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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옛 미쓰비시 공장터에 국내 첫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일제강점기 강제징용된 노동자를 기리는 강제징용노동자상 ‘해방의 예감’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난 12일 인천 부평공원에 세워졌다. 동상 속 ‘딸’의 모델이 된 지영례 할머니(왼쪽 첫째)와 ‘아버지’의 모델인 고(故) 이연형씨의 딸 이숙자씨(왼쪽 둘째)가 동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된 노동자를 기리는 강제징용노동자상 ‘해방의 예감’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난 12일 인천 부평공원에 세워졌다. 동상 속 ‘딸’의 모델이 된 지영례 할머니(왼쪽 첫째)와 ‘아버지’의 모델인 고(故) 이연형씨의 딸 이숙자씨(왼쪽 둘째)가 동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강제징용된 조선인 노동자들을 기리는 ‘일제강점기 징용 노동자상’이 8·15 광복절을 앞두고 서울 용산역 광장과 인천 부평공원에 세워졌다.
 
용산역은 일제가 강제징용자들을 일본이나 사할린 등으로 보내기 위해 집결시킨 ‘전초기지’ 역할을 했던 곳이다. 용산역 동상은 지난해 8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조선인 강제노동 현장인 일본 교토(京都) 단바(丹波) 망간광산 앞에 처음 세운 것과 동일한 모델이다.
 
용산역 동상은 지하 갱도에서 고된 노동을 하다 지상으로 나온 깡마른 노동자가 곡괭이를 들고, 눈이 부신 듯 햇빛을 가리고 먼 곳을 바라보는 모습을 그렸다. 동상을 제작한 부부 작가 김운성·김서경씨에 따르면 동상의 오른쪽 어깨에 앉은 새는 자유와 평화를 상징한다. 동상 뒤쪽 아래에는 “어머니 보고 싶…”이라고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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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공원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공장부지로 일제강점기 국내 최대 일본군 조병창(현 부평 미군기지 부지) 맞은편에 있다.
 
부평공원 동상은 시민 900여 명과 시민단체 등이 낸 성금 1억6000만원으로 만들어졌다. 가로 1.5m, 세로 0.6m, 높이 3m 크기다. 이 동상은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깡마른 징용노동자인 아버지가 정면을 또렷이 응시하는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오른손에는 망치를 잡고 있고, 딸은 아버지의 오른팔을 꼭 붙들며 반대편을 바라보고 있다. 동상의 모티브는 부녀지간이지만 실제 모델은 부녀지간이 아니라고 한다.
 
지난 12일 부평공원 동상 제막식에는 동상 관련 두 명의 할머니가 초대됐다. 한 명은 동상 속의 딸로 묘사된 지영례(89)씨다. 또 다른 한 명은 동상에서 아버지로 묘사된 이연형(2009년 87세로 작고)씨의 딸 이숙자(67)씨다. 지영례·이연형씨는 모두 인천 부평 조병창에서 일했다.
 
조병창 의무실에서 일했다는 지씨는 “당시 조선인들이 일을 하다 팔이 잘려 나간 채 병원으로 실려 오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힘들었다.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일만 해야 하는 조선인이 너무 많았다”고 증언했다.
 
이숙자씨는 “징용노동자상 건립을 계기로 그들의 삶이 잊혀지지 않고 가족들의 아픔도 기억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동상을 제작한 이원석(51) 작가는 “15세 앳된 딸은 노동 현장에서 벌어지던 인권유린과 그 경험으로 인한 정서적 불안과 초조·긴장 등의 감정을 표현했다”며 “아버지는 단순한 노동자를 넘어 식민지 백성의 자각과 해방에 대한 염원, 나아가 지배·피지배가 없는 새로운 세계 건설에 대한 의지와 예감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김일회(신부) 일제강점기 징용노동자상 인천건립추진위원회 상임대표는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와 잘못 인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징용노동자상을 세웠다”고 말했다. 인천 지역에서 강제 징용된 노동자 이름은 현재까지 151명만 확인됐다. 이 중 32명은 어린 소녀였고 강제노동 중 사망한 사람은 6명으로 집계됐다.
 
인천=글·사진 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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