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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배인구의 이상가족(14) 이혼 후 한 달 만에 재혼한 남편을 어찌할꼬

[중앙포토]

[중앙포토]

 
저는 1년 전에 이혼했습니다. 남편과 사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평범한 가족이었습니다. 남편은 직장생활을 하고 저는 집에서 살림하면서 아는 사람 가게에서 잠깐씩 일을 도와주면서 자식 키우고 살았습니다. 자식들이 특별히 속을 썩이지도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재수하지 않고 이른바 인서울이라는 서울 소재 대학에 들어갔고, 자기 앞가림을 하겠거니 생각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남편이 이혼하자고 했습니다. 물론 그 전부터 남편은 사는 것이 재미가 없다고 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면 어떨까 물어보기도 했지만, 저는 동료들이 명예퇴직하니 불안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혼이라뇨. 남편은 직장을 그만두고 산이나 다니면서 쉬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아빠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면서 병원에 모시고 가겠다고 했지만, 남편은 "그저 쉬고 싶다, 집에서 나가고 싶다, 이혼하자"고만 했습니다. 1년 동안 우울증에 좋다는 것은 다 해보려고 시도하다 결국 저희는 이혼에 합의했습니다. 법원에 협의이혼을 하겠다며 갔을 때 남편은 미안하다고만 하면서 집이며, 보험이며 다 주겠다고 했습니다. 재산분할로 70% 정도 받은 것 같습니다.  
 
저는 비록 남편이 원해서 이혼에 동의했지만 제 마음은 이혼하지 못했습니다. 남편이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고 한편으로는 1년 안에 다시 살자고 할 거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회사에 취직하게 되면서 서류를 준비하다가 남편이 재혼한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저와 이혼하고 바로 다음 달에 재혼했더군요. 상대는 남편과 같이 등산동호회에 다니던 여성으로 저도 이름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습니다. 
 
그 사실을 아는 순간 너무 화가 나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혼하면서 재산분할로 70% 정도 받을 때 사실 저는 미안하고 고맙고, 그러면서 어차피 다시 합칠 것이니 제가 잘 보관하고 있자고 생각했었죠. 그러나 이제는 그게 다 저를 속이고 이혼하려고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참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남편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를 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됩니다.    
 
[제작 조민아]

[제작 조민아]

 
배인구 변호사가 답합니다
우선 사례자께서 남편에게 속아서 이혼한 것이라면 그 이혼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례자는 이혼을 취소하고 남편과 다시 혼인 생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남편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를 하고 싶으신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 민법은 재판상 이혼에 대해선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하고 있지만 협의이혼에 관해선 이와 같은 규정이 없습니다. 그래서 흔히 재판상 이혼을 하면 몰라도 협의이혼을 한 이상 위자료청구를 별개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일찍이 사례자와 같은 경우에 협의 이혼을 했다고 하더라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1977. 1. 25. 선고 76다2223 판결 참조). 그리고 이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됩니다. 
 
물론 협의이혼을 하면서도 당사자 사이에 위자료 지급을 약정할 수도 있습니다. 본인이 상처받은 고통을 어떻게 금전으로 정확하게 환산할 수 있겠습니까. 위자료 청구를 한다고 해서 그 상처가 다 치유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청구를 할 수는 있는 것으로 생각되니 사례자분의 억울함과 분함을 하소연 할 수 있는 기간이 남아 있는지 잘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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