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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인 체제인데 소장은 없는 초유의 사태 벌어지나

194일째 소장 없는 대행 체제 헌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이유정 변호사를 지명하면서 헌법재판소는 곧 9인 체제가 될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지난 1월 31일 퇴임한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의 후임인 대통령 몫 재판관 후보자다. 지난 3월 양승태 대법원장이 대법원장 몫인 이정미 전 재판관 후임으로 이선애 재판관을 지명한 데 이어 비어 있던 대통령 몫 재판관 자리까지 채워지면서 헌재의 재판관 공석 사태는 189일 만에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다. 박 전 소장 퇴임 이후 시작된 헌재소장 공석 사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13일 기준 194일째로 역대 최장 기간 공백이다. 만약 이유정 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쳐 취임하는 날까지 헌재 소장이 임명되지 않는다면 사상 유례없는 9인 체제 헌재의 소장 공석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 헌재 고위직을 지낸 한 법조인은 “9명의 재판관이 모두 취임하면 사실상 헌재가 일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헌법기관인 헌재에 재판관 9명이 모두 있는데도 소장을 권한대행 체제로 두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정치권에선 아무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는 이들도 있는데 황교안 전 총리가 권한대행을 수행하는 데 문제없으니 탄핵심판의 결론을 내리지 말고 대행 체제로 임기를 마무리하자는 것과 같은 주장이다. 비정상적 체제를 하루빨리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석 사태를 해결해야 할 국회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국회는 김이수 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지난 6월 실시하고서도 청문보고서 채택을 미루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서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명백한 국회의 직무유기다. 헌재는 건물로 구성된 기관이 아니다. 재판관 9명, 즉 사람으로 구성된 기관이다. 빨리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하는 게 국회의원들의 책무다. 법상 소장은 재판관 중에 임명하도록 돼 있다. 소장에는 9명 중 누구라도 지명할 수있다. 국회는 더 미루지 말고 제 역할을 빨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매번 반복되는 공석 사태가 국회의원들이 소장을 ‘감투’쯤으로 생각하는 구태의연한 고정관념에서 비롯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헌법연구관을 지낸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대법원장과 다르게 헌재소장은 재판관 중 한 명이며 재판관들과 대등한 관계라는 성격이 강하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문을 쓸 때 ‘재판장 대법원장 ○○○’이라고 쓰지만 헌재는 소장이라도 결정문에 ‘재판장 재판관 □□□’이라고 쓰는 것도 같은 맥락의 일이다. 실제 재판관들마다 임명권자가 다 다르기 때문에 소장이라도 n분의 1일 뿐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우리 국회의원들은 아직도 ‘소장=기관장=대단한 자리’라는 구시대적 관념에 사로잡힌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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