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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근 에어부산 대표, LCC 영업이익률 1위 ‘김해 신공항’시대 연다

관광산업 확대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저비용항공사(LCC) 중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 1위로 고공비행 하고 있는 에어부산이 지난 5월 본사 사옥을 마련했다. LCC 회사 최초로 마련한 자체 사옥에는 다양한 훈련시설도 갖추었다. 에어부산은 ‘지역 거점 확보’와 ‘경영 효율화’를 통해 취항 10년 만에 최단기간 3000만 명 승객 유치를 달성했다.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는 “부산의 지역항공사 특성을 강화해 2025년 개항하는 ‘김해 신공항’시대를 리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는 “부산의 지역항공사 특성을 강화해 2025년 개항하는 ‘김해 신공항’시대를 리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5월과 6월 에어부산엔 큰 경사가 겹쳤다.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자체 사옥을 마련해 입주했고, LCC 가운데 최단기간에 3000만명 승객을 유치한 것. 특히 창립 10년 만에 마련한 사옥은 부산 내 여러 곳으로 흩어져있던 업무공간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효율성을 높이고 현장 경영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사옥은 A320-200 목업(Mock Up, 실물크기 모형), 도어 트레이너, 비상탈출 슬라이드와 응급처치 훈련실, 화재 진압실, 비상장비실 등 국내 LCC 최초로 자체 훈련시설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부산’거점 지역항공사 역할 톡톡
 
7월17일 사옥에서 만난 한태근(60) 에어 부산 대표는 “항공사는 조종사와 승무원, 정비사 등 책상이 없는 직원들의 조직관리가 상당히 중요한데 사옥 마련으로 서로 얼굴을 맞대며 소통할 수 있게 됐다”며 “수시로 그들의 근무 공간, 휴게 공간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공항 인근 부산시 강서구 대저동에 위치한 에어부산 신사옥은 지상 9층의 본관과 지상 4층의 캐빈동 별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향후 늘어나는 수요에도 증축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여유 있게 설계되었다. 한 대표는 “2025년 김해 신공항 개항에 대비해 신사옥을 새로운 도약의 전초기지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부산은 2007년 8월, 부산시와 넥센·아이에스동서·서원유통·세운철강·부산은행 등 부산 지역 상공계가 힘을 합쳐 부산국제항공으로 출범했다. 2008년 2월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 참여를 통해 에어부산으로 사명을 바꾸고, 같은 해 10월 1호기인 B737-500을 부산-김포 노선에 투입하면서 첫 취항했다.
 
10년 새 덩치는 급격히 커졌다. 2008년 첫 취항 당시 항공기 2대, 국내 노선 2곳에 불과했지만 올해 7월 기준 항공기 20대, 노선 27개(국내 4, 국제 23)로 10배 이상 늘었다. 직원 수 또한 100여명 남짓에서 출발해 최근 1100명을 넘어섰다. 매출 역시 취항 첫해 59억원에서 지난해 4430억원으로 늘었고, 초기 투자비 탓에 취항 첫해 87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 이익은 2016년 359억원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8.1%로, 3년 연속 LCC 최고 자리를 지켰다.
 
한 대표는 “일본·중국·동남아 등 단거리 지역에 신규취항하면서 부산 지역 승객들이 인천공항을 거쳐야 하는 불편함을 해결했다. 지역항공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말했다. 올해 7월 현재 에어부산은 부산-김포·제주, 김포-제주, 대구-제주 등 국내 4개 노선과 부산-타이베이·홍콩·울란바토르·칭다오·씨엠립·다낭, 대구-후쿠오카·싼야·삿포로 등 23개의 국제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운송 승객 수도 2008년 약 10만 명에서 지난해 596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 6월 12일에는 LCC 중 최단기간에 누적 승객 수 3000만명을 넘어섰다. 경쟁사인 진에어보다 한 달 반 정도 빠른 기록이다.
 
이는 지역항공사라는 장점을 앞세워 노선 개발에서부터 지역 주민의 니즈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지난 2015년 취항을 시작한 부산-삿포로(치토세공항) 노선이 대표적으로, 부산뿐 아니라 대구에서도 신규 수요가 크게 일었다”고 말했다. 장가계·울란바토르·싼야·상해 등도 에어부산이 부산 김해공항에서 신규로 띄운 노선이다. 그 결과 에어부산은 2008년 김해공항 전체 이용객 점유율이 1.4%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5%를 기록하며 대형 항공사를 제치고 김해공항 이용객 1위 항공사에 올랐다. 한 대표는 “우리는 부산 지역의 인바운드(입국) 관광객 유치에도 상당한 공을 들인다”며 “자체 분석 결과 출범 후 10년 동안 3조원 정도의 지역 관광산업 지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에어부산을 이용해 부산에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은 누적 200만명이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 비용(150만원)을 고려하면 3조원의 지역 경제 유발효과를 발생시켰다는 설명이다. 한 대표는 “직원 1100명 중 64% 정도가 부산과 인근 지역의 인재로, 부산영남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도 큰 기여를 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김해공항 전체 이용객은 1500만명으로 2010년과 비교해 700만명이 증가했다. 2016년 김해공항을 통한 에어부산의 이용객은 510만명으로 2010년 대비 약 300만명이 증가했다. 김해공항 이용객 증가분의 절반 수준인 44% 정도를 에어부산이 담당한 것이다.
 
