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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살인' '여혐살인' 의견 분분했던 4년 전 살인사건의 실체

4년 전 한 30대 남성이 인터넷에서 다툼을 벌인 여성의 자택을 찾아가 살해한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3년 7월 10일 오후 9시 10분쯤 백모(당시 30세)씨는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에 사는 30대 여성 김모(당시 30세)씨 아파트 앞에서 집을 나서는 김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백씨는 인터넷 공간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피해자와 극심하게 대립해 오다가 온라인을 벗어난 현실 세계에서 피해자를 찾아내어 잔혹하게 살해했다.
 
백씨는 채팅 사이트를 통해 김씨의 얼굴과 주거지를 알아낸 뒤 흉기 2개를 구매해 범행 5일 전 광주에서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왔다.  
 
백씨는 5일간 부산 연제구의 한 모텔에 머물면서 김씨의 집 근처를 3∼4차례 답사하면서 잠복하고 채팅 사이트를 통해 동선을 파악한 뒤 범행 당일 집을 나서는 김씨를 살해했다.
 
당시 언론을 통해 이 살인사건의 원인이 '정치, 사회 갤러리'(이하 '정사갤')에서 일어난 정치적 이념 갈등에 있다고 알려졌다. 백씨는 진보성향을 가졌는데 피해자 김씨는 진보에서 보수성향으로 바뀌면서 두 사람의 갈등이 촉발됐다는 것이다.
 
김씨는 남성 위주의 유저가 대부분이던 정사갤에서 활발히 활동한 여성 사용자로 커뮤니티 사용자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백씨는 경찰 조사에서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김씨가 날 조롱하고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려고 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후에 인터넷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정사갤' 회원을 중심으로 해당 사건이 정치적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2011년 무렵 김씨가 정사갤에 등장한 뒤 사용자들 사이에서 그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백씨는 김씨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고 한다. 백씨는 김씨가 올린 글에 성적으로 비하하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백씨가 과거 "지역감정 일으키는 절라디언은 나가 주세요", "나 홍어 찍음 인증샷", "귀여우신 전땅크 장군님" 등의 글을 작성한 이력도 드러났다. 특정지역을 비하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에 호의적인 인물이 진보성향의 이념을 가졌다고 보기에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두 사람은 이후 서로를 비방하는 내용의 댓글을 주고받으며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념 대결이 아닌 감정 싸움이 사건의 원인인 셈이다. 이때문에 '여혐' 살인이라는 여론이 조성되기도 했다.
하승태 동아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당시 한 인터뷰에서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정치토론은 단순하게 견해를 주고받기보다는 익명성 때문에 감정적 표현과 함께 견해가 표출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도 정치적 견해의 대립에 의한 살인이라기보다 감정문제가 더 큰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후 수사가 진행되면서 백씨의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는 사실이 새로이 드러났다. 
 
2014년 1월 6일 부산지법은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백씨에 대한 정신감정을 의뢰한 결과 백씨가 편집성 망상형 정신분열증 환자이며 사건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것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2014년 5월 28일 부산고법은 인터넷에서 논쟁을 벌인 여성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기소된 백씨에게 징역 15년과 치료감호를 선고했다. 
 
정우영 인턴기자 chung.w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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