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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can” 태권도 정신 알리려 영화 만들었죠

미국에서 고아로 자란 10대 소년이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다. 그는 우연히 만난 한국인 소녀를 사랑하게 되지만, 다시 걸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절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소녀는 소년에게 태권도 사범인 자신의 할아버지에게 태권도를 배워 보라고 권한다. “I can, I will, I did”(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것이다. 나는 해냈다) 사범의 주문 같은 가르침과 함께 소년에겐 기적이 찾아온다.
 
최근 아시아필름 페스티벌 등 미국의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 ‘아이 캔, 아이 윌, 아이 디드’의 이야기다. 영화의 제작을 맡은 이는 극 중 소녀의 할아버지로 출연한 강익조(77·사진) 사범. 1972년 미국 뉴욕으로 이주해 40여 년간 미국에 태권도 정신을 알려온 베테랑 사범이다. 태권도 8단, 합기도 9단인 그는 78년 아인슈타인 메디컬스쿨에 태권도 클럽을 만들어 의대생에게 태권도를 가르쳤다. 그를 거쳐 간 제자만 1300여 명. 강 사범은 지금도 매일 이곳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평생 태권도를 가르치며 배운 게 많습니다. 태권도는 발차기나 격파만 하는 운동이 아니니까요. 태권도를 통해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갖게 된 여러 학생을 보며 삶의 무궁한 가능성을 깨달았어요. 더 많은 사람에게 태권도 정신을 알리려 이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강 사범은 2009년부터 영화 제작비를 모았고, 직접 대본 초고까지 썼다. 총 제작비는 우리 돈으로 10억원. 미국의 명문병원인 엠디앤더슨 암센터(MDACC) 소장인 로널드 데피노 등 강 사범의 제자들이 제작비를 보탰다.
 
제작진도 그가 직접 섭외했다. LA 독립영화 제작사인 브리오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중국계 프로듀서 브라이언 양과 베트남계 네이딘 쯔엉 감독을 만났다.
 
이런 과정을 통해 153분짜리 장편영화가 만들어졌다.
 
강 사범은 83년부터 뉴욕 한인회장을 연임한 이력도 갖고 있다. 그의 대표적 업적은 뉴욕 맨해튼 한인회관 건물을 마련한 것. “한 동포 기업가가 2만8달러를 내시더군요. 8달러는 ‘팔도강산’의 한민족을 모아달라는 의미였어요. 지금으로 치면 10억이 넘는 돈이죠. 열과 성을 다하면 누군가 도와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현재 이 건물은 미주 한인 이민사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 개봉을 추진하기 위해 입국한 그는 “완성도 높은 태권도 영화를 한 편 더 제작하는 게 꿈”이라며 “살아있는 마지막 날까지 도장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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