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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화성-12형 쏘면 요격 후 고강도 압박 나설 듯

북한 괌 포위 사격 예고, 미국·북한 충돌하나
지난 9일 북한 평양시내 김일성 광장에 10만여 명의 군중이 모여 유엔의 대북제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노동신문은 12일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킨 지 사흘 만에 347만여 명이 인민군 입대를 탄원하고 나섰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최근 며칠간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군중집회를 열고 있다.

지난 9일 북한 평양시내 김일성 광장에 10만여 명의 군중이 모여 유엔의 대북제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노동신문은 12일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킨 지 사흘 만에 347만여 명이 인민군 입대를 탄원하고 나섰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최근 며칠간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군중집회를 열고 있다.

지난 5월 14일 북한이 화성-12형을 시험발사하는 장면. 북한은 화성-12형으로 괌 주변을 포위 사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14일 북한이 화성-12형을 시험발사하는 장면. 북한은 화성-12형으로 괌 주변을 포위 사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화성-12형 미사일로 미국령 괌을 향해 포위 사격한다고 지난 10일 발표하면서 미국과 북한 사이에 충돌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괌 포위 사격을 ‘정의의 전면전쟁’으로 규정했다. 북한은 그러면서 전국 군 단위의 당위원회와 민방위부 주요 간부에게 ‘비상대기태세’를 발령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북한 각 지방의 당위원회에는 당 중앙위원회의 비상대기명령서가 전달되는 한편 북한 정부의 성명이 담긴 노동신문까지 배포했다고 한다. 또한 북한 청소년들에게 비상시국에 맞춰 군 입대를 독려하면서 청소년들이 군 입대 탄원서에 서명하기 위해 줄을 잇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북한은 말 그대로 전쟁 직전의 분위기다.
 
트럼프·김정은, 말폭탄 속 자존심 싸움
미국의 영토인 괌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북한의 도발적 언사에 미국도 말폭탄을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북한이 현명하지 못한 행동을 할 경우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고 장전됐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보다 하루 전에도 휴가지인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긴급 안보 브리핑을 받은 뒤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전에 말한) ‘화염과 분노’는 빈말이 아니다”며 “북한이 가능하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과 같은 일들이 북한에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 본토 위협에 대해서도 “(북한은) 우리나라를 매우 무시하면서 끔찍한 짓을 하려 하고 있다”며 “현재 북한이 하고 있는 행동은 비극이며 결코 허용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겠다는 발표와 행동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할 뿐만 아니라 자존심까지 상한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강경한 입장에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가세했다. 매티스 장관은 지난 10일 캘리포니아의 한 행사장에서 “전쟁의 비극은 파멸적일 것이라는 사실 이상의 다른 묘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알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군사적 옵션들을 제시하는 게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외교를 사용하기를 원한다”면서도 “물론 군사적 옵션도 있다”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렇다면 북한이 먼저 도발 계획을 발표하고 미국이 강한 말대응으로 부닥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양측의 충돌은 과연 불가피할까. 그리고 북한은 왜 위험한 모험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
 
북한이 괌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의도는 두 가지로 추정된다. 첫째는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의지와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미사일을 동해 쪽으로만 발사해 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에는 북한이 일본 영토 너머로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없었다. 그렇다 보니 북한은 미사일 능력과 의지가 종이호랑이처럼 비쳤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성능이 아직 검증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사거리 5500㎞ 이상인 대륙간탄도미사 일(ICBM)을 좁은 동해 바다에 발사하기 위해서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각도로 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정확도에 문제가 발생하고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능력도 검증할 수 없었다.
 
지난달 4일 북한이 처음 발사한 ICBM급 화성-14형 미사일은 일본 홋카이도 오쿠시리섬 인근 해역에 떨어지도록 돼 있었는데 실제로는 엉뚱한 해상에 떨어졌다. 또 당시 미사일의 탄두는 대기권에 진입한 뒤 공기와의 마찰을 견디지 못하고 여러 조각으로 분해돼 버린 것으로 해외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지난달 28일 2차 발사 결과도 비슷했다. 사거리는 미국 서부 해안에 닿을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받았지만 대기권 재진입의 성공 여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ICBM급 미사일은 발사된 뒤 우주 공간으로 날아갔다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7000도 정도의 고열에 견뎌야 한다. 또한 대기권에 정확한 각도로 진입해야 원하는 목표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북한의 이번 시도에는 이런 변수들을 감안해 화성-12형의 사거리와 정확도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괌 부근으로 실제 사격을 해보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최악 국면 치닫진 않을 듯
북한이 예고한 대로 화성-12형을 실제로 발사할 경우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까. 미국으로선 북한이 괌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최악의 경우 오차가 검증되지 않은 북한 미사일이 북한의 당초 계획과 달리 괌에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괌에 배치돼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와 해군 이지스함의 SM-3 미사일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미사일이 괌보다 훨씬 앞쪽이나 뒤쪽 해상에 떨어질 경우에는 SM-3가, 괌에 가깝게 날아오면 사드가 요격한다. SM-3와 사드의 한 발당 요격 성공률은 80% 이상이다. 북한 미사일 한 발당 2∼3발의 SM-3와 사드를 발사하면 성공률이 99% 이상 높아질 수 있다. 사드나 SM-3 미사일의 성능은 충분히 검증돼 있는 만큼 북한 미사일이 거의 요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화성-12형을 발사하기 전에 미국이 선제타격에 나서는 문제는 선뜻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미국은 북한이 화성-12형을 발사하기 위해 연료를 주입하는 등 준비 과정을 미리 탐지한 뒤 토마호크 미사일이나 스텔스 전투기로 사전 파괴에 나설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분위기로선 미국이 북한의 화성-12형을 선제타격하는 것은 미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비난받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북한에 빌미만 주는 꼴이 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또한 미국의 선제타격으로 북한이 한국에 도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변수들을 종합할 때 결국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요격에 나선 뒤 북한이 재차 도발하지 않도록 고강도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악의 파국 국면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아직까진 유효한 셈이다.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장 겸 논설위원
kim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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