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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현의 별이야기] 골디락스 조건을 선점하자

이명현 과학저술가·천문학자

이명현 과학저술가·천문학자

요즘 유행하는 ‘빅 히스토리’에서는 역사를 몇 개의 임계국면으로 나누고 이를 중심으로 역사를 기술한다. 임계국면이란 그 전과 후가 질적으로 달라지는 변곡점을 말한다. 인류의 역사는 우주의 탄생이나 생명의 탄생, 그리고 인류의 출현 같은 근원적인 임계국면을 거쳐 왔고 농경의 탄생이나 산업혁명 같은 임계국면을 거치면서 현재의 인류 역사가 이루어졌다. 어떤 ‘요소’들이 ‘골디락스 조건’을 만나면 임계점을 넘어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농경의 탄생을 예로 들어 보자. 인구의 증가와 집단학습을 통한 주변 환경에 대한 지식의 증가를 당시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 요소들이 빙하기 이후 따뜻해진 기후의 영향으로 여러 곳에서 동물과 식물이 번성할 수 있고 자원을 향한 경쟁을 해야 하는 ‘골디락스 조건’을 만나면서 인류는 임계국면에 접어들었다. 골디락스 조건은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임계점을 지난 결과 인류는 가축을 기르고 경작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마을이 형성되고 도시가 생겨났다. 더 많은 집단학습이 필요해졌고 복잡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유전자 가위를 인간배아에 사용한 실험이 성공을 거두었다. 생명윤리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더 나아가 디스토피아의 도래를 선언하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이 사건이 가져올 과학적·경제적 이득에 대해 잔뜩 기대한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문재인 정부의 탈핵 선언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패러다임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사안들이다. 우리는 어쩌면 지금 역사에 남을 크고 작은 변곡점이 될 임계국면을 지나는지 모른다. 이 임계국면을 지나면 질적으로 다른 세상을 맞이할 것이다. 선택의 기로에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골디락스 조건을 결정할 권한이 우리들 자신에게도 있다는 점이다. 위기의 임계국면을 기회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선택 문제일 수도 있다는 인식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 벌어지는 상황을 옳고 그르고의 문제로 바라보기보다는 그것이 어떤 골디락스 조건을 만날 때 우리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골디락스 조건을 우리가 선점하자. 
 
이명현 과학저술가·천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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