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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요금은 안 받는 펫택시 … 택시업계 “자가용 영업 불법”

서울의 한 ‘펫택시’ 업체 차량에 지난 10일 반려동물과 주인이 승차해 있다. 이 차량을 운영하는 업체는 지난해 8월 승용차 한 대로 영업을 시작했는데 1년 새 9대로 사업 규모를 키웠다. 택시사업 허가는 없다. 이 업체 측은 “예약제로 운행하는데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50명이다”고 설명했다. [강정현 기자]

서울의 한 ‘펫택시’ 업체 차량에 지난 10일 반려동물과 주인이 승차해 있다. 이 차량을 운영하는 업체는 지난해 8월 승용차 한 대로 영업을 시작했는데 1년 새 9대로 사업 규모를 키웠다. 택시사업 허가는 없다. 이 업체 측은 “예약제로 운행하는데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50명이다”고 설명했다. [강정현 기자]

지난 10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김해랑(30)씨는 반려견 단풍이·타래를 데리고 택시 뒷좌석에 올랐다. 목적지는 약 2.8㎞ 떨어진 도봉구 쌍문동의 반려동물 미용실이었다. 단풍이와 타래는 김씨의 품에서 벗어나 뒷좌석을 돌아다니고 짖기도 했지만 운전사 성유현(30)씨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웃으며 “반려견 배변패드를 무료로 제공하니 필요하면 말하라”고 김씨에게 말했다.
 
반려동물 전용 운송수단이 등장했다. ‘펫택시(Pet+Taxi)’다. 이름은 택시지만 자가용 자동차로 반려동물을 실어 나른다. 서울시는 최근 1~2년 새 펫택시 업체가 서울에만 10곳가량 생겨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인이 함께 타지 않아도 운전사가 반려동물을 맡아 목적지까지 옮겨주기도 한다. 김씨가 탑승한 펫택시의 기본요금은 1만1000원이다. 일반 택시와 동일하게 기본요금 2㎞를 가고 이후 142m당 100원씩 요금이 올라간다.
 
펫택시는 기본요금이 일반 택시의 3.7배나 되는데도 성업 중이다. 버스·택시 운전사는 이동가방에 넣지 않은 반려동물(장애인 보조견 제외)을 데리고 타는 승객의 경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승차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 이동가방에 넣은 경우에도 주인의 마음이 편치 않을 때가 많다.
 
김씨가 이용한 펫택시 업체는 지난해 8월 자가용 한 대로 영업을 시작했지만 이용객이 늘면서 자가용 9대를 운행 중이다. 이 업체 대표 박나라(31)씨는 “전화를 통한 사전 예약제로 운행하는데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50명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택시업계의 반발로 펫택시는 불법 논란에 휩싸였다.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가용으로 대가를 받고 운송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일반 택시는 대중교통에 준하는 수준으로 엄격한 규제를 받는데 자가용을 이용해 택시와 비슷한 영업이 이뤄지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펫택시 업계에 따르면 펫택시 이용객의 약 30%는 반려동물 단독운송 서비스를 이용한다. 나머지 70%는 반려동물과 동승한다.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사람을 함께 실어 나른다는 점에서 펫택시는 불법이라는 게 택시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펫택시 업체 측은 “반려동물 운송에 대한 요금만 받는 것이고 사람이 동승해도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불법이 아니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펫택시의 불법성 여부를 검토했다. 양완수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은 “자가용 유상운송을 금지하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둘 중 어느 법으로도 펫택시를 규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자가용 화물차’의 유상운송을 금지하는데 펫택시의 경우 화물차가 아닌 ‘자가용 자동차’다. 또 펫택시는 유상운송 대상이 사람이 아닌 동물이기 때문에 여객(사람)을 전제로 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송태호 국토교통부 대중교통과 주무관도 “펫택시에 사람이 탔다고 추가 요금을 받지 않는다면 자가용으로 사람을 유상운송한 게 아니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용료에 사람 운송 부분이 포함돼 있는 게 아닌지를 따져 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강상욱 한국교통연구원 대중교통연구센터장은 “펫택시 등장이 택시 서비스가 발전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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