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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외교에서 빠진 '이건희의 자리' 채울 사람이 없다

이건희 회장이 21년째 유지해오던 IOC 위원 자리를 전격 사퇴했다 [중앙포토]

이건희 회장이 21년째 유지해오던 IOC 위원 자리를 전격 사퇴했다 [중앙포토]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1996년부터 21년째 유지해오던 국제올림픽위원회(ICO)가 위원직을 사퇴하면서 한국 스포츠외교에도 큰 구멍이 생겼다. IOC에서 한국을 대변하는 위원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선수위원으로 선출된 유승민 위원 1명뿐이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정상적인 활동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IOC에서는 먼저 사퇴를 요구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년(80세)까지는 아직 5년이 더 남았다. 결국 이건희 회장 측이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한 셈이다. IOC측은 “이 회장의 가족으로부터 ‘IOC 위원 재선임 대상으로 고려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활동이 어려워 자리를 내놓은 셈이지만 이건희 회장의 사퇴가 갖는 의미는 간단치 않다. 이 회장이 96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개인자격으로 위원에 선출되기 전까지 한국의 IOC 위원은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1명뿐이었다.  
 
IOC 위원의 정원은 총 115명. 개인 자격 70명, 선수위원 15명, 국제경기단체(IF) 대표 15명, NOC(국가올림픽위원회) 자격 15명으로 구성된다. 이중에 우리나라는 이건희 회장이 합류하기 전까지 1950년대부터 줄곧 1명의 위원만이 스포츠외교를 전담하는 구조였다.  
 
IOC 위원이 3명이던 시절도 있었다. 박용성 국제유도연맹회장이 IF 대표 자격으로 2002년 위원에 선출되면서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2004년 체육 단체 공금을 유용한 혐의로 김운용 전 부위원장이 구속기소되면서 IOC로부터 제명될 위기에 처했다. 결국 김 전 부위원장은 2005년 스스로 위원직을 사퇴했다. 이후 2007년 박용성 회장이 유도연맹 회장직을 사퇴하면서 이건희 회장만 IOC 위원으로 남았다.  
 
이렇듯 이건희 회장은 21년째 숱한 우여곡절 속에서도 IOC 위원 자리를 지켜왔다. 그가 자리를 지키는 동안 문대성(2008∼2016년), 유승민(2016년∼)이 각각 8년 임기의 선수위원에 당선되면서 가까스로 한국은 2명의 IOC 위원을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퇴로 그마저 무너졌다.  
 
체육계에선 이건희 회장의 IOC 위원직 사퇴가 한국 스포츠 외교의 위상을 추락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은 막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전세계 IOC 위원과 활발하게 교류해왔다. 한국이 삼수 끝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게 된 데도 이건희 회장의 노력이 컸다는 평가도 나온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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