매미(2003년 9월 12~13일, 4조2225억원)가 그렇고, 4위 볼라벤과 덴빈(2012년 8월 25~30일, 6365억원)도 그랬다. 5위 재니스(1995년 8월 19~30일, 4563억원)도 이 시기에 발생했다. 유독 이 시기에 큰 태풍이  많은 것은 북태평양 해수 온도가 가장 높은 때이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태풍 횟수가 늘고, 강도가 커지며, 경로 예측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태평양 바닷물의 온도 상승과 강한 바람, 활발한 대기 발산 현상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5호 태풍 '노루'가 일본 열도를 관통하며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가운데, 7일 강풍으로 인해 나고야(名古屋) 시의 도로에서 한 여성이 뒤집혀 있는 우산을 잡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5호 태풍 '노루'가 일본 열도를 관통하며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가운데, 7일 강풍으로 인해 나고야(名古屋) 시의 도로에서 한 여성이 뒤집혀 있는 우산을 잡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올 들어 8월 10일 현재까지 발생한 태풍은 모두 11개였다. 4월 1개, 6월 1개, 7월 8개, 8월 1개가 각각 발생했다. 이중 2개(7월)가 한반도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큰 피해가 없어 기억에 없을 정도다. 30년 통계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 15개 정도(한반도 영향 1~2개)가 더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태풍만큼 변화무쌍한 기상현상도 없어 속단하긴 이르다. 1994년의 경우 태풍 36개가 발생해 그 중 5개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도 경각심을 갖고 가장 강력하고 파괴적인 자연 재해인 태풍에 대비할 필요가 그래서 생긴다.
 
열대저기압인 태풍은 강한 비바람을 동반하고 움직이는 게 특징이다. 지역에 따라 이름이 다른데 북서태평양에서는 태풍(Typhoon), 북중미에서는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에서는 사이클론(Cyclone)으로 각각 불린다. 태풍은 무서운 자연 재해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지구 대기가 균형을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일 뿐이다. 발생·진행·소멸 과정에서 이로운 구석도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강력한 수자원 공급원이 돼 물 부족 현상을 해소해준다. 엄청난 힘으로 플랑크톤을 재배치해 바다 생태계도 활성화시킨다. 나아가 저위도에서 축적한 대기 에너지를 고위도로 옮겨 지구 남북 간의 온도 균형이 유지되도록 한다.  
 
태풍 이름 한글이 제일 많아  
 
노루. 최충일기자

노루. 최충일기자

 
이번 태풍 이름 ‘노루(NORU)’는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것이다. 순한 동물이어서 처음엔 온순했지만 수명이 길어지면서 막판에 성질을 부린 것 같다. 아시아태풍위원회는 2000년부터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에 대해 아시아 14개국이 제출한 이름을 붙이고 있다. 각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이름 총 140개를 28개씩 5개조로 나눠 1조부터 5조까지 순차적으로 쓰고 있다.  
 
태풍에 유난히 한글 이름이 많은 것은 우리나라가 제출한 10개 외에 북한도 10개의 한글 이름을 아시아태풍위원회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태풍이 큰 피해를 줄 경우 해당 태풍 이름을 퇴출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가 제출한 ‘나비’라는 이름의 태풍이 2005년 일본에 큰 피해를 주자 퇴출시키고 ‘독수리’라는 이름으로 바꾼 게 좋은 예다.
 
성태원 더스쿠프 객원기자 iexlover@naver.com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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