‘저가경쟁’버리고‘안전&서비스’선택
 
에어부산은 지난 5월 사옥을 짓고 세 군데로 나뉘어져 있던 업무 기능을 한데 모았다. 사진 왼쪽부터 사옥 내 캐빈승무원 훈련시설 (LCC 중 유일), 외부 전경.

에어부산은 지난 5월 사옥을 짓고 세 군데로 나뉘어져 있던 업무 기능을 한데 모았다. 사진 왼쪽부터 사옥 내 캐빈승무원 훈련시설 (LCC 중 유일), 외부 전경.

업계에서는 이 같은 에어부산의 고속 성장 동력으로 한태근 대표의 리더십을 꼽는다. 1992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서비스본부장과 경영지원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그는 2014년 1월 에어부산 대표이사 부사장에 오르고, 1년 만인 2015년 2월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아시아나항공에서 익힌 업무 노하우와 역량을 에어부산에 쏟아 부으며 실력을 입증했다”는 게 항공업계 평가다.
 
한 대표는 취임 후 LCC들의 저가 출혈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안전과 서비스’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또 이를 강조했다. 그는 “승객이 항공사에 바라는 최우선 서비스가 바로 안전”이라며 “2014년 5월 안전을 위한 지상학교육을 시작했는데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먼저 국토부의 승인을 받은 교육프로그램”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연 2회 안전대회의를 직접 진행하고, 다양한 안전 관련 이벤트를 열고 있다.
 
업무 매뉴얼을 정착시키는 것도 한 대표가 주력한 부분이다. 한 대표는 “누가, 어느 자리에 가더라도 단시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매뉴얼 화를 채찍질했다. 직원들도 필요성을 느껴 조기에 정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재직 당시 한 대표는 새로운 업무에 투입될 때마다 관련 매뉴얼을 거의 숙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소나 말, 돼지가 제한된 공간에서 숨 쉴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위험 화물의 종류별 포장방법과 무게 제한치 등 관련 규정을 눈감고도 술술 읊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 같은 경영 효율화는 뚜렷한 실적개선으로 나타났다. 한 대표 취임 전인 2013년 에어부산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79억원, 52억원이었으나 지난해 4430억원, 359억원으로 성장했다. 취임 전 1%에 머물던 에어부산의 영업이익률은 자체 기내면세점을 운영하는 등 수익 사업을 통해 2014년 5.8%, 2015년 8.7%, 지난해 8.1%로 크게 뛰었다. 항공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이다.
 
“저는 우리 승객들을 ‘단골손님’이라고 부릅니다. 경쟁사보다 넓은 앞뒤 좌석 간격, 무료 음료 제공, 신문 구비, 5㎏ 추가된 수하물 총량 등 타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펼치는 이유도 이런 단골손님을 모신다는 생각에서죠.”
 
LCC 신설, 성장률 제고 등 과제도 많아
 
?2008년 10월27일 부산-김포 노선 첫 취항 당시 기념촬영 모습.

?2008년 10월27일 부산-김포 노선 첫 취항 당시 기념촬영 모습.

