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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억 든 청주 신재생에너지 관련 시설, 왜 석 달 만에 멈췄을까

232억원을 들인 청주하수처리장의 하수 슬러지 감량화 시설이 지난달 11일 멈춰서면서 시설 내부에 검은색 슬러지가 쌓여 있다(사진 아래). [최종권 기자]

232억원을 들인 청주하수처리장의 하수 슬러지 감량화 시설이 지난달 11일 멈춰서면서 시설 내부에 검은색 슬러지가 쌓여 있다(사진 아래). [최종권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탈원전 드라이브’를 걸면서 대안으로 신재생·친환경에너지가 많이 거론되지만 현실은 이상만큼 녹록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나왔다.
 
11일 충북 청주시에 따르면 청주시와 환경부가 232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신재생에너지 생산이 가능한 생활하수 찌꺼기 처리시설이 가동 3개월 만에 멈췄다.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가락리 청주하수처리장에 설치된 하수 슬러지(sludge·하수 처리 또는 정수 과정에서 생긴 침전물) 감량화 시설은 지난달 11일 가동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13일 준공 이후 석 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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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공정을 담당하는 3460㎥ 크기의 소화조 2곳에 있는 혐기성균이 모두 죽었기 때문인데, 애초 기대했던 바이오가스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시설은 친환경 공법으로 하수 슬러지를 최대 66.4%까지 감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유기물 등 찌꺼기 양을 대폭 줄여 소각 및 위탁처리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연간 70억원에 달하는 청주시 하수 슬러지 처리 비용을 40억원 이상 절감할 수 있는 묘책이었다.
 232억원을 들인 청주하수처리장의 하수 슬러지 감량화 시설(사진 위)이 지난달 11일 멈춰서면서 시설 내부에 검은색 슬러지가 쌓여 있다. [최종권 기자]

 232억원을 들인 청주하수처리장의 하수 슬러지 감량화 시설(사진 위)이 지난달 11일 멈춰서면서 시설 내부에 검은색 슬러지가 쌓여 있다. [최종권 기자]

 
이 사업은 2013년부터 하수 슬러지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됨에 따라 대안으로 마련됐다. 청주시는 2012년 환경부의 ‘신재생에너지화 및 하수 슬러지 감량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이 시설을 만들었다. 국비와 지방비 등 232억81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보일러 열로 하수 슬러지를 열가수분해하는 가용화설비, 혐기성균이 슬러지를 분해하는 소화조, 가스저장조, 악취 방지 시설 등을 갖췄다. 고온의 혐기성균이 하수 슬러지를 소화하면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로 보일러를 가동하며 시설 전체가 순환되는 공법이다.
 
기존에는 수분을 제거한 하수 슬러지를 자체 소각하거나 위탁업체에 맡기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청주시에서 발생하는 일 평균 하수 슬러지 양은 260t 정도다. 하수 슬러지 감량화 시설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매일 180t 정도의 처리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시에 따르면 준공 후 최초 한 달 동안은 혐기성균이 정상적으로 활동했지만 5월 들어 바이오가스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이후 혐기성균이 모두 사멸했고 메탄가스로 보일러 가동이 어렵자 청주시는 7월 11일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시는 혐기성균이 죽은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권영복 청주시 하수처리과 팀장은 “소화조에 균열이 가거나 운영상 문제점은 없었는데 돌연 혐기성균이 죽어 메탄가스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에 시설을 설계한 A업체는 청주시가 직영에 들어간 후 혐기성균의 생육에 필요한 조건을 맞추지 못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회사 직원 15명이 7개월간 시운전할 때 문제가 없었다”며 “전문가가 아닌 시청 직원 6명이 교대로 설비를 가동하다 보니 혐기성균이 맞는 온도, 슬러지 양, PH 농도 등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설비가 고장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영(건설환경공학부) 서울대 교수는 “외국에서 검증된 신재생에너지 기술이라고 해도 지역 환경과 지리적 여건, 발전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철저한 사전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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