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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바둑은 순서의 미학

<통합예선> ●김채영 3단 ○위즈잉 5단
 
4보(49~79)=백이 허술한 우하 백마를 방치하자 흑이 49로 나와 역공을 시작한 상황. 위즈잉 5단은 재깍 50으로 두 점 머리를 두들기고 52, 54로 2선을 젖힌 다음, 56으로 살기 위한 패를 걸었다. 언뜻 보기에 여기까지 진행은 별문제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박영훈 9단은 "순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전 50, 54가 먼저 둘 필요가 없는 섣부른 착수였다는 말이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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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처럼 백1, 3으로 패부터 걸어갔다면, 두 점 머리를 두들기는 백9와 2선을 젖히는 백15는 훌륭한 팻감으로 쓰일 수 있다(5, 8…패 따냄). 하지만 실전에선 이 두 수를 먼저 처리한 다음 패를 걸어갔기 때문에, 백이 아까운 팻감 두 개를 날리고 패를 시작한 꼴이 됐다. 별거 아닌 것으로 보여도 팻감 한두 개의 유무는 판의 명운을 뒤집어 놓는 실마리가 된다. 
 
참고도

참고도

흑백이 서로 패 공방을 펼치다가 결국 백은 72로 ▲ 자리를 이어 패를 해소했다(61, 67…▲, 64,70…58). 우하 백이 잡혀서는 바둑이 회생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 흑은 백을 살려주는 대신 73으로 기분 좋은 중앙 빵따냄을 얻었다. 이후 백이 74, 76으로 우하귀를 차지하고, 흑이 77. 79로 하변 백을 잡으며 전투는 일단락. 순식간에 벌어진 이 전투에선 흑이 전과를 올렸다는 평이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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