기본적으로 그는 ‘내실 경영’을 추구한다. 몇 해 전부터 진에어가 중형기를 도입해 인천-호놀룰루, 인천-호주 케언스 노선에 신규 취항하는 등 LCC 업계가 장거리 노선 취항을 시도하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신중한 자세다. 한 대표는 “현재 LCC의 장거리 노선 운항은 성수기에만 제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LCC의 운항 요금에 대한 고객들의 절대적 기준, 가격 저항감이 강하기 때문에 장거리 노선 투입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장거리 노선의 전 단계로 동남아 공략엔 적극적으로 나설 참이다. 그는 “현재 우리가 취항하는 노선 중 가장 먼 곳이 캄보디아의 씨엠립으로 운항시간이 4시간 20분 정도”라며 “중형기 도입 전 단계로 에어버스 A31 네오를 5대 정도 들여와 2020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보다 비행거리가 1시간 정도 늘어나 방콕·코티키나발루 등에도 취항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어부산은 올해 5000억원 매출과 지난해(359억원) 대비 향상된 영업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특히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장기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에어 부산의 전체 매출 중 중국 노선 비중이 12%에 달해 타사 평균 5%에 비해 상당히 높다. 한 대표는 “올해 중국 부정기선에서만 100억원 매출을 예상했는데 큰 차질이 생겼다. 하반기에는 동남아 지역으로의 부정기선을 띄우고, 일본 노선을 확충하는 등 탈(脫) 중국 전략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우후죽순 늘고 있는 지방공항 거점의 LCC 출현도 대책이 필요하다. 강원도의 플라이양양, 경북의 에어포항 등이 항공운송사업을 준비 중이어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대표는 “LCC 시장이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것은 불과 2~3년 전부터”라며 “이제 겨우 LCC 업계에 잔 근육이 붙기 시작했는데 경쟁이 치열해지면 출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가 경쟁으로 항공사의 수익이 박해지면 서비스 질 하락, 정비 소홀 등은 불 보듯 뻔하다. 대부분 자체 훈련시설이나 정비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불편·불안 요소들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부에선 에어부산이 성장세를 높이기 위해선 인천공항발 노선을 신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한 대표는 “에어부산은 출범 목적 자체가 부산 지역에 기반을 둔 항공사이기 때문에 김해공항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김해 신공항이 2025년에 완공되면 한해 수송인력 규모가 지난해 1500만명에서 2700만~2800만 명으로 크게 늘어난다. 현재 에어부산의 김해공항 승객 점유율 35%를 조금 더 올려놓는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김해 신공항이 에어부산의 성장 터전이자 신흥시장이라는 것이다. 에어부산은 ‘김해 신공항 시대’에 맞춰 자체 격납고 등 시설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상장(IPO)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
 
1957년: 강원도 원주 출생
1992년: 아시아나항공 입사
2007년: 아시아나항공 서비스본부장
2013년: 아시아나항공 경영지원본부장
2014년: 에어부산 대표이사
저비용항공사, 출혈경쟁?
지난 7월14일 포항 소형항공사인 ‘에어포항’이 1호기를 공개했다. 이미 포항-김포 간 시험운항을 거쳤으며 연내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7월14일 포항 소형항공사인 ‘에어포항’이 1호기를 공개했다. 이미 포항-김포 간 시험운항을 거쳤으며 연내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해외여행객 급증과 저유가 등에 힘입어 고속성장을 이어왔지만 신규 사업자가 속속 출현하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운항 중인 LCC는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서울 등 6개 업체. 여기에 강원도의 플라이양양, 경북의 에어포항, 충북의 에어로케이, 경남의 남부에어, 대구의 에어대구, 울산의 프라임항공 등이 항공운송사업 면허신청 또는 소형항공운송사업등록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광주시도 여기에 가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곳이 에어포항이다. 에어포항은 지난 6월 1호기를 들여와 포항-김포 시험운항을 거쳐 안전성을 확인하고 7월14일 도입식을 진행했다. 캐나다에서 만들어진 CRJ-200 기종으로, 길이 26.7m 높이 6.2m인 50인승의 기령 12년 항공기다. 포항시 관계자는 “세계 60여개 항공사에서 모두 1000여대를 운항하고 있는 기종이라 안전하다”며 “승인이 나는 대로 포항-김포 노선은 하루 다섯 차례, 포항-제주 노선은 하루 두 차례 왕복 운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어포항은 8월에 2호기, 10월에 3호기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선택 폭 UP 기대, 서비스 질 DOWN 우려
 
강원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플라이양양도 지난 6월초 국토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재신청했다. 플라이양양은 현재 185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하고 320억원의 투자확약을 받아 재무적 위험에 대한 우려를 상당부분 해소했다고 주장한다. 국토부 승인을 받을 경우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에 맞춰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다.
 
청주공항을 기반으로 한 에어로케이도 6월말 국토부에 항공운송 면허를 신청했다. 에어로K는 자본금 요건의 3배인 450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한 데다 에어버스 A320 신형 항공기 8대를 주문하는 등 항공사업에 대한 준비를 거의 끝냈다고 밝혔다. 에어로케이 측은 특히 한화그룹과 에이티넘파트너스 등 검증된 업체들이 재무적 투자자(FI)로 나섰다고 주장했다.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한 LCC의 잇따른 출현은 일부 공항의 흑자전환이 큰 동력이다. 그동안 적자로 운영됐던 청주공항·대구공항이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하자 지방자치단체와 향토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역항공사 설립에 나서고 있는 것. 경북도와 포항시는 “포스코·포스텍 등 지역의 산업·교육 기반이 잘 갖춰져 있고, 청정 동해안과 경주·울릉도 등 관광지가 많아 항공수요의 여건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자본금 150억원과 항공기 3대 이상 구비’라는 낮은 진입 문턱도 LCC 출범 봇물에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업계와 금융시장에서는 국내 LCC 사업자가 확대될 경우 경쟁 심화로 업체별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LCC들이 신규 항공기를 대거 도입하며 몸집 불리기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신생 LCC의 출현은 분명 출혈 경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결국 서비스 질 하락으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사진 최재승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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