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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도끼 만행, 아웅산 테러 ­… 데프콘3 딱 두번 있었다

데프콘(Defcon·전투준비태세)을 기준으로 1953년 7월 27일 휴전 이후 한반도는 최소 두 차례 전쟁 위기에 놓였다. 76년 8·18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83년 10월 아웅산 묘역 폭탄테러 사건 때였다.
 
박정희 정부 시절인 76년 8월 18일 한국군과 함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미루나무 가지를 치는 작업을 하던 미군 장교 보니파스 대위와 베렛 중위 등 2명을 북한군이 도끼로 살해했다. 당시 한·미는 데프콘 3단계를 발령해 전쟁을 불사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미국은 항공모함 3척과 전략폭격기 편대들을 한반도에 집결한 뒤 문제의 미루나무를 벴다. 전술 핵무기도 준비했다. 당시 전방 소대장이었던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은 “정말 전쟁이 일어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별다른 대응 행동 없이 지켜만 봤고, 김일성 주석이 유감성명을 발표하면서 전쟁은 피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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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년 아웅산 묘역 폭탄테러 사건 때도 데프콘이 3단계까지 올랐지만 상황은 달랐다. 전두환 당시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가 북한의 소행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한국군 내부에서 “이참에 북한에 본때를 보여 줘야 한다”는 강경론이 거세졌다. ‘벌초계획’이라는 이름의 김일성 암살작전까지 마련했다. 당시 한·미는 데프콘을 상향 조정했지만 미국이 격앙된 한국 군부를 누그러뜨리려는 의도가 있었다. 데프콘 3단계가 되면 한국군 작전권은 한미연합사령관이 행사한다. 그러면 혹시나 있을 한국군의 자발적 보복작전을 막을 수 있다.
 
신원식 전 합참차장은 “데프콘의 단계 조정은 한·미 대통령이 공동으로 결정하는 사항”이라며 “미국이 마음대로 올리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94년 6월 북핵 1차 위기 때는 데프콘 발령과 상관없이 더 심각한 전쟁 위기가 닥쳤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탈퇴하자 미국이 대북 선제타격 작전을 검토한 것이다. 미군은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5만 명의 지상군과 400대의 항공기 등 전력을 한반도에 증강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당시 제임스 레이니 주한 미국대사는 정종욱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만나 “전투와 관계없는 미국의 민간인들을 철수시키겠다”는 뜻을 전했다. 정 수석은 이 사실을 곧바로 김영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김영삼 회고록』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레이니 대사를 청와대로 불러 강력히 항의했다. 그러나 그해 10월 북한이 핵 활동을 동결하는 대신 그 대가로 대북 경수로 2기 건설과 중유 지원을 한다는 내용의 극적인 북·미 간 기본 합의문 타결로 위기상황은 종료됐다.
 
김진형 전 합참 전략기획부장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작전을 펴더라도 94년 사례처럼 먼저 한반도에 전력 증강을 하고 주한 미국인을 철수할 것”이라며 “전력 증강의 경우 최소 수개월이 걸리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99년 제1연평해전, 2002년 제2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국지 도발 때는 데프콘이 상향된 적이 없다. 다만 2010년 연평도 포격 당시 한국군의 독자적 경보체계인 진돗개가 하나로 올라갔다. 진돗개는 평시 셋이다.
 
북한이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한 뒤 3월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자 그해 4월에도 한반도 위기설이 퍼졌다. CNN은 간판 앵커인 짐 클랜시를 한국에 보내고 외신기자들은 한국을 떠났다. 올 4월에도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알려지면서 위기설이 돌았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2013년 4월과 올 4월 북한군은 조용했다”고 말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남북한과 미·중이 전략적 이익을 놓고 다투면서 혼란스럽게 보이는 게 위기설의 근원”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번 8월 위기설의 경우 21일 시작하는 한·미 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란 변수가 남아 있다. 장광일 전 국방부 정책실장은 “UFG 기간 중인 2015년 8월 20일 북한이 아군 대북 확성기 방향으로 고사총을 발사하고 지난해 8월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1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올해도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철재·박유미